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붙들고 늘어진 이재오의 `물귀신 전략` [뉴시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지난 23일 청와대를 방문해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 의원은 이날 저녁 이명박 대통령에게 자신과 이상득 국회 부의장이 총선에서 불출마 해야 더 이상 당내 분란과 민심이반을 막을 수 있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수도권 출마자 55명이 이 부의장의 사퇴를 촉구했지만 이 부의장이 물러서지 않을 뜻을 분명히 하자 자신의 동반 불출마 카드를 꺼내 이 대통령을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이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강재섭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당 지도부로서 책임을 진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이 의원의 경우 출마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스스로 공천에 개입했다는 책임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인명진 윤리위원장도 2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의원이야말로 공천 과정 중 잡음이 있을 때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는 분"이라면서 "당당하게 국민들의 심판을 받는 게 정당한 일이지 지금으로서는 물러나는 게 책임지는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의 불출마가 '명분'이 없음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이 의원의 측근들도 "이 의원은 불출마할 의사가 없다"고 단언한다. 한 측근은 "이 의원은 어제(23일) 민심 이반이 가속화되는 상황을 누구보다 먼저 체감하는 공천자들의 의사를 대신 대통령에게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에 간 것"이라며 "이 의원이 당의 '실세'지만 공천심사위원도 아니고 당 지도부도 아닌데 출마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더구나 이 부의장이 현재까지도 '총선 출마'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에서 자칫 섣불리 나섰다가 이 부의장의 불출마를 이끌어내지도 못하고 이 의원 혼자만 주저앉을 수 있어, 신중한 상황이다.
결국 이 의원의 불출마 카드는 이 부의장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 의원의 이상득 부의장 압박이 최근 자신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급격히 나빠지고 지역구인 서울 은평 을에서 문국현 후보에게 뒤지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꼼수'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 이번 한나라당 공천에서 가장 많은 사람을 심은 것은 이 의원측이다. 실제로 박 전 대표도 그동안 지속적으로 공격해온 것도 이의원측이다.
이 의원이 지난해 경선 및 이번 공천 과정에서 이 의원이 계속 박근혜 전 대표를 '팝박'하는 것으로 비춰지고 급기야 지역구에서 조차 문국현 후보에게 밀리자 이상득 부의장에게 화살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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