엊그제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통화하다가 무슨 이야기가 흘러가다 보니

문득 우리도 그리스처럼 다도해의 섬을 팔아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하였다.

이야기의 방향은 처음엔 이번 6.2 지방선거 이후로 대두될 무상급식을 비롯한 과도한 복지 문제였다.

지인은 남미형 국가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했는데, 나는 마침 그리스가 생각난다고 말했다.

최근 그리스 정부가 에게海의 섬을 하나씩 팔기로 한 모양이다.

과도한 복지혜택에 따른 정부재정의 악화 때문에 이를 메울 재원확보 차원이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복지의 축소에 대하여 강하게 반발한다고 한다.

애시당초 안 받아쓰던 것이었으면 몰라도, 지금껏 공짜로 받아쓰며 누리던 것을 끊기가 쉬운 일이겠는가.

그러니 재정부실을 메우기 위하여 결국 에게海의 섬들을 하나씩 헐값에 팔기로 한 모양이다.

그들의 역사와 전통과 자부심이 깃든 아름다운 섬들을 말이다.

그런데, 겉으로 보기엔 개인의 토지 등기와 같은 사적인 차원의 토지소유권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건 그리스 생각일 뿐이요, 한 치 앞을 볼 줄 모르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만일 섬 하나를 구입한 나라가 그 섬에 대하여 영토고권(領土高勸)을 주장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래서 그 작은 섬을 중심으로 12해리 영해나 경제수역도 주장하는 쪽으로 나오면 어떻게 될까?

토지거래를 영토양도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토지소유와 영토지배는 엄연히 다르다고 주장해본들

그건 섬을 구입한 나라에게 씨알이 먹혔을 때나 통하는 말이다.

공짜도 아니고 엄연히 돈 주고 산 땅이라며 영토고권을 주장하고 군대까지 주둔시킨다면,

섬 면적의 수천 배에 달하는 바다와 수로까지 홀랑 빼앗기는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거다.

더불어 그리스의 지리적 메리트까지 홀랑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단맛 한번 보면 쓴맛은 다시 보기 싫어지는 법이다.

그리스 국민들이라고 해서 과도한 복지에 따른 재정악화 문제를 모를 턱이 없다고 본다.

하지만, 공짜라는 마약중독에서 벗어나기가 그만큼 힘듦을 보여준다.

이번 지방선거 이후 좌파들이 던져주는 무상급식 같은 과도한 복지지향이라는 눈깔사탕은 이래서 무섭다는 거다.

그들이 제시하는 『현재의 무상』은 멀지 않아 『미래의 외상』임이 밝혀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그리스의 에게海(Aegean Sea)란 말이 “다도해”란 뜻이라고 하니 왠지 씁쓸하다.

게다가 오늘 안 그래도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되어 좌익들의 기세가 오른 모양인데, 그리스 같은 운명이 더욱 당겨질 것 같은 느낌은 나만의 착각이길 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