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초기 교육민주화에 대한 부인할 수 없는 기여에도 불구하고 전교조는 갈수록 편향적
정치·이념투쟁이나 지나친 집단이기주의에 함몰돼 가는 인상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교조는 아이들을 어떻게 잘 가르칠 것인가 하는 문제보다 어떻게 하면 기득권을 뺏기지 않을 것인가에 몰두해왔다. 교원평가를 저지하겠다는 게 그렇고 전국단위 학력고사 실시나 학교정보공개엔 반대하면서 교장은 자기들 손으로 뽑겠다는 주장은 어떻게든 교사 권익만 지키면 된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 교원노조 역시 교육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보다는 무능한 교사를 보호하고 교사 봉급을
올리는 투쟁에 골몰해왔다. 오늘날 미국 공립학교 교육이 개탄할 상황에 빠진 것은 전국교육협회
(NEA·조합원 260만)와 미국교사연합(AFT·110만) 등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교원노조의
이익집단화한 행동 탓이라는 지적이 많다. 공립 고교생의 30%가 중도탈락하고 OECD의 수학
국제학력평가(PISA)에선 29개국 중 24위에 그친 게 미국 교육이다. 부시 대통령이 학력평가 결과가 2년 연속 평균에 미달한 학교에 지원금을 끊는 정책을 들고 나온 것도 공교육을 교원노조의 손에맡겨둘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였다.
이런 시점에서 발족한 자유교조(자유교원조합)는 앞으로 교육현장에서 적절한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으리 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이념 및 정치투쟁을 지양하고 교사와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취지의 창립선언 은 이런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자유노조는 자율교육을 위한 교육시스템 개혁을 내걸고
대입 자율화, 자립형 사립고의 자유설립, 교원평가제와 성과급 실시, 전국적인 학업성취도
평가 등의 정책 과제들을 채택했다
자유교조는 “노동자이기 앞서 올바른 스승이 되려는 교사, 교사이기 앞서 학부모의 마음을
가진 선생님들이 뜻을 모았다”고 결성 취지를 말했다. 전교조 내부에서 자기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어렵다면, 양심적인 새 교사 집단이 기득권 세력화한 교직사회를 정화해나가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열정을 다해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 학부모 의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선생님, 평가받을 땐 당당하게 평가받는 선생님상을 자유교조가 세우고 지켜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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