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찍기만 할겐가.
찍힘을 받아도 시원치 않을 나이에
도돌이표처럼 4년마다 돌아오는 한 표 마당.
병역의무, 세금의무, 가장의 의무로
어깨가 눌린 이 땅의 아버지들은
맷돌짝에 눌린 오이지 꼴이다.
무엇하나 되는 일도, 되는 것도 없는
정치꾼들의 현란한 거짓말 한판에
한 표 도와 주러가는 들러리가 되어
꾸역꾸역 매운 연기만 토해대고
불꽃마저 젖어 있는
타다만 장작처럼 매운 불평만 늘어진다.
소망아 어디에 있느냐
꿈아 어디로 갔느냐
넋도 영혼도 좌파사상에 팔아먹고
괴수의 앞잡이로 변호사로 자처하고 나선 마당인데
천륜이란 아버지, 어머니, 자식이요
인륜이란 돌아봄일찐데
천륜도 인륜도 애국도 이 땅에는 시들어버렸는가
나랏님의 좌파적 신자유주의사상 삼년 만에
너도 나도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이것저것 미사여구로 가득 포장되어 있는
국민의 권리행사
꾼들의 거짓말에 합법의 명분 달아주러
투표장에 들어가는 길이 서글프구나.
5월의 붉은 장미는 투표소 담장에 가득 둘렸는데
소망도 꿈도
국가의 장래도
장미의 진한 향기에 묻혀
아비들의 신음소리는 잦아들고 있는 오후.
20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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