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가 절충안을 내밀겠는가? 약은 척하는 띨띨한 친닭들보다 뭔가 더 알기 때문이다.

올바른 친닭의 길은 반이(反李)가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그만큼 계산에 밝기 때문이다.

친닭은 닭그네가 차기 대통령 될 거라는 기대 때문에 모인 鷄파이다. 반 한나라당도 아니었다.

다만, 경선패배에 대한 닭그네의 미련과 친닭들의 계파이익에 집착 때문에 반 한나라당 식으로 놀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행태는 도가 심해질수록 민주당에 이용되어 한나라당 소속으로서의 프리미엄을 스스로 포기하는 꼴이 된다.

즉, 괜히 한나라당 표만 분산시켜서, 민주당에 좋은 일만 해주는 꼴이 된다.

그야말로 방법의 심화가 노선의 변경을 초래하는 꼴이니, 이는 마치 마르크스의 “하부구조의 변화에 따른 상부구조의 교체”와 유사한 흐름을 갖고 있다.

아닌 말로 전자개표 조작이 없는 이상 민주당이 집권하는 길은 딱 하나다.

한나라당의 내분을 촉발시켜서 한나라당 표를 분산시키고, 호남에서 지역구도 몰표를 기본적으로 확보해 둔 다음, 비호남에선 지역구도가 아닌 척(이념 구도, 가진 자와 서민 구도, 민족화합구도) 선동하여 순진한 비호남 표 부스러기를 추가하는 것이다.

그런데, 친닭 중에 이를 간파한 자가 김무성일 따름이다.

막말로 세종시 원안 수용한다고 나라가 망하는 것도 아니다. 건설은 별도 문제이니까 말이다.

다만, 원안으로 채택되면, 차기 2012 대선에 가서 충청도가 멍하니 닭그네 아니면 민주당 찍을까 고민 좀 하게 되는 정도를 빼고는 닭그네에겐 호남표도 기대만큼 나오지도 않을 뿐 아니라, 그저 획득할 수 있었던 비호남의 고정표만 다른 한나라당 후보에게 날리고는 잘해야 겨우 2위 정도로 득표할 뿐이라는 게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친닭들은 세종시 원안고수 같은 친닭 짓을 괜히 한 꼴이 된다.

닭그네가 대통령 못될 바에야 뭣 하러 거기 모였겠는가.

그래서 김무성은 진짜 친닭이기에 닭그네가 차기대권을 성취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 것이다.

친닭의 입장을 수정안으로 급선회하기엔 체면 상하니, 일부러 ‘절충안’이란 이름으로 져주는 척하며 입장을 바꾸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닭그네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식으로 괘심하다며 뿌리쳤다. 그리고 소박 맞혔다.

이에 김무성은 절충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수정안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며, ‘탈박’을 선언하였다.

그러면서도 “내가 나가더라도 친닭들 데리고 나가지 않겠다”며, 마치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식의 여운을 남겼다.

그 여운은 비수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으려면, 코끼리를 염두에 둬야 하는 것 아닌가.

닭그네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무서웠던가 보다.

“친닭들 데리고 나가지 않겠다”는 김무성의 소신에 따른 집단탈박 사태가 우려되는 모양이다.

그래서 닭 우리를 단단히 단속하는 모양인데, 이는 오히려 탈박월이(脫朴越李) 분위기를 부채질할 우려가 크다.

모이 못 주기 전에 미리 닭 우리에서 벗어나는 김무성의 예지를 친닭들이 깨닫기엔 아직은 뭔가 한참 모자라는가 보다.

밑바닥 구멍 내기 놀이 하는 것 봤으면, 배에서 미리 내리는 게 상책 아닌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