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직원들 열받았다
'학처럼 산다며 까마귀처럼 사는 사람도 있고, 까마귀 같은데 학처럼 살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나라당 사내 게시판에 올라 있는 글 중 하나다.
요즘 한나라당의 혈관 역할을 하는 중앙당 사무처 직원들의 불만이 폭발 일보 직전이다. 검찰의 한나라당 불법 대선자금 수수 조사과정에서 '차떼기' 등 경악할 수법으로 수백억원의 거래가 오고 간 것으로 전해지자 허탈과 분노에 빠진 것이다. 최병렬 대표가 단식을 할 때만 해도 당사 10층 대강당에서 동조 밤샘 단식을 하며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
10일 낮 당사 지하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직원들은 "그 돈 다 어디다 썼나, 우리는 대선 때 '돈 냄새'도 못 맡아봤다"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정말 그럴 줄 몰랐다"며 이회창 전총재와 부국팀 핵심 인사들을 거명하기도 했다.
이같은 당내 분위기는 직원들간에 공유하는 사내전산망(인트라넷)에 고스란히 반영돼 나타나고 있다. 9일과 10일 인트라넷 익명 게시판에는 '사과박스도 아니고 이제는 트럭?' '무식이 때로는 가장 큰 무기' 등 여느 일반 인터넷 게시판과 다르지 않게 비판과 냉소적인 글들이 수십여건 올라왔다.
"사무처 보너스는 말고라도 실국 운영비라도 좀 돌렸느냐는 말이다. 겨우 쥐꼬리(?)만한 월급 정도에 종 부리듯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혹은 날밤 새가며 일은 다 시켜먹고 진짜 의욕 안 생긴다. 사무처 엄청 생각해주는 척하면서 홀대는 자기들이 더해. 진짜 믿을 X 하나도 없다. 밀린 퇴직금이나 어서 줘…"라는 글은 최고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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