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 5단체의 危機경고
경제 5단체가 현 상황을‘IMF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어려운 경기침체 국면’이라고 규정했다. 이미 많은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는 바를 경제계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새 정부의 서슬에 눌려 숨죽이고 있던 경제계가 오랜만에 한 목소리로 토해낸 우려인 만큼 그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지금 우리 경제는 온갖 악재(惡材)로 겹겹이 둘러싸여 있다.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적했던 이라크 전쟁과 북핵(北核), 국가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SK 글로벌 사태, 카드채(債)의 5중고 (重苦)에 더해‘사스(SARS)’파동과 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고율 상계(相計)관세 부과 등 새로운 변수가 줄을 잇고 있다.
그 어느 하나 만만하게 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정부는 물론 기업과 노동계, 국민 모두가 비상한 각오로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고는 위기국면을 헤쳐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측면에서 국정(國政)의 최우선 순위를 ‘경제 살리기’에 둬야 한다는 경제계의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특히 정부는 한국경제의 미래를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는 국내외 투자자들과 기업들의 시각을 돌려놓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해외에 나가서 국가설명회(IR)를 갖는 것 못지않게 국정의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경제계가 반대해온 외국인 고용허가제 도입에 대해 유연한 자세를 취한 것은 고무적인 신호다.
또 노동계는 우리 경제가 회복국면으로 반전되는 조짐을 보일 때까지만이라도 분규를 자제해달라는 경제계의 호소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경제가 피폐해지면 결국 노동자들이 가장 큰 희생을 치르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기업들도 투명경영과 윤리경영 실현에 솔선수범하겠다는 다짐이‘빈말’이 아님을 실천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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