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캠프/전화부대­사조직 명단 드러나
국민회의가 24일 추가폭로한 신한국당 이명박 의원의 선거부정사례는 한마디로 「이명박선거부정백서」라 할 수 있다. 우선 4·11 총선 당시전화홍보팀장이었던 이미숙씨(폭로자 김유찬씨의 부인)가 갖고 있던 자필노트에는 김씨가 폭로한 선거운동원 명단외에 지난 1월초부터 2월초까지 한달동안 서신발송과 전화홍보를 맡았던 31명의 명단과 전화번호가적혀 있다. 또 노트에는 이들에게 지급한 60만∼1백만원씩의 사례비액수가 기록돼 있고 이중 3명의 경우 사례비를 전달받은 통장 온라인번호까지 적혀 있다. 이를모두 합하면 2천1백여만원에 이른다. 여기에 이미 검찰에서 밝혀진 2천6백만원을 더하면 이 의원은 4천7백만원을 초과사용했다는 결과가 된다.
 
특히 노트 위쪽에는 「이 실장님으로부터 25일에 50만원 입」이라는 등의 내용도 적혀있다. 이실장은 검찰에 구속된 이의원의 회계책임자 이광철비서관. 즉 회계책임자가 직접 선거기획단의 운영경비를 지원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이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결과 대부분 노트에 기록된 사실을 시인했다』는게 국민회의측 주장이다. 또 국민회의측은 『실질적인 자금관리는 이의원의 형(이상은씨) 소유로 알려져 있는 대부기공의 정모과장이 맡았으며 제일은행 낙원동지점을 통해 한번에 수천만원씩 인출, 돈을 더플백에담아 옮겼다는 제보가 접수돼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씨가 갖고 있던 디스켓 가운데 「ANALYSYS. 총선분석―종로리포트」라는 파일에는 「일명회」 등 사조직 멤버중 6백50여명이 의정보고회에 동원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또 법정홍보인쇄물 현수막 어깨띠 등은「법정수량을 초과해 필요량에 맞게제작」했다는내용, 3단계 전화홍보,중앙당보3만부 특별제작 등불법사실도 적시돼 있다. 국민회의는 또이 의원은 선거운동기간중 사무실을 네곳이나 불법운영했다고 밝혔다. 또『이 의원의 처남 김모씨가 운영하는 ㈜태영이 입주한 서초동 영포빌딩지하 사무실에서 이 의원의 선거자금 및 부동산을 관리해왔다』는 게국민회의측 주장이다. <이철희 기자> ◎이명박 향후거취/신한국 “이 의원이 결단 내릴때”/“이미지 손상” 조기매듭/이 의원 “왜 나가나”불만 신한국당의 이명박 의원은 자신의 참모 2명이 구속된 이후 종적을 감추었다가 24일 오후에야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의원은 회견에서 자신의 선거부정 및 범인도피공모혐의를 완강하게부인하면서 「도의적인 책임만 느낀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23일강삼재 사무총장과 이상득 정책위의장(이 의원의 친형)과의 전화통화에서도 『측근들이 김유찬씨의 출국에 관여해 당에 누를 끼쳤지만 나는 개입하지 않았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 의원을 당차원에서 보호할 수는 없다」는 신한국당 지도부의 판단은 바뀔 것 같지 않다. 다만 「어떻게 수순을 밟느냐」는 문제를 놓고 부심하는 눈치다. 당지도부는 무엇보다 법적절차를 밟기 전에 이 의원이 결단을 내려주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당에 부담을 주지 말고 스스로 나가달라』는 얘기다.강 총장은 24일 『이 의원의 거취는 본인이 결정할 사안이다. 이 의원은 검찰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스스로 태도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의원이 당이미지에 큰 상처를 준 만큼 이 의원에대한 처리를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는 당내 의견이 많다』며 『그러나당의 조치는 별개』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의원은 현재 『그렇게는할 수 없다』며 강하게 버티고 있다. 이 의원의 거취는 결국 검찰수사 결과와 맞물려 판가름이 날 것 같다. 불가피할 경우에는 출당 등당차원의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신한국당측은 「서울종로」에서 다시 선거를 치르는 일은 피하자는 생각이다. 그러나 앞일이 이같은 「희망사항」대로 될 수 있을는지는 미지수다. 신한국당은 아직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한 듯하다.<정연욱 기자> ◎이종찬캠프표정/“끝까지 지켜봐야” 예상밖 담담/“정치 1번지 종로구 현정권 포기안할것” 지난 4·11총선때 서울 종로에서 신한국당 이명박 의원에게 패했던 국민회의 이종찬 부총재의 표정은 요즘 생각밖으로 담담하다.그래서 당안팎으로부터 『표정관리하느냐』는 인사를 많이 받는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시종 『마지막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말만되풀이한다. 그러면서 『현정권이 「정치1번지」인 종로를 순순히 내놓겠느냐.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끝까지 이의원의 선거부정을 파헤치는것』이라는 얘기를 덧붙인다. 검찰수사 등에 섣불리 대응할 경우 「다된밥에 코빠뜨리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명박스캔들」 폭로를 주도해온 이 부총재 캠프는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그의 한 측근은 『증거가 워낙 확실해 기대를걸긴 했어도 일이 이렇게 쉽게 풀릴 줄 몰랐다』며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부총재가 사태 반전의 낌새를 감지한 것은 며칠 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인측 참고인으로 검찰조사를 받은 신원철비서 등은 이미 지난 주말 『검찰이 전과 달리 수사의지가 강하고 상당히적극성을 띠고 있는 것 같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 이 부총재측은 이 의원의 향후거취가 어떻게 되든 재선거나 보궐선거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여권이 내년 대통령선거시기와 맞물리는 재선거는 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신 이 의원이 자진해서 의원직을 내놓도록해 3개월내에 보궐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 벌써부터 단단히대비하는 분위기다. 만약 재선거든 보궐선거든 또 질 경우 4·11총선패배 이상의 정치적 상처를 입는 수준을 지나 정치생명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최영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