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태업하는 공무원과 '찌라시' 조선일보의 NSC 죽이기
조선일보의 찌라시 짓이 점입가경이다. 연일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 대한 비난을 쏟아 부으며 이종석 차장 죽이기에 올인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어제에 이어 오늘자(6월30일) A3면에서 '기자수첩'을 뺀 전면을 NSC 때리기에 할애했다. 'NSC 집중해부'라는 이 기사들은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명백하게 편파적일 뿐만 아니라 기사 작성의 '기본'인 확인취재도 하지 않은 '잡문'에 불과하다.
<1인이 열고 닫는 '국가안보의 문'>이라고 제목이 붙은 원고 매수 20쪽짜리 이 기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외교통상부 국방부 공무원들의 불평불만으로만 채워져 있다.
NSC는 우리 정부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것이어서 역할변화를 겪는 외교 안보 관련 부처 공무원들이 불만을 토로할 것이라는 점은 짐작하지 못할 바 아니다. 또 NSC 운영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발견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와 봐야 하지만 고 김선일씨의 납치 살해 사건은 바로 NSC를 포함해 우리 외교 안보 관련 부처의 위기관리능력이 아직 형편없는 수준임을 드러내고만 부끄러운 사고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재발을 막고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평가와 비판의 잣대는 NSC만이 아닌 외교 안보 국방 등 관련 부처 모두를 상대로 객관적이며, 공정하게 적용되어야 하고 결론은 총체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외교통상부, 그 중에서도 친미파 인사들을 감싸고돌면서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이 NSC에 있는 양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 과연 그런가?
6월 30일자 ‘한겨레21’의 <삐걱삐걱 돌아가는 NSC> 기사는 시사 하는 바가 크다. ‘한겨레21’은 "그동안 정부 각 부처의 위기관리 업무의 미비점을 지속적으로 발굴·개선해 부처별 위기관리 능력을 향상시켜왔는데도, 어떻게 이번 사태와 같은 외교부나 국정원의 허술하고 무책임한 대응이 나올 수 있었는지 반문"하면서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겨레21은 "총체적인 무능을 NSC 사무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구조적으로 NSC 사무처의 부실은 외교부나 국정원 등 관련 부처의 무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지적도 잊지 않는다. 즉 NSC가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관련 부처가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고 종합적 판단을 돕는지도 중요한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결국 "NSC의 위상과 NSC-관련 부처 사이의 팀워크가 근본적으로 재정립"돼야 한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조선일보의 NSC 관련 기사 어디에도 이런 균형 잡힌 비판과 대안을 찾을 수 없다. ‘왜’도 없고 ‘어째서’도 없이, ‘대안’도 없이 NSC 때문에 이 모든 사태가 벌어졌다는 억지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조선일보가 은연중에 복지부동하는 공무원들을 감싸고 있다는 점이다. 조선일보는 "NSC 권한이 대폭 증대되면서 외교부나 국방부 통일부 등 일선 부처들은 아예 태업에 가까운 행태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고 전하고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효율성을 떨어트리는 특정 부처의 정보 독점 못지않게 공무원들의 근무태만도 국민으로서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사태다. 감사를 해서라도 공직자로서 본분을 망각하고 남의 탓이나 하며 일 하지 않고 놀고먹는 공무원은 반드시 가려 책임을 물어야 하고 언론은 이에 대해 엄중히 비판해야 하지만 조선일보는 그런 공무원들의 행태가 당연하기라도 한 듯 태연자약 보도하고 있다.
NSC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하면서 NSC 관계자로부터는 어떠한 확인 취재의 흔적도 발견할 수 없는 것이 조선일보의 기사다. 외교 안보 라인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나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는 가운데, 반성해도 시원치 않을 해당 부처 공무원들의 태업을 옹호하는 신문이 조선일보다.
조선일보를 보면 누가 우리 사회 상식을 파괴하고 망가뜨리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것이 조선일보의 유일한(?) 미덕이다. 이번에 실체를 드러낸 '일하지 않고 불평만' 하는 외교 안보 라인의 일부 공무원들과 조선일보, 확실히 심판해야 할 우리 사회의 ‘암’이다.
2004년 6월 30일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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