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북의 지령에 따라 움직이는 남쪽사람들](底本: '주체의 기치따라 나아가는 남조선 인민들의 투쟁', 조국통일사, 평양, 1982)에 나오는 글이다.

제 2절 1960년 4월 인민봉기

1) 4월 인민봉기의 발단으로서의 마산봉기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었다. <남조선의 광범한 인민대중은 미국의 식민지 통치가 빚어낸 모든 사회악과 극심한 생활고에 더는 참을 수 없게 되었으며 드디어 억압자들을 반대하는 영웅적 항쟁에 일떠섰습니다.>(<남조선 혁명과 조국통일에 대하여>, 203페이지)

남조선 인민들의 1960년 4월인민봉기는 미제 식민지 통치가 빚어낸 모든 사회악과 극심한 생활고에 더는 참을 수 없게 된 그들의 쌓이고 쌓인 원한과 분노의 폭발로 일어났으며, 억압자들을 반대하여 자유와 해방, 새 정치와 새 생활을 요구하여 싸울 수 있을 만큼 그들의 역량이 성장한 역사적 조건에서 일어났다. 남조선 인민들은 대중적 투쟁에 떨쳐나섬으로서 미제와 그 앞잡이들을 반대하는 영웅적 항쟁으로 수놓은 역사의 새 장을 펼쳐놓게 된다.

인민들의 자주성을 짓밟는 억압자들을 반대하는 남조선 인민들의 영웅적 항쟁의 도화선이 된 것은 1960년 <3.15 부정선거>에서 유례없는 테러와 협잡을 감행하여 이승만의 대통령 4선과 이기붕(이승만 도당의 수급 졸개로서 당시 자유당 의장)의 부대통령 당선을 날조한 것이었다. 파쇼 독재를 부지하기 위해 꾸며낸 이 선거 협잡은 이승만 파쇼 독재 정권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화산처럼 폭발시켰다. 이 대중적 분노의 폭발은 항쟁의 땅 마산에서 시작되었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었다. <1960년 3월 15일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를 반대하는 마산 시민들이 벌인 영웅적 투쟁은 남조선 인민들의 구국투쟁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는 신호였습니다.>(<김일성 저작선집> 4권, 제2판, 303 페이지)

<3.15부정선거>를 반대하여 일어난 마산 봉기는 남조선 인민들의 구국투쟁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로 되었다. 1960년 3월 15일 선거 당일에 협잡선거의 현장을 목격하고 격분을 참지 못한 경상남도 마산의 중고등학교 학생들과 시민 1천여 명은 오후 4시 반경부터 <학원의 자유를 달라!><협잡선거 물리치고 공명선거 실시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 투쟁에 떨쳐나섰다.

경찰에 의해 일단 해산되었던 시위 군중은 대오를 3천여 명으로 늘여 다시 시위에 나섰다. 거기에는 300여 명의 마산 부두노동자들이 합세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번 선거는 무효다. 개표하지 말라!>, <이기붕 죽어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노한 파도처럼 거리를 누비며 나갔다. 남성동 파출소 가까이에 이르러 경찰의 제지를 받게 된 시위자들은 돌멩이로 용감히 대항해 싸웠으며 놈들의 발포로 한 학생이 쓰러지자 격분한 군중은 폭동으로 넘어갔다. 그들은 남성동 파출소를 습격 파괴하고 카빈 총 5자루를 탈취했다. 격노한 시위대열은 전진을 멈추지 않고 마산시 선거구 개표소로 되어 있는 마산 시청으로 육박하여 돌멩이로 시청 청사와 개표구 시설들을 모조리 부셔버렸다.

이와 같이 마산에서의 시위는 그 시작에서부터 폭동적 투쟁으로, 격렬한 인민봉기의 성격을 띄고 발전했다. 폭동 군중의 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 수천 명으로 확대되었으며, 대열에는 국민학교 학생, 구두닦이 소년, 심지어 어린애를 업은 부녀자들까지 참가했다. 대중적 진출에 겁먹은 경찰은 소방차를 동원하여 시위대열의 전진을 막는 한편, 경상남도 경찰국과 진해 주둔 해군 헌병들의 증원을 받아 노골적으로 무장탄압을 가하고 나왔다. 놈들은 총탄과 최루탄을 마구 발사하여 시위자들을 학살했다.

그러나 시위 군중은 조금도 굴하지 않고 총탄이 빗발치는 속을 뚫고 경찰들을 맞받아 돌진해 나갔다. 그들은 남선전기회사 마산지점을 파괴해 버린 후 구(舊) 마산 방향으로 행진하여 서울신문사 마산지사, 서성동사무소, 마산 국민회관 등을 부셔버렸다. 밤 10시 경에는 북마산 파출소를 포위하고 습격파괴한 다음 휘발유를 뿌려 몽땅 불태워버렸다.

사태 발전을 중대시하고 악에 받친 경찰은 또 다시 군중을 향해 사격을 가했다. 학생 1명이 사망했다. 이에 더욱 격분한 학생들과 시민들은 경찰에게 달려들러 총을 빼앗는 등 격렬한 싸움을 벌였다. 폭동 군중은 1만 여 명에 이르고 그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이 무렵 다른 폭동 군중은 창원군 개표소를 습격했고, 또 다른 일부 군중들은 마산 출신의 국회의원의 집을 습격하여 부셔버렸다. 밤 11시 경에 이르러 봉기 군중은 해산했으나 100여 명의 폭동 지휘자들은 시 주변의 무학산에 올라가 5개소에 횃불을 올리며 싸웠다. 싸움은 3월 16일 새벽에 구 마산 일대에서 계속적으로 벌어졌다.

제1차 마산 봉기는 2만 5천여 명에 달하는 광범한 군중이 참가했고, 경찰의 무차별 사격으로 100여 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것은 투쟁의 대중적 성격과 치열성, 적극성을 뚜렷이 보여주었다.

투쟁의 격렬성은 남조선 인민들 속에 쌓이고 맺힌 분노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제1차 마산 봉기는 <3.15부정선거>에 대한 커다란 분노를 안고 있던 남조선 청년학생들과 인민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주었다. 특히 파쇼독재 정권의 탄압 만행과 청년학생들을 비롯한 봉기자들에 대한 검거소동은 그들 속에서 전반적 격분을 자아냈다.

마산 봉기의 소식이 알려지자 3월 17일 서울의 성남 중고등학교 학생 400여 명은 <경찰은 학생 사살 사건을 책임지라!> <공명선거 외치다가 체포된 학생의 석방을 요구한다!> <학생들이여, 경남의 뒤를 따르라!> <학도들이여, 궐기하라, 대통령 선거 다시 하라!> 등의 구호를 소리 높이 외치면서 괴뢰도당의 마산 인민 학살 만행을 규탄하고 마산 봉기자들에 대한 굳은 연대성을 표시하면서 시위를 단행했다. 서울의 중고등학교 학생 및 대학생 1천여명은 4월 8일에 또 다시 일어나서 <동포여 일어나라, 나라를 위해!> 라고 부르짖으며 시위투쟁을 벌였고 경찰과 치열한 충돌을 벌였다. 서울에 이어 대구, 부산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시위투쟁들이 연이어 벌어졌다.

인민들의 투쟁이 점차 확대되고 고조되어 가는 가운데 마산에서는 새로운 대중적 분노가 폭발하게 되었다.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서 놈들에게 무참히 살해 당했던 김주열 학생의 시체가 발견된 것을 발단으로 제2차 마산 봉기가 일어났다. 이날 경찰은 자신들의 죄행을 감추려고 김주열의 시체(시체에는 오른쪽 눈에 직경 5센티미터의 최루탄 알이 박혀 있었다.)를 도립병원으로 운반해갔다. 이것을 알게 된 1천여명의 군중들은 병원 주변에 모여서 시체의 인도를 요구하며 함성을 올렸다. 그러나 경찰은 이 요구를 거절하고 나왔다. 이에 분격한 군중들은 <이승만 물러가라!> <선거 새로 하자!> <살인진범 체포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에 들어갔다. 대열에는 수 많은 학생들과 시민들이 합세하여 시위군중은 1만여 명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시위군중들은 두 개 대오로 나뉘어서 한 대오는 마산 경찰서와 남성동 파출소, 자유당 시당지부를 포위하고 곤봉과 돌로 건물을 때려부셨으며, 다른 대오는 구 마산 방향으로 행진하면서 마산일보사와 서울신문 마산지사 등에 돌을 던져 건물을 파괴했다. 이때 군중들은 <신문은 억울한 인민들의 호소를 대변하라!>고 부르짖었으며, 학생들은 <3.15의 영웅 김주열군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벽보를 일제히 내붙였다.

밤 9시경 시위를 계속하던 2만여명의 봉기 군중들은 앞을 가로막고 나선 경찰과 충돌하여 지프차를 파괴 소각했다. 경찰들은 시위 군중들을 향해 총탄을 퍼부었다. 노동자 김영길(19살)이 살해되고 여러 명이 중상을 입었다. 격분한 군중은 마산경찰서를 또 다시 습격하여 무기를 탈취하고 수류탄을 폭발시켜 11명의 경찰을 때려눕혔으며, 마산일보사 앞에서 1대의 화물자동차에 탄 경찰들과 충돌하여 치열한 투석전을 벌였다.

다음날(12일) 800여명의 마산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이 시위에 나서자 150여명의 노동자들, 각 고등학교 학생 1천여명이 이에 합류했고, 이어서 시민 5천여명이 합세했다. 연도에 나온 수만 명의 군중들이 시위 군중에게 열렬한 성원을 보냈다. 시위자들은 <살인경관 찾아내라!> <학생은 살아있다!> <민주주의를 찾자!> <당국은 마산 사건을 책임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신 마산과 구 마산 사이를 행진했다.

4천여명의 학생과 시민들은 저녁 무렵 놈들이 <폭동수습대책회의>를 열고 있던 창원군청을 습격하여 여러명을 때려 눕히고 다시 마산경찰서로 진출했다. 군중들은 대기하고 있던 300여명의 경찰과 충돌했다. 그들은 <정문을 통과하면 발포하겠다!>는 경찰의 위협을 일축하고 저지선을 뚫고 경찰서 안으로 몰려들어가 소방차 2대와 지프차 1대를 파괴했다. 400여명의 다른 시위군중들은 마산 시청을 습격하고 시설을 파괴하는 한편 호적부와 각종문서들을 찢어버렸다. 군중들은 또한 부산지방 검찰청 마산지청, 세무서 등을 습격 피괴했으며 동아일보사의 지프차 한 대와 경상남도 건설과장의 지프차 한 대를 탈취했다.

13일에도 투쟁은 치열하게 벌어졌다. 해인대학 학생 100여명과 1천여명의 시민들은 아침부터 시위진압에 동원된 소방차의 물총을 맞받아 경찰과 충돌하면서 투석전을 벌였다. 시위대열은 성지여고 학생 300여명과 기타 수많은 남녀 학생들의 합세로 더욱 늘어났고, <김주열군을 타살한 경찰을 학생에게 넘기라!>는 플레카드를 들고 쏟아붓는 소방수와 최루탄의 연막을 뚫고 시위를 벌였다. 오후에 들어가서는 부림동 시장 부근에서 5대의 소방차를 동원하여 최루탄을 마구 쏘아대는 경찰과 시위군중들 사이에 치열한 투쟁이 벌어졌다. 시위자들은 적들의 발악적인 탄압에도 불구하고 저녁 늦게까지 완강하게 싸웠다.

마산에서의 투쟁은 산발적 시위투쟁으로 4월 15일까지 계속되었다. 제2차 마산봉기에는 3만5천여 명의 많은 군중이 참가했고 투쟁과정에서 경찰 28명을 때려눕혔다. 적들의 만행으로 봉기자들은 144명의 사상자와 8명의 행방불명자를 내게 되었다. (** 마산봉기에서 사망한 사람의 숫자는 7명이다-편자)

마산봉기는 파쇼 독재정권의 타도를 위해 인민들이 대중적으로 궐기하여 적의 아성으로 육박해 들어가는 투쟁의 새로운 국면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마산의 청년학생과 인민들의 용감한 투쟁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전인민적 항쟁의 신호의 서곡이 되었고 그 준비로 되었다. 마산봉기에 의해 미제와 그 앞잡이들은 커다란 타격을 받고 극도의 불안과 공포에 휩싸이게 되었다. 놈들은 마산 봉기가 확대된다면 자기들의 운명이 칠성판에 오를 것임을 예감하고 투쟁이 확대되는 것을 막아보려고 최후 발악을 다했다.

대중적 분노의 폭발 앞에서 극도로 당황한 미제와 괴뢰도당은 반공의 악랄한 상투적 수법으로 인민항쟁의 확대를 막아보려고 꾀하고 나왔다. 치안국장이란 놈은 <마산사건은 과거 순천이나 대구 등지에서 일어난 사건과 마찬가지로 공산당과 같은 식으로 되었고, 현재 구속한 관계자가 공산당과 접선하였는지 여부를 조사중이다.>라는 거짓말을 꾸며내어 인민들의 투쟁을 파쇼적으로 탄압해 보려고 날뛰었다. 그러나 격노한 인민의 힘 앞에서 반공 모략도 더는 놈들을 구원해 줄 수 없었다. 마산 봉기는 곧 괴뢰 통치의 정치, 경제, 행정의 중심지이자 거점인 서울에 영향을 주어 대중적 인민봉기의 불길을 온 남녘땅에 지펴올리게 했다.

2) 전 인민적 봉기로의 전환

서울에서 일어난 <4.19인민봉기>는 마산에서 일어난 지역적 테두리의 인민봉기를 남조선 전역의 12개 도시를 휩쓰는 전 인민적 봉기로 발전시키는 전환점이 되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서울에서의 대중적 진출은 1960년 4월 18일부터 시작되었다. 서울에서의 대중적 진출의 불길은 고려대학교 학생들의 가두시위로 타올랐다. 학생들의 진출을 두려워 하고 있던 괴뢰도당은 이날 고려대학교에서 열기로 예정되어 있던 신입생환영회 마저도 금지하고 나왔다. 이에 분노를 참을 수 없게 된 4,500여명의 고려대학교 학생들은 낮 12시 정각 학교 마당에 모여 집회를 가졌다.

학생들은 남조선 100만 학도의 총궐기를 호소했다. 호소문에는 <불의와 부정에 반기를 드는 공통성을 지닌 우리들 학도는 이 이상 머물러 있을 수 있겠는가? 자유, 정의, 진리를 신봉해온 우리들 100만 학도는 일어서자. 역사가 우리에게 준 사명을 완수할 시기는 온 것이다. 힘을 모아 민주 터전 닦자.>고 지적했다. 이어 <마산 사건에서 구속된 학생을 석방하라!> <학원의 자유를 보장하라!> <미국 역적 몰아내자>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문의 낭독이 있은 후 일제히 교문을 박차고 가두시위로 넘어갔다. <고대>라고 쓴 머리띠를 두르고 학생들은 기세충천하여 여러차례 경찰과 치열한 싸움을 벌이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들 뒤에는 1천여명의 군중이 뒤따랐고, 그중에는 100여 명의 청소년들도 있었다.

시위 대열은 국회의사당 앞으로 진출하여 농성에 돌입했다. 학생들은 괴뢰도당에 들이대는 요구와 결의문을 채택하고 <총선거 다시 실시하자! > <더러운 정부를 타도하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이승만 도당을 규탄했다. 연도에 모인 군중들은 목이 쉬도록 구호를 외치는 학생들에게 물을 날라다 주면서 적극적으로 성원했다. 학생들과 시민들의 이러한 기세에 당황한 괴뢰도당은 경찰 우두머리들과 학교 총장을 현장에 보내어 그들의 시위를 무마 해산시키려 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일제히 <경찰은 물러가라!>고 소리치면서 자기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싸울 것을 다짐했다.

학생등은 다시 어깨를 겯고 <이승만 정권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서울 시청을 지나 내무부 앞에 이르러 <고문, 살인 경찰관을 처단하라!>는 구호를 외친 후 학교를 향해 시위를 계속했다. 대열의 뒤에는 3천여명의 학생들과 시민들이 따랐다. 시위대열이 천일백화점 앞에 이르렀을 때 경찰의 묵인하에 100여명의 깡패테러단이 곡괭이, 삽, 쇠사슬을 휘두르며 학생들에게 달려들어 무지막지한 폭행을 감행하고 나왔다. 10여명의 고려대학교 학생과 기타 학생, 시민 20여명의 중경상을 입고 쓰러졌다.

학생들은 이에 굴하지 않았다. 시위대열의 뒤에 따르던 800여명의 중고등학교 학생들도 돌과 몽둥이로 깡패들을 맞받아 족치는 한편 대열을 뒤따르며 깡패들을 부추기는 경찰들에 단호히 항거했다. 고려대학교 학생들의 과감한 진출은 서울에서의 더욱 대규모적인 대중적 진출의 돌격로를 열어놓았다. 특히 고려대학교 학생들의 평화적 시위에 대한 깡패무리의 야만적 테러는 분노의 화약더미를 안고 있던 학생들과 시민들의 노한 기세에 불을 지피는 작용을 했다.

날이 밝아 4월 19일이 되자 서울의 전반적 공기는 극도의 긴장 속에 있었다. 경찰의 역량은 학생들의 진출을 막기 위해 총동원되었으며, 대학생들은 아침 등교 시간을 전후하여 시위에 공동으로 진출하기 위한 대학간의 연계를 가졌다. 먼저 대광고등학교 1천여명의 학생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학생들은 궐기하라!>고 부르짖으며 시위투쟁을 벌이자 서울대학교가 그 뒤를 이어 나섰다.

오전 9시경 서울대학교 문리과 대학생 400여명은 학교 당국의 제지를 박차고 교문을 뛰쳐나와 <학원의 자유를 총칼로 억제하지 말라!> <민주주의 바로잡자!> 등의 삐라를 뿌리면서 플레카드를 앞세우고 시위에 나섰다. 학생들은 대학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찰과 충돌하게 되어 일단 흩어졌으나 다시 대오를 수습하여 경찰들과 돌로 대항하면서 앞길을 헤쳐나갔다. 전진하는 시위 대오에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달려온 500여명의 법과대학생들이 합세했고, 뒤이어 미술대학, 음악대학과 기타 여러 대학 학생들이 연이어 가담함으로써 그 수는 삽시간에 2천여명을 헤아리게 되었다.

시위학생들은 <이놈 저놈 다 글렀다. 국민은 통곡한다>라고 부르짖으며 종로 5가와 원남동 두 방향으로 행진해 나가다가 종로 5가에서 다시 합류하여 앞으로 나아갔다. 연도에 모였던 수많은 군중들은 곤봉을 마구 휘둘러 구타하는 경찰들의 만행에 격분하면서 시위 학생들을 박수로 성원했다. 시위학생들은 앞길을 가로막으려는 경찰과 돌멩이로 맞서 싸우면서 계속 전진했으며, 일부 학생들은 동대문 경찰서에 돌을 던져 건물을 부수기도 했다. 급격히 확대되는 시위에 놀란 경찰들은 파고다공원 앞에서 소방차 5대를 동원하여 시위를 가로막고 여러 발의 최루탄을 쏘아댔다.

그러나 학생들은 여기서 길을 에돌아 국회의사당 앞으로 진출하여 농성투쟁에 들어갔다. 분노의 함성이 하늘을 찌르는 여기 항쟁의 광장에서 4.19항쟁의 선봉이 된 서울대학교 학생들은 싸움에 떨쳐나선 자기들의 목적과 사명을 밝히고 투쟁을 끝까지 계속할 것을 다짐한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것은 후에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4.19 제1선언문>으로 불리게 되었다.

<선언문>은 상아탑을 박차고 싸움의 거리에 나선 학생들은 질풍같은 역사의 조류에 자신을 참여시키면서 민주주의를 위장한 백색 독재에의 항의를 가장 높은 영광으로 자부한다고 지적했다. 계속하여 민주주의의 살벌한 폐허로 화한 남조선의 암담한 현실을 폭로하면서 <언론, 출판, 집회, 결사 및 사상의 자유의 불빛은 무식한 전제권력의 악랄한 발악으로 인해 깜박이던 빛조차 사라졌다. 긴 칠흑같은 밤의 계속이다. 나이어린 학생 김주열의 참사를 보라! 그것은 가식없는 전제주의의 전횡의 발가벗은 나상 밖에 아무 것도 아니다! 저들을 보라! 비굴하게도 위협과 폭력으로써 우리들을 대하려 한다.>고 격분에 넘쳐 단죄했다.

<선언문>은 파쇼 독재를 반대하는 인민의 전쟁이 시작되었음을 선언하면서 <이제 막 자유의 전쟁엔 불이 붙기 시작했다. 정당히 가져야 할 권리를 탈환하기 위한 자유의 불길은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가고 있다. 자유의 전역은 바야흐로 풍성해가고 있는 것이다.>라는 장엄한 선고로 억압자들을 전율케했다. <선언문>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이 전쟁에서 한 몸 바쳐 불기둥이 되는 기쁨과 영광을 노래하면서 다음과 같이 절규했다. <보라! 우리는 기쁨에 넘쳐 자유의 횃불을 올린다. 보라! 우리는 캄캄한 밤의 침묵에 자유, 자유의 종을 난타하는 타수의 일익임을 자랑한다. 일제의 천추 하에 미칠 듯 자유를 환호한 나의 아버지, 나의 형들과 같이!>

4월의 애국학도들은 이렇듯 투쟁의 횃불을 올리는 기쁨을 안고 자유의 타종봉을 틀어잡는 선구자의 자랑을 안고 항일선열들의 숭고한 넋을 이어나가는 끝없는 영광을 안고 투쟁의 광장, 영광의 광장에 모인 것이다.

투쟁의 선언이 메아리치는 국회의사당 앞으로는 연달아 투쟁 대오들이 만들어졌다.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사범대학, 의학대학 학생 3천여명이 합류한데 뒤이어 동성중고등학교 학생 1천여명이 손에 돌을 쥔채 달려왔고, 다시 숙명여자대학교, 건국대학교의 1500여명의 학생, 동국대학교의 2,500여명 학생들이 합세했다. 그리하여 그곳에는 1만여명을 헤아리는 학생들과 시민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구호를 외치며 기세를 올리니 그 형세에 눌려 진을 친 경찰들도 안절부절 못하여 군중들의 주위에서 갈팡질팡할 뿐이었다.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1만여 군중은 낮 12시 30분경 이승만이 있는 <경무대>를 향해 종로구 효자동 종점에 돌진해갔다. 경찰은 서울시 경찰국장의 지휘 하에 시위대열을 멈춰 세우려고 경찰 백차로 바리케이트를 치고 소방차를 동원하는 한편 최루탄을 마구 쏘아대고 공포를 난사했다. 연도의 수천명의 군중들은 시위자들에게 먹을 물과 수건을 적실 물을 날라다 주면서 그들에게 열렬한 지지 성원을 보냈다.

바리케이드도 최루탄의 연막도 시위자들의 전진을 가로막지 못햇다. 노한 젊은 사자들은 경찰의 저지선을 넘어 효자동 종점 50 미터지점까지 육박했다. 괴뢰도당은 형세가 위급해지자 300여명의 경찰과 가스 마스크를 쓴 1개 중대의 헌병들을 동원하여 경무대 앞 언덕밑에 친 바리케이드 뒤에서 계속 공포와 최루탄을 쏘아대며 시위대열의 전진을 막으려고 필사적으로 발악했다.

그러나 효자동-중앙청-광화문 일대로 장사진을 뻗친 시위대열의 함성은 천지를 뒤흔들었고 밀물처럼 밀어 올리는 그 형세는 막을 길이 없었다. 시위자들은 경찰의 경계망을 뚫고 계속 돌진하여 경무대 앞 30미터 지점까지 이르렀다.

멸망의 공포에 휩싸인 파쇼독재의 무리들은 드디어 야수의 본색을 드러내고 시위자들에 대한 무차별 사격을 가하고 나왔다. 거리는 삽시에 반혁명의 폭력에 정의의 폭력으로 맞서 싸우는 투쟁의 새국면이 펼쳐졌다. 시위자들은 맹렬한 투석전으로 적들을 족치면서 두려움을 모르고 경무대로 육박해들어갔다. 길가에 사는 주민들은 자기 집 지붕의 기와를 벗겨 주면서 시위자들에게 눈물겨운 성원을 보냈다. 경무대로 통하는 거리는 완전히 투석장으로 변했고, 적들이 쏘아대는 총탄에 주검은 더미를 이루고 피는 강물이 되어 흘렀다.

봉기자들은 중앙청도 들이쳤다. 4천여명의 봉기 군중은 발악적으로 총격을 가하고 최루탄을 쏘아대는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문교부 청사를 습격 파괴하고 서류들을 몽땅 짲어버렸으며, 문교부 장관의 차를 파괴해버렸다. 그들은 계속해서 미제의 현지 침략기구인 <미 경제협조처>를 습격하고 승용차 4대와 지프차 2대를 완전히 파괴했다. 경찰은 군중들의 기세에 완전히 압도되어 중앙청 안은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게 되었으며, 군중들은 그 안의 기물을 닥치는 대로 파괴했다. 시위군중은 정부의 인쇄실을 파괴했으며, 중앙청 꼭대기에 매달렸던 태극기를 끌어내려 짓밟아버렸다. 괴뢰정부 각 부처의 직원들은 비밀서류들을 추려가지고 앞을 다투어 도망치는 혼란과 소동이 벌어졌다.

이와 같이 19일 정오를 지나면서 온 서울시를 휩쓴 학생들의 시위는 폭동화되면서 더욱 더 고조되었고 광화문, 중구, 서대문구 일대는 격노한 폭동군중들에 의해 장악되었다. 서울시 안의 여러 대학,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연달아 시위와 봉기에 합류했다. 고려대학교의 3천여명 학생들, 중앙대학의 4천여명의 학생들, 연세대학교의 3천여명의 학생들, 홍익대학의 수천명 학생들, 성균관대학교의 1,500명 학생들, 경희대학교의 1천여명 학생들, 단국대학, 국학대학, 국민대학, 한양공과대학, 서라벌예술대학, 경기여자대학,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등 수천 명의 학생들과 대광, 흥국, 휘문, 양정, 배재를 비롯한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국회의사당 앞으로 밀려들어 농성, 시위를 벌였고, 이화여자대학교의 500여명 학생들은 광화문 앞에서 싸우는 폭동군중들과 합세했다.

전례없는 대중적 진출과 격렬한 폭동에 당황한 괴뢰도당은 낮 12시를 전후하여 긴급 국무회의를 열고 <국무원공고 제 82호>로써 서울, 부산, 대구, 대전 지구에 <경비계엄령>을 선포했다. 괴뢰도당의 폭압조치에도 불구하고 봉기군중의 줄기찬 투쟁은 계속되었다. 그들은 경찰과 괴뢰군 헌병들의 무차별 사격으로 많은 사상자를 냈으나 피묻은 옷자락을 펼쳐들고 이승만의 반동통치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면서 경무대를 향해 돌격전을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세종로, 적선동 파출소들을 습격 파괴했으며 경기도청도 습격했다.

봉기군중들은 적들의 총격으로 경무대와 중앙청 구내에서 일시 물러났으나 세종로에 있는 반공회관을 습격하여 그곳의 전시품들에 불을 질렀으며, 또한 반공회관 앞에 있는 맥아더의 동상을 파괴하려던 일부 군중들은 그 곁에서 어물거리고 있던 미국인 (미군부대군속)에게 뭇매질을 안겨 중상을 입혔다.

국회의사당 앞에서 6시간이나 구호를 외치면서 농성, 시위를 진행하던 군중들은 서울신문사 구내로 몰려갔는데, 때마침 경무대 쪽에서 차에 실려온 시체를 보자 이에 더욱 격분하여 신문사 유류저장소 건물과 지프차 2대와 화물자동차 1대에 불을 질렀고, 그 곁에 있는 영자신문 <코리안리퍼블릭>사에도 불을 질렀다. 불을 끄려고 4대의 소방차가 달려오자 봉기군중은 돌로 집중공격을 가하여 차들을 몽땅 빼앗고 소방수들에게 뭇매를 안겼다.

이 광경을 본 경찰들은 태평로 파출소에서 발포를 감행하여 14살의 소년을 학살하고 여러 명에게 부상을 입히는 만행을 감행했다. 격노한 군중은 태평로 파출소를 완전히 불태워버렸다. 이 날 봉기 군중들은 시 안의 여러 소방서들을 습격하고 소방차들을 모조리 탈취하여 자기들이 몰고 다녔으며, 또한 모든 자동차들을 단속하여 그것을 부상자 후송과 돌 운반에 이용했다. 의학대학 학생들은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여학생들은 총탄이 쏟아지는 속에서 부상자들을 간호했다.

학생들과 시민들은 한 마음 한 뜻으로 싸웠다. 투쟁이 가열해짐에 따라 봉기자들 속에서는 부상자들이 속출했다. 서울대학교 의학대학 부속 병원에 분초를 다투는 중상자들이 너무 많이 밀려들어 그들에게 요구되는 피를 줄 수 없게 되자 의대 학생들은 입었던 위생복을 찢어 <피를 구함>이라고 써서 병원 담 벽에 내걸었고, 어떤 학생들은 그것을 들고 거리에 나섰다.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내 피를 뽑아달라>고 앞을 다투며 팔을 걷고 나섰다. 시민들은 부상자들의 치료를 위해 곳곳에서 모금운동까지 벌였다. 시민들은 아낌없이 자기들의 호주머니를 털었다.

오후 4시경 미제와 괴뢰도당은 먼저 도착한 탱크 2대를 봉기 진압에 투입했다. 탱크들은 광화문 쪽에서 봉기자들에게 포격을 가하여 7~8명의 사상자를 냈으며 이어서 중앙청-서울시청을 지나 의사당 앞으로 다가들면서 사람들 속에 포격과 총포사격을 감행하고 나왔다. 그러나 봉기자들은 투쟁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도 총으로 살인 경찰을 없애자!>고 외치며 무기를 빼앗아 자신을 무장하기 시작했다. 서울시경찰국 무기고를 습격하여 권총을 탈취했다. 군중들은 안국동파출소를 습격 파괴했으며 서울시경찰국에 대한 습격전을 벌였고, 자유당 중앙당부를 포위하고 건물에 불을 질렀다.

봉기자들의 꺽이지 않는 기세에 더욱 당황한 정부는 오후 1시에 선포했던 <경비계엄령>을 오후 5시를 기하여 <비상계엄령>으로 선포하는 한편 야간 통행금지 시간을 연장했다. 오후 6시경에는 미군의 작전지휘 하에 있는 괴뢰군 제 15 사단이 1개 중대의 탱크부대를 앞세우고 시 안으로 들어와서 경무대를 비롯한 주요 건물들에 철조망, 모래포대, 돌로 바리케이드를치고 봉기자들에게 총포사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봉기군중들은 굽히지 않고 빼앗은 무기들을 가지고 괴뢰군경들과 산발적인 총격전을 벌이면서 시 안의 주요 간선도로 주변에 위치한 경찰기관들을 습격, 파괴, 방화하는 투쟁으로 나아갔다. 무기, 각종 쟁기, 방망이들을 가진 봉기자들이 약 30대의 지동차에 타고 다나면서 군경과 격전을 벌였으며, 일부는 제2군 특무대를 습격 방화했다. 또한 이 봉기 군중들은 오후 8시경 동대문경찰서를 포위하고 경찰들과 격전끝에 무기 4자루를 탈취하고 경찰 4명을 살상했다. 계속해서 이들은 동대문경찰서 관하 파출소 7개소와 종로 경찰서 및 그 관하 파출소들을 습격 혹은 방화했다.

다른 일부 봉기 군중들은 남대문 경찰서를 습격 파괴하고 M1 총탄 300발과 카빈총 탄알 300발을 노획했으며, 이어서 성북경찰서를 습격하고 무기 40자루를 탈취했다. 무기를 가진 봉기자들은 지나가는 자동차들을 잡아타고 돈암교, 신설동 사이의 거리에서 군경들과 산발적인 사격전을 벌였다. 미아리 일대와 안암동에서 고려대학교에 이르는 구간은 완전히 봉기군중들의 손에 장악되어 군경들은 얼씬도 하지 못했다.

20일 적들은 <탈취한 무기를 가지고 투항하라>는 <계엄사령부 포고문>을 발표하는 한편 여야 국회의원들로 조직된 선무반을 조직하여 비행기로 삐라를 뿌리기까지 했다. 놈들은 학생들의 등교를 금지시키고, 일체의 집회를 금지시키고, 철저한 보도관제를 실시했다. 그러나 봉기군중들은 여러 곳에서 경찰서와 어용기관들을 습격했으며, 약 150명의 봉기자들은 19일 밤 서울시 동북부에 위치한 우이동 뒷산에 올라가 주변 농민들로부터 식사를 공급받으며 24일까지도 내려오지 않았다.

서울에서의 4월19일 인민봉기에는 10만여명이 참가했다. 봉기한 군중들에 의해 경찰 3명이 처단되고 7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괴뢰도당의 야수적 탄압으로 봉기군중 97명이 희생되고 535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한 괴뢰도당은 18일부터 20일까지의 기간에 1,118명의 봉기 주동자들을 검거했다.

4월19일에 인민봉기는 부산에서도 폭발했다. 이날 경남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을 비롯한 부산시 안의 학생들은 <썩은 정치 물리치자!> <민주정치 바로잡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투쟁에 들어갔다. 시위대열은 경찰의 탄압으로 자성대 파출소 앞에서 저지당하고 농성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이때 주변에 모인 5만~6만 명의 시민들은 경찰의 탄압을 반대하여 학생들의 투쟁을 성원했다. 시위자들의 기세가 높아가는 데 겁을 먹은 경찰은 농성하고 있는 학생들을 향해 실탄과 최루탄을 퍼붓기 시작했고 소방차로 물을 뿜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자 학생들의 시위는 폭동으로 넘어갔으며, 이에 학생시위를 성원하던 시민들도 합세하여 폭동군중은 삽시간에 7만명을 넘게 되었다.

봉기군중들은 사격하는 무장경찰을 물리치고 자성대, 범일동 , 좌찬동 파출소들을 부순 후 두 대열로 나뉘어 동 부산경찰서와 부산진 경찰서로 육박했다. 동 부산경찰서를 에워싼 봉기군중들은 맹렬한 투석전으로 놈들을 공격했다. 경찰의 기관총, 최루탄 등의 무차별 발사로 수많은 군중들이 희생되고 광장과 거리는 유혈이 낭자했다. 격노한 군중들은 경찰서의 외부 시설과 차량 등을 모조리 파괴 소각했다.

한편, 부산진경찰서를 둘러싼 봉기군중들은 기관총을 마구 쏘아대는 경찰과 약 3시간 동안이나 투석전으로 완강히 대항했으며, 많은 사상자를 내면서도 한 때 경찰서를 완전히 점거하고 무기고를 비롯한 기물, 서류를 파괴 소각했다. 다른 일부 봉기 군중들은 시 안의 관공서, 파출소, 소방서 등을 습격 파괴하거나 또는 불태우기 시작했다. 경찰과 관리들은 인민봉기에 질겁하여 도망치고 시내의 질서는 완전히 마비되었다. 극도로 당황한 괴뢰도당은 오후 4시 40분경 부산시 일대에 <경비계엄령>을 선포하고 중무장한 괴뢰군과 탱크까지 시내에 배치하고 대대적인 검거소동을 벌였다.

인민봉기의 불길은 전라남도 광주에서도 4월 19일에 세차게 타올랐다. 이날 광주고등학교 400여명의 학생들이 경찰의 간섭과 폭압을 박차고 시위에 나서자 시 안의 여러 학교 학생들이 이에 합세했으며, 시위대열은 시 중심구역으로 행진하면서 경찰 파출소들과 민족반역자들의 집들을 습격 파괴하기 시작했다. 투쟁이 확대되는 것을 막아보려고 적들은 오후 5시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했으나 군중들은 오히려 대중폭동으로 이에 대답하고 나왔다. 그들은 <광주 학생은 살아있다!> <광주학생사건에 봉기했던 선배들의 뒤를 따르자!> <이승만은 물러가라!> <마산 살인사건을 밝히라!> <협잡선거 물리치자!> 등의 구호를 부르짖으면서 폭동으로 넘어갔다. 폭동에는 1만여명의 학생들과 2만여명의 시민이 떨쳐나섰다.

폭동 군중들의 기세가 높아지자 괴뢰도당은 소방차를 동원하고 최루탄과 실탄을 발사하는 한편 수백명의 학생과 시민들을 체포하면서 폭동진압에 미쳐돌아갔다. 그러나 폭동 군중들은 돌로 적들과 대항하면서 경찰서, 도청회의실, 자유당 전라남도 당부를 비롯한 수다한 통치기관 및 반동단체의 건물들과 소방차, 경찰 백차들을 부수며 과감한 싸움을 벌였다. 광주에서의 투쟁은 20일에도 계속되었다. 봉기자들은 투쟁과정에서 경찰을 1명을 처단하고 42명에게 중경상을 입혔으며 28만 7천여환에 달하는 경찰통신시설에 피해를 주었다. 놈들의 야수적 만행으로 봉기자들도 사망자 7명, 부상자 45명, 피검자 1,300여명의 손실을 보게 되었다.

4월19일에 시작된 경기도 인천에서의 투쟁은 약 1주일 동안이나 치열하게 계속되었고 22~23일에는 폭동으로 번졌다. 시 안의 거의 모든 학생들을 망라한 약 1만 5천여명의 학생들과 1만여명의 시민들이 합세하여 여러 파출소, 자유당 인천시 당부, 반공청년단 경기도 본부, 인천시청, 시의회를 비롯한 수많은 건물들을 파괴했다.

남조선 인민들의 대중적 진출은 4월19일과 그 날을 전후해서 경상북도, 대구, 울릉도, 전라북도 전주, 이리, 군산, 충청북도 청주, 경기도 수원, 평택, 남조선 강원도 춘천을 비롯한 남조선 전역의 지방들로 확대되었다. 4월19일의 봉기에서 남조선의 청년학생들과 인민들은 꺽이지 않는 투쟁정신과 대중적 영웅주의를 발휘하고 슬기롭고 용감한 투쟁을 벌였다.

<4.19인민봉기>는 3월15일 이후에 진행되어 오던 남조선 청년학생들과 인민들의 투쟁을 남조선 전역을 휩쓰는 보다 높은 인민봉기로 전환시켰고 인민항쟁 발전의 새로운 단계를 열어놓았다. <4.19인민봉기>는 미제 식민지 통치의 아성을 밑뿌리로부터 뒤흔들어 놓았으며, 이승만 정권에 결정적 타격을 안기는 더욱 대규모 인민봉기를 불러일으킬 정치적, 정신적 터전을 닦아 놓았다. 그리하여 <4.19 인민봉기>는 이승만정권의 최후 멸망을 운명지어 놓았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었다. <...<4.19인민봉기>, <6.3 시위투쟁>같은 것은 얼마나 영광스럽고 용감한 투쟁입니까>(<김일성 저작집> 4권, 제2판, 147페이지)

<4.19인민봉기>는 참으로 영광스럽고 용감한 투쟁이었다. 그것은 남조선 인민운동사를 영웅 서사시로 수 놓았으며, 우리 민족사의 자랑으로 되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불굴의 투쟁 정신, 조국과 민족을 위한 희생적 투쟁, 발톱까지 무장한 적에 항거한 인민의 단결된 힘은 바로 4.19의 상징이다. 피 흘리지 않고서는 거둘 수 없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열매를 위해 맨 가슴을 원수들의 총탄 앞에 헤치고 달려나간 그 숭고한 정신은 자주, 통일,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는 남조선 인민들의 가슴마다 길이길이 살아있을 것이다.

3) 이승만 정권의 붕괴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었다. <1960년 4월에 일어난 남조선 학생청년들을 중심으로 하는 대중적 인민봉기는 미제의 오랜 잎잡이인 이승만의 괴뢰정부를 뒤집어엎었다. (<김일성저작집>4권, 제2판, 236페이지)

4.19 이후 남조선 청년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대중적 인민봉기는 이승만 정권을 뒤집어엎는데로 발전해갔다. 4.19 봉기에서 심대한 타격을 받은 미제는 무너지는 통치체계를 부지하기 위해 한편으로는 자기들의 작전지휘 하에 있는 괴뢰군을 인민봉기 탄압으로 내몰고 한편으로는 남조선 인민들의 투쟁을 무마하기 위한 교활한 속임수에 매달렸다.

미제는 4월 19일 남조선 사태에 우려를 표시한다는 성명을 내는가 하면, 괴뢰정부에 보낸<비망록>에서 지신들의 부추김 하에 조작된 선거가 <자유민주주의국가 답지 않은 것>이라느니 뭐니 했고, 그 이튿날 미국 대사 맥코노이는 괴뢰정부의 처사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시한다는 교활한 성명까지 냈다.

이것은 봉기의 창끝이 자기들에게 돌려지는 것을 두려워한 미제가 남조선을 파국에 몰아넣은 자신들의 책임을 괴뢰정부의 몇몇 우두머리들에게만 넘겨씌워보려는 흉악한 기만술책이었다. 이승만은 미제의 모략에 따라 4월 21일 그의 졸개 이기붕으로 하여금 날조된 부통령 당선을 사퇴케 하고 <각료총사퇴>라느 연극을 연출함으로써 인민들을 기만하여 대통령 감투를 눌러 써보려고 발악했다. 바로 이 때 미제의 우두머리들은 <이기붕의 사퇴가 남조선 정세를 안정시키는데 충분한 것으로 인정한다.>느니 뭐니 하고 지껄이면서 남조선 인민들을 속여버려고 꾀했다.

이러한 정세에서 우리 당은 미제와 그 앞잡이들의 모략을 짓부수고 남조선 인민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 성원하기 위한 대책을 세웠다. 4월21일 당 중앙위워회는 호소문 <남조선 인민에게 고함>을 발표했다. 호소문에는 미제가 남조선을 강점하고 있는 한 조국의 통일독립은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남조선 인민들에게 미군의 즉시 철거와 이승만 통치의 청산을 위해 억세게 싸울 것을 호소했다. 그리고 남조선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 북과 남의 각 정당, 시회단체 대표들로서 연합회의를 열 것을 제의했다. 우리 당의 호소는 싸우는 남조선 인민들에게 새로운 힘과 용기와 신심을 안겨주었으며, 그들을 파쇼 독재를 짓부수는 결정적 투쟁에로 고무했다.

4월 22일 남조선의 혁신정당을 비롯한 중간 및 일부 보수계 재야인사 68명은 시국에 관한 <선언문>을 발표하고 이승만이 권력의 자리에서 물러날 것, 3.15 부정선거를 다시 할 것, 국회의원은 자진 사퇴할 것, 학생 학살의 책임자와 하수인들을 체포 엄단할 것, 구속된 학생들을 즉시 전원 석방할 것, <계엄령>을 즉시 해제할 것 등을 요구했다. 다음날 <민주혁신당>의 명의로 발표된 성명에서도 위와 같은 요구가 제기되었다. 4월 25일에는 4.19 투쟁의 선봉에 섰던 청년학생들이 <4.19 청년학생동맹>을 조직하고 투쟁을 계속할 태세를 갖추었다. 같은 날 <4.19의거학생대책위원회>가 발족하여 (24일에 발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러한 정세 속에서 <비상계엄령> 하의 총검의 숲을 박차고 4월 25일부터 새로운 대중적 진출이 사작되었다. 새로운 진출의 신호로 된 것은 서울의 대학교수들의 투쟁이었다. 4월 25일 오후 서울의 여러 대학 교수 57명은 서울대학교 교수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학생들의 궐기는 민족정기의 표현이며 정의의 투쟁이다. 민족 참극을 초래한 대통령, 국회의원, 대법관은 총사퇴하라. 부정선거 다시 하고 구속학생 무조건 석방하라. 학살 만행자를 처단하고 부정축재자들을 처벌하라.>는 내용을 담은 <비상시국 타개>에 관한 14개항목의 <시국선언문>을 채택한 후 <학생들의 피에 보답하라>는 플레카드를 들고 시위에 나섰다.

예순이 넘은 노교수들이 플레카드를 들고 선두에 나서고 뒤따르는 교수들은 구호를 외치며 행진해 나가자 시 안의 교수들이 연달아 합류하여 대열은 400여 명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연도의 수많은 군중들이 그들에게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다. 국회의사당 앞에 이른 교수단 시위대열은 자기들이 결의한 <선언문>을 낭독하고 4.19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대학교수들의 시위진출은 학생들과 시민들을 크게 고무시켰으며 <비상계엄령> 밑에서 일시 막혔던 항쟁의 물길을 터놓았다. 항쟁의 대하는 또 다시 도도히 굽이쳐 흘렀다. 교수단 시위에 뒤이은 학생들의 시위는 삽시에 1천명에서 1만명으로 늘어났고 그들의 기세는 4.19의 그날과 같이 하늘을 찌를 듯했다. 학생들과 시민들은 국회의사당 앞으로 몰려들었다가 이기붕의 집과 내무부 청사 앞으로 행진했으며, 일부는 경무대를 향해 중앙청 앞까지 진출했다.

저녁 7시가 넘어서 탱크를 앞세운 괴뢰군이 광화문을 거쳐 의사당 앞으로 달려들었으나 시위군중은 그들을 맞받아 나갔다. 4.19 봉기에 혈육을 잃은 유가족들이 달려나와 <내 아들을 내놓아라>고 외치는가하면, 15살 전후의 소년이 윗저고리를 벗어던지고 탱크 앞으로 달려들면서 <쏠테면 쏘라!> <당신들은 우리를 쏠 수 있다. 그러나 당신들도 양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에게 간섭하지 말라!>고 외쳐 군중들을 격동케 했다.

기가 꺽인 괴뢰군은 광화문 쪽으로 후퇴했으나 군중은 탱크를 좇아 계속 앞으로 밀고 나가 탱크를 에워쌌다. 괴뢰군은 연막탄과 수백발의 총포 사격을 가해 사람들을 죽이고 쓸어 눕혔으나 노한 군중은 탱크를 완전히 점령하고 그 위에 올라가 <부정선거 다시 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시위를 계속했다. 시위는 폭동적인 투쟁을 동반하면서 확대되었다. 일부 시위 군중들은 이승만의 심복인 깡패 대장 임화수의 집과 그가 경영하는 평화극장을 파괴하고, 이어서 <3.15 부정선거>의 원흉들인 한희석과 최인규의 집을 때려부셨다. 이기붕의 집을 에워싸고 있던 200여명의 학생들은 경찰의 무차별 사격에도 불구하고 <이기붕 나오라!>고 외치면서 앉아 버텼다.

시 안의 여러 곳에서 군경들과 유혈적 격투를 벌이면서 시위를 진행하던 봉기군중들은 날이 샐 때까지 300~400명씩 대오를 지어 <이승만에게 죽음을 주라!> <이기붕에게 죽음을 주라!> <학생들이 흘린 피에 대하여 대가를 치르자!>고 외치면서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서울의 밤거리는 또 다시 애국의 붉은 피로 물들었다. 봉기 군중들의 습격으로 종로 1가, 종묘 파출소들이 불타고 명동, 의주로, 숭인동 파출소들이 파괴되었다.

25일의 온 밤을 투쟁으로 지새운 군중들은 26일 새벽부터 <이승만 물러가라!> <3.15 부정선거 다시 하라!>고 외치면서 국회의사당 앞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 수는 삽시간에 5만명을 넘고 10 만명을 넘었다. 시 안의 다른 곳들도 투쟁에 떨쳐나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서울의 거리와 광장들에는 50여 만의 폭동군중으로 뒤덮였다. 그리하여 대중의 진출은 서울 인민들의 투쟁에서나 남조선 인민들의 투쟁에서 일찌기 볼 수 없었던 대규모로 되었다.

<4.19의거 학생대책위원회>는 <조국강산에 뿌려진 젊은 피의 대가를 찾기 위해>리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자기들의 요구를 정부에 들이대었다. 계엄사령부는 시위 군중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서울 시청 앞에 4정의 기관총을 배치하고 최루탄을 쏘아대는등 갖은 만행을 감행했으나 군중들은 도리어 <너희들은 반역자인가!>고 소리치면서 놈들의 경비망을 뚫고 시위를 벌였다. <4.19 청년학생동맹> 대표 14명은 계엄사령관을 만나 괴뢰군과 경찰의 탄압에 강력히 항의했다.

시위 군중들은 도처에서 정부 기관과 경찰기관, 반동단체들을 습격했다. 이기붕의 집을 습격 점령한 수 백명의 봉기 군중은 부정축재한 그의 재물을 모조리 끌어내어 불태워 버렸다. 종로 일대에 모였던 군중들은 파고다 공원으로 몰려가 그곳에 있는 이승만의 동상을 넘어뜨리고 쇠줄로 목을 매어 오물차로 끌며 시내를 누비면서 행진했다. 약 5만 명의 군중이 동대문 경찰서를 습격했다. 놈들의 발포로 수 많은 희생자를 냈으나 봉기자들은 경찰서를 불 지르고 그곳의 무기들을 탈취했다. 서울방송국도 봉기자들의 포위 속에 들었다.

인민대중의 강력하고도 대규모적인 진출은 파쇼독재자가 의지하던 마지막 지탱점인 괴뢰군에게까지 동요를 일으키게 만들었다. 앙양된 군중들의 기세에 따라 군의 일부 병사들도 집단적으로 병영에서 떨쳐나와 애국의 편에 돌아서서 시위를 벌였으며, 봉기진압에 동원되었던 적지않은 병사들도 봉기자들에게 동정을 표시했다. 경찰은 마비상태에 빠졌다.

막다른 골목에 이른 이승만은 드디어 봉기자들에게 굴복하여 학생 및 시민 대표들과 만나는데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학생 및 시민대표들은 이승만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과 <3.15 부정선거>를 다시할 것 등의 요구 조건을 내놓았다. 이승만은 그 요구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오전 10시 이승만은 정부 공보실을 통해 자신의 사임 의사와 부정선거를 다시 하겠다는 공식발표를 하게 되었다.

거리와 광장들에서는 일시에 <우리는 이겼다!> <우리의 승리 만세!>라는 환성이 터져 올랐고, 그들이 부르는 승리의 노래 소리는 온 누리를 진동시켰다. 그러나 거리에서의 투쟁은 계속되었다. 싸움은 계속되었으나 이미 대세는 결정되었다.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군중을 해산시키려고 달려드는 탱크를 향해 수백명의 군중들이 <우리를 깔고 지나가라!>고 외치며 산악처럼 막아 나섰다. 소복을 입은 한 여인이 탱크에 기어 올라 만세를 부르자 군중들은 4대의 탱크에 올라타고 앉았다. 탱크들은 포신을 거꾸로 돌리고 군중들의 편으로 돌아섰다. 그리고 수많은 봉기자들을 태우고 시내를 누비며 달렸다.

10살 안팎의 초등학교 어린이까지 거리로 나와서 <우리 오빠, 누나에게 총부리를 돌리지 마세요>라고 쓴 플레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그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덕수궁 앞에 뻗치고 있는 군 탱크들을 맞받아 나갔다. 이 광경을 본 시민들은 물론 군 병사들까지 눈물을 흘렸다. 서울에서의 군경의 저항은 끝났다. 거리들에는 화물자동차와 버스 등에 산더미처럼 올라탄 학생들이 기세를 올리며 달리고 있었고, 연도의 군중들은 그들에게 열렬한 환호를 보내고 있었다.

정오가 지나면서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수만명의 군중이 참가한 대 군중집회가 열렸다. 군중집회에서는 이승만이 정권의 자리에서 물러날 의사가 아니니 당장 정권의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는 데로 나아갈 것을 호소했다. 10만 명의 군중이 다시 노도와 같이 경무대 앞으로 진출했다. <민족반역자 이승만을 때려 부수자!>라는 함성이 하늘 땅을 뒤흔들었다. 이 때 일부 군 병사들은 봉기자들에게 물까지 떠다주고 있었다. 경찰들은 모두 도망치고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후 3시경 경무대 당국자는 봉기 군중들 앞에 나타나 이승만이 이미 정권의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성명을 발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드디어 인민들의 요구는 관철되었으며, 미제의 침략도구인 이승만 정권은 타도되고야 말았다. 이 승리는 값비싼 희생의 대가로 얻어진 것이다. 25~26일의 봉기에서 봉기군중들은 9명의 희생자를 내고 287명의 중경상자를 냈다. 4월26일의 봉기는 서울에서의 투쟁에 고무되어 남조선 전역으로 확대되었다.

부산에서의 인민봉기에는 약 10만여명의 청년학생, 노동자, 도시주민들이 참가했으며 늙은이와 부녀자, 소년들까지 싸움에 나섰다. 봉기군중은 도청, 시청, 자유당 경상남도당부, 반공청년단 경상남도 단부 등을 파괴하고 서류들을 불태워버렸다. 부산에서의 항쟁이 얼마나 치열했는가는 이날 봉기군중 측에서 36명의 희생자와 326명의 부상자를 내고 적측에서는 경찰 81명이 중경상을 당하고 총액 1억 3,300만환의 재산 손실을 낸 것을 미루어 보아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 밖에도 대중적 봉기와 시위투쟁들은 경상남도의 진해, 울산, 진주, 전라남도의 광주, 목포, 전라북도의 전주, 남원, 충청남도의 대전(3만여명), 천안, 공주, 충청북도의 제천, 경기도의 인천, 남조선 강원도의 원주를 비롯한 남조선 전역의 여러 곳에서 벌어졌다. 3월15일에 시작되어 4월19일과 4월 25~26일에 절정에 이른 인민항쟁은 이승만 정권을 타도한 후 4월 27일부터는 다음 단계에 들어갔다.

4월 27일 <4.19 청년학생동맹>은 <동맹 결성 목적이 4.19의 결과를 마치 자기들의 공로처럼 선전하고 있는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있다.>는 것을 선포하고, 자유당 본부를 점거한 다음 동맹의 간판을 내걸었다. 그들은 서울시 안에 <정치범을 석방하라!> <현 국회는 즉시 해산하라!> <악질 친일파, 탐관 모리배들을 완전 제거하라!> <부정선거 관리 책임자들을 처벌하라!> <야당은 민중을 속이고 여당은 부패를 더욱 조장시켰다.> 는 등의 삐라를 수 많이 뿌리고 새로운 투쟁을 호소했다.

4월 27일부터 시작된 새로운 투쟁시기에 봉기 군중들은 주로 이승만 독재 잔재와 자유당 잔당 숙청 등을 투쟁의 전면에 내세우고 파쇼독재의 앞잡이들과 악질 관료배들을 청산하고 국회를 해산하고 <비상계엄령>을 철폐할 것을 요구하며 싸웠다. 이 투쟁은 서울, 부산, 광주 등 주요도시들은 물론 이때까지 인민봉기의 불길이 타오르지 않았던 지역들과 광범한 농촌지역들에서도 벌어졌다. 경상북도 경주에서 4월27일에 벌어진 시위와 폭동에는 3만5천여 명의 광범한 군중이 참가했다.

5월 2~3일 부산에서는 동아대학교를 비롯한 중고등학교 3만여 명의 학생들이 <썩은 국회 물러거라!> <학생이 흘린 피를 악용하지 말라!> <자유당은 해체하라!> <민주당도 믿을 수 없다!>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시위투쟁을 벌였다. 이에 앞서 4월 27일 부산에서 벌어진 시위투쟁에는 부산 부두 노동자 2만여 명이 <십장제도 없애고 착취행위 근절하라!> <어용 노조간부를 몰아내자!> <민주정치 바로잡자!>는 구호를 들고 대중적 시위에 떨쳐나섰다.

이 시기의 투쟁은 1960년 5월 8일까지 계속되었다. <3.15 부정선거>를 반대하는 것으로 발단하여 이승만정권의 모든 시책과 통치 질서를 반대하고 그의 타도를요구하는 데로 발전한 4월 인민봉기는 폭동적 성격을 띤 대중적인 정치 투쟁이었고 애국적인 반미구국 항쟁이었다. 4월 인민봉기에서 주동적 역할을 한 것은 청년학생, 지식인들이었으며, 그와 함께 도시의 소자산계급과 일부 노동자, 농민들이 참가했다. 4월 인민봉기는 처음부터 폭동적 성격을 띠고 벌어진 적극적인 투쟁이었다. <마산봉기>와 <4.19 인민봉기>는 처음부터 폭동으로 넘어가서 싸운 것이 투쟁의 주된 흐름이었다.

3월 15~4월 26일 사이의 투쟁 참가자 100만여 명 중에서 폭동적인 투쟁에 참가한 군중은 96만여 명에 이르렀다. 이 폭동적 진출은 부분적으로 혁명군중의 무장투쟁을 동반했다. 인민봉기에는 청년학생들과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지식인들과 여성들, 심지어는 소년들과 노인들까지 광범한 군중이 참가했고 서울, 마산, 부산, 광주, 대구, 인천, 대전, 전주, 춘천, 목포, 청주, 수원, 경주, 울산 등 주요 도시들과 울릉도, 거제도,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남조선의 거의 전 지역이 포괄되었다. 4월 인민봉기에는 남조선의 80여개 지역에서 135만 명의 광범한 대중이 참가했다. 거기에는 300여 개의 각급학교들이 망라되었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었다. <남조선 인민들은 4월 봉기에 의해 미제의 오랜 앞잡이인 이승만 정권을 때려 엎었으며 미제의 식민지 통치에 다시 한번 커다란 타격을 주었습니다.> (< 김일성 저작집> 4권, 제2판, 303 페이지)

남조선 인민들은 4월 인민봉기를 통해 이승만 정권을 때려 엎음으로써 제국주의자들의 식민지 통치에 커다란 타격을 주었다. 4월 인민봉기는 남조선의 광범한 인민대중이 미제의 식민지 예속화 정책과 민족분열 정책을 한결같이 반대 배격하고 있다는 것을 뚜렷이 보여주었으며 미제의 식민지 통치를 실제상 붕괴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었다.

이승만정권의 붕괴는 파쇼독재로써 남조선 인민들을 야만적으로 억압하고 착취하던 미제와 그 앞잡이들의 모든 반인민적 정책의 파산을 의미했으며, 조선의 통일을 반대하고 악명 높은 <북진> 소동에 매달리던 놈들의 반민족 정책의 파산을 의미했다. 그것은 또한 남조선을 <민주주의 전시장>으로 광고해오던 미제의 모략적 허구도 만천하에 폭로하고 미제야말로 자유와 민주주의의 교살자이며 파쇼와 독재를 부추키는 원흉임을 온 세계에 드러내 놓았다.

남조선 인민들의 4월 인민봉기는 자주성을 지향하는 세계사의 흐름을 떠미는데 이바지했으며, 자유와 민족 자주권을 위한 아시아와 세계 인민들의 투쟁을 고무했다. 터키, 일본, 남부 월남, 대만의 청년학생들과 인민들은 <이승만 정부를 타도한 남조선 학생들을 찬양한다!> <영웅적 남조선 인민들을 본받자!> <일본의 이승만- 기시를 때려눕히자!>라는 구호를 들고 미제에 추종하는 멘데레스와 기시 반동정부, 고딘 디엠 독재정권을 반대하는 대규모 투쟁을 완강히 벌였다.

미제의 식민지 통치와 침략정책에 커다란 타격을 가한 4월 인민봉기는 우리 인민의 혁명적 기개를 온 세계에 떨쳤고 자주성을 지향하는 우리 시대의 해방투쟁의 역사에 빛나는 한 페이지를 수놓았다. 이 영광스러운 투쟁에서 발휘한 남조선 인민들의 영웅적 기상은 민족의 태양이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품을 그리는 그들의 불같은 지향의 산물이었다.

투쟁의 광장에 나선 남조선 인민들 속에는 사랑하는 아들과 아들의 전우들을 투쟁 대오에 내보내면서 10년 동안 농속에 소중히 간직해 두었던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 동지의 초상화를 받들어 우러르며 그이의 높은 뜻을 가슴에 새겨 나라를 사랑하고 난관 앞에 굽힘없이 싸우라고 신신당부하는 어머니가 있었다. 인민군대가 남조선을 해방시켰던 감격의 그날에 모셨던 때로부터 10년간, 파쇼의 모진 광풍 속에서 고이 간직해온 이 초상화는 원수들이 제 마무리 미쳐 날뛰어도 남조선 인민들의 심장마다에 끓어 넘치는 경애하는 수령님에 대한 다함 없는 흠모의 정과 오직 그이만을 믿고 따르려는 그들의 충성의 붉은 마음을 지워버릴 수 없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4월의 광장에 굽이친 투쟁의 격랑은 민족의 태양 김일성 장군님을 끝없이 흠모하며 그이의 품속에서 살기 위해 억세게 싸우는 남조선 인민들의 힘과 지향이 하나의 대하로 합류된 결과였다. 영광의 탑으로 높이 솟은 4월 인민봉기는 남조선 인민운동 발전에서 획기적인 이정표가 되었다. (이상 226~252 페이지 발췌 )* [ 4월 인민봉기의 역사적의의, 그 경험과 교훈]이 뒤에 서술되어 있슴. 
 
4.19 제1선언문 / 서울대학교 학생회

自由의 鐘을 亂打하는 打手의 一翼을

상아의 진리탑을 박차고 거리에 나선 우리는 질풍과 같은 역사의 조류에 자신을 참여시킴으로써 이성과 진리 그리고 자유의 대학 정신을 현실의 참담한 박토에 뿌리려 하는 바이다. 오늘의 우리는 자신들의 지성과 양심의 엄숙한 명령으로 하여 사악과 잔학의 현상을 규탄광정하려는 주체적 판단과 사명감의 발로임을 떳떳이 선명하는 바이다.

우리의 지성은 암담한 이 거리의 현상이 민주와 자유를 위장한 전제주의의 표독한 전황에 기인한 것임을 단정한다. 무릇 모든 민주주의의 정치사는 자유의 투쟁사다. 그것은 또한 여하한 형태의 전제도 민중 앞에 군림하는 “종이로 만든 호랑이” 같이 헤설픈 것임을 교시한다. 한국의 일천한 대학사가 적색전제에의 과감한 투쟁의 거획을 장하고 있는 데 크나큰 자부를 느끼는 것과 꼭 같은 논리의 연역에서 민족주의를 위장한 백색전제에의 항의를 가장 높은 영광으로 우리는 자부한다.

근대적 민주주의의 기간은 자유다. 우리에게서 자유는 상실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아니 송두리째 박탈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성의 해안으로 직시한다. 이제막 자유의 전장엔 불이 붙기 시작했다. 정당히 가져야 할 권리를 탈환하기 위한 자유의 투쟁은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가고 있다. 자유의 전역은 바야흐로 풍성해가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와 민중의 공복이며 중립적 권력체인 관료와 경찰은 민주를 위장한 가부장적 전제권력의 하수인으로 발벗었다. 민주주의의 이념의 최저의 공리인 선거권마저 권력의 마수앞에 농단되었다. 언론 출판 집회 결사 및 [사상의 자유]의 불빛은 무식한 전제권력의 악랄한 발악으로 하여 깜박이던 빛조차 사라졌다.긴 칠흙과 같은 밤의 지속이다.

나이 어린 학생 김주열의 참시를 보라! 그것은 가식없는 전제주의 전제주의 전황의 발가벗은 나성밖에 아무것도 아니다. 저들을 보라! 비굴하게도 위하와 폭력으로 우리들을 대하려 한다. 우리는 백보를 양보하고라도 인간적으로 부르짖어야 할 같은 학구의 양심을 강렬히 느낀다. 보라! 우리는 기쁨에 넘쳐 자유의 횃불을 올린다. 보라! 우리는 캄캄한 밤의 침묵에 자유의 종을 난타하는 타수의 일익임을 자랑한다. 일제의 철퇴아래 미칠 듯 자유를 환호한 나의 아버지 나의 형들과 같이...

양심은 부끄럽지 않다. 외롭지도 않다. 영원한 민주주의의 사수파는 영광스럽기만 하다. 보라! 현실의 뒷골목에서 용기없는 자학을 되씹는 자까지 우리의 대열을 따른다. 나가자! 자유의 비밀은 용기일 분이다. 우리의 대열은 이성과 양심과 평화, 그리고 자유에의 열렬한 사랑의 대열이다. 모든법은 우리를 보장한다. 

**********************

 ***************

전광훈은 이상한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