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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자들이여! 윤봉길 의사의 정신을 배워라
민족과 역사를 바로보는 깨달음으로 선각자로서의 길을 가라
2005-09-25 17:03:15

추석이 지난 한 주 이지만, 들판의 벼 읽는 노란 소리가 전국에 메아리 친다. 모처럼 가족과 함께 나온 로타리언(Rotarian)들의 테마여행이 충절과 절개의 고장 충청도의 현충사(顯忠祠), 충의사(忠義祠)를 방문하는 기회가 있어서 순국선열들의 깨달음과 아픔을 되 새기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나의 자식들을 포함하여 우리 젊은이들이 의(義)로운 삶을 살다간 사람들의 바람과 아픔을 되새겨보는 기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요즈음처럼 일반 시민들의 공동체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윤리가 땅에 떨어지고 나라를 이끌어가는 이 땅의 지도층에 대한 권위와 지도력이 추락하여 백성들의 마음을 달래지 못한 때도 한국의 현대사에서 흔치 않을 것이다.

가족테마여행을 가기 전날에 한 공중파 방송에서 진행한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를 둘러싼 토론 프로’를 보고 철거론자들의 몰지각한 역사해석과 편견이 찌들은 한국근대사 조명을 보고 대한민국 사회의 일부 담론이 바로 가고 있질 못하다는 걱정을 하고 있었다.

답답한 가슴을 간직하고 돌아 본 아산 현충사에서 만난 우리 민족의 영웅 이순신 장군과 충절의 고장 예산에 위치한 윤봉길 의사의 기념관에서 다시 보고 들은 윤의사의 피 끓는 나라사랑의 마음이 필자의 막힌 가슴을 다소 위로해 주고 뚫어 주는 것 같았다.

공복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백성들에게 게 운치 않은 짐만 주고 있는 정치권도 문제이지만, 이러한 사회의 부정적 죄악을 일소하고 감리감독으로 새로운 정치문화를 창조하는 작업의 근간이 되야 하는 일반 백성들의 공동체에 대한 봉사와 헌신의 마음도 아직은 표면에서 잘 보여지질 않고 있다.

일제치하에서 개인의 영달과 가족과의 소중한 삶까지도 포기한 윤봉길 의사 같은 삶을 살아달라는 무리한 주문이 아닐 지라도 최소한 공동체 윤리의 기본을 실천하는 마음을 다시 가다듬는 계기가 되라는 뜻에서 필자의 감회를 적어본다.

전통적으로 효(孝)와 충(忠)은 분리될 수 없는 바늘과 실 같은 관계이듯이 우리가 속한 공동체의 건강성과 우리 자신들의 행복지수는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는 단순한 깨달음과 이 건강성을 지키려는 백성들의 노력이 요구되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1908년 6월에 충남 예산군 덕산면 사량리에서 출생한 윤의사는 전형적인 한민족의 농촌에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순수와 자연을 먹고 사는 한 소년에 불과했다. 그러나 일제치하의 잔악한 폭압과 탄압의 그림자를 느끼게 된 한 시골의 순수한 소년의 가슴속에는 글을 읽히고 민족의 혼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통하여 윤 봉길 의사 개인의 삶을 초월한 민족과 나라의 공익(公益)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아가는 보기 드문 청년으로 성장한다.

매헌 윤봉길 선생이 1931년에 상해에서 김구 선생과 같이 독립운동을 하던 시절이 있기까지 매헌의 삶은 평범한 한 농촌의 청년을 넘어선 농촌계몽을 몸소 실천하고 독립운동을 위한 이론 탐독 및 행동을 위한 신념체계 정립으로 점철되었다.

20세의 나이에 ‘농민독본’이란 농민계몽 서적을 자작하여 이를 학습시키고, 21세의 약관의 나이엔 근대적인 농촌의 삶을 교육하고 민족의 문제에 눈을 뜰 수 있는 교육을 위해 부흥원을 설립하고, 증산운동에 매진하였으며, 월례강연회를 통한 농민의식 계몽운동을 전개하였다.

22세가 되던 1929년에는 본격적인 사회운동을 위한 월진회 및 수암체육회를 조직하고 활동하다 일제의 탄압으로 인해 중국으로 망명하여 본격적인 독립운동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우리민족의 자랑스런 살아있는 충(忠)의 정신인 윤의사의 나라사랑, 민족사랑의 정신이 꽃을 피우게 된, 1932년도의 상해에 위치한 홍구공원 천장절 기념식장에서의 일제의 심장을 겨냥한 폭탄 투척은, 단순히 혈기와 의(義)를 사랑하는 차원의 한 젊은 영혼의 외침을 넘어선, 철학과 윤리학이라는 측면에서 조명해 보아도 ‘왜 우리 민족이 부당하게 일제의 탄압을 물리치지 못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이해와 깨달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스스로 책과 깨우침의 과정을 통한 정확한 국제정세에 대한 이해와 민족에 대한 깊은 애정과 실천적인 측면의 실용주의적인 자세가 빚어낸 역사적 사건이었던 것이다.

필자는 지금 세계화(Globalization) 시대의 한 복판에서 자원하나 없이 무역과 인력자원개발을 통하여 부를 일구어 가고 있는 대한민국호의 역사적 희망과 현실적 제한을 똑바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반미(反美)와 친북(親北)으로 나타나고 있는 일부의 움직임을 보면서 아직은 더 많이 학습하고 깨달아야 하는 국제정세인식의 빈곤을 보곤 한다.

‘바른 지식과 바른 판단, 그리고 바른 행동(三正行)’의 과정에서 바른 지식이 전제되지 않는 역사해석은 참으로 큰 국가적 재앙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란 큰 걱정도 하고 있다.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논란은 바로 정확한 역사해석을 하지 못하고 정치적 의도가 내재된 편견의 역사해석에 기댄 잘못된 행동이라는 점을 이야기 해 주고 싶은 것이다.

윤봉길 의사가 바른 역사해석으로 애국심을 통한 바른 행동을 한 살아있는 애국자라면 동상철거세력들의 역사해석과 행동은 국익에 반(反)하는 잘못된 흐름이란 지적을 해 주고 싶은 것이다.

1962년 3월 1일에 대한민국 건국 공로훈장이 추서되어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 녹아있는 그의 애국정신(愛國精神)이 지금 그 어느 때 보 다도 애절하고 절실한 기운으로 우리 강토 위에 뒹굴고 있는 연유는 무엇인가?

김구 선생과의 마지막 대면에서 그 당시 나라 잃은 설움으로 방황하던 우리민족의 젊은이들에게 남긴 매헌의 시를 읽다 보면 지금 어지러운 나라를 생각하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이 숙연해 질 것이다.

제목: 청년 제군에서(1932년도)

피끓는 청년 제군들은 아는가
무궁화 삼천리 우리 강산에
왜 놈이 왜 와서 왜글대나

피끓는 청년 제군들은 모르는가
되놈 되와서 되가는데
왜놈은 왜 와서 아니 가나

피끓는 청년 제군들은 잠자는가
동천에 서색은 점점 밝아오는데
조용한 아침이나 광풍이 일어나듯
피끓는 청년 제군들아 준비하세
군복 입고 총 메고 칼 들며
군악 나팔에 발 맞추어 행진하세.

대한민국 역사 속에서 수 천명의 시인들이 유명을 달리했지만 진솔한 나라사랑의 마음을 담은 이 시의 내용 그대로 불의(不義)와 부정의(不正義)의 폭압에 맞서서 의(義)를 위한 삶을 살다간 의로운 삶에서 이 시가 얼마나 훌륭하고 값어치 있는 문학작품인지를 느끼게 된다.

아무리 아름다운 미사여구(美辭麗句)와 수식으로 감칠 맛이 있는 문학작품을 써 내려가도 심미적인 자신의 정신적인 만족과 말만으로 끝나는 지식인들의 허구성(虛構性)을 생각하면, 이 시가 갖고 있는 진실성(眞實性)과 역사의 무게를 소중하게 역사 속에 기려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필자는 학자이기도 하지만, 문학인으로서 윤봉길 의사의 영원히 사는 삶을 기리며 오 늘 날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건전하기 못한 방향에서 극단에 치우치고 있는 개인 이기주의와 편가르기 정파주의를 보면서 나름의 애국관(愛國觀)으로 시 한 수를 지어 현세의 교감으로 삼고 싶다는 마음을 전하면서 글을 마친다.

제목: ‘나’ 보다는 ‘우리’를 위해

세상의 흐름이 밝질 못하다고 이야기하는 백성들이 많다
세상의 흐름이 이래서는 안 된다고 외치는 무리들이 있다
안 된다고 외치는 무리들 속엔 역사를 바른 역사로 보지 않고
역사를 자신의 편의와 도그마로 해석하는 어리석은 무리들이 있다
역사는 항상 ‘나’보다는 ‘우리’를 위해 헌신한 존재들을 사랑한다
역사를 악용하여 사리(私利)를 취한 존재들은 역사의 공간에 설 자리가 없다
그들은 그 저 그렇게 자신을 위해 역사를 속이고 자신을 속인
부끄러운 삶의 궤적을
어리석게도 삶을 마감한 이 후에나 늦게 깨닫는다
역사의 공간에 설 용기도 없고, 설 자격도 없는 초라하기 그지없는
쥐꼬리 만한 권력을 남용하여 소인배처럼 자신만을 위해 살다간 이 후
자신만의, 자기가족만의 안위를 위해 살다 간 일장춘몽(一場春夢)을 본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철학 있는 위정자(爲政者), 위대한 백성이 되라
나를 버리고 공명정대(公明正大)하게 민족과 나라를 논하라
우리를 먼저 챙기는 민주시민이 되어야 한다
위정자들이 잘못한다고 꾸짖지 않는 백성은 위대한 백성이 아니다
나라가 어려울 때 일수록 나만을 생각하는 소시민이 되지 말라
역사의 무게가 민초(民草)들의 어깨를 누르지 않아도
역사의 힘의 위정자들의 잘잘 못을 현세에서 단죄하지 않아도
이 민족을 위해, 이 민족의 역사를 위해, 그리고 후손들을 위해
가슴속에 손을 언고 ‘나’ 보단 ‘우리’를 실천하는 현세인(現世人)이 될지어다
바로 그러할 때에 역사의 숨결은 당신의 가슴속에 스며들어
그대들의 깨달음을 축복하고, 그대들의 의(義)로운 삶을 칭송하리라

박태우 詩人(대만국립정치대학 객좌교수, 국제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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