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오후 3시 지하철 1호선 회기역 여자화장실. 두 여대생이 각자의 휴대전화를 들고 통화를 하느라 온 화장실이 쩌렁쩌렁 울렸다. 여학생들은 휴대전화를 충전하면서 통화 중이었다. 학생들은 화장실의 핸드 드라이어 전원 코드가 꽂혀 있던 콘센트에 휴대전화 충전기를 꽂아 놓고 있었다.

스마트폰 1500만 시대, '스마트 충전족'이 등장했다. 스마트폰은 기존 휴대전화보다 배터리 수명이 짧기 때문에 사람들은 기회만 나면 충전을 하려고 한다. 화장실, 복도, 강의실, 도서관, 카페 가릴 것 없이 충전기 코드를 꽂을 수 있는 곳이면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모습을 손쉽게 볼 수 있다.

노트북 사용자들로 붐비던 콘센트가 가까운 카페 좌석도 스마트폰 충전족이 점령했다. 심지어 공공화장실의 비데나 핸드 드라이어를 꽂는 콘센트, 지하철 역사 안도 이들 차지다.

지하철 4호선 과천역 복도에서 스마트폰을 충전하고 있던 김연수(15·중학생)양은 "동영상 몇 개만 보면 금방 배터리가 닳아서 수시로 충전을 해줘야 한다"면서 "요즘 스마트폰을 쓰는 친구들은 거의 다 충전기를 들고 다닌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지하철 역사의 환경미화원 김명자(50)씨는 "몇 달 전부터 화장실에서 휴대전화를 충전하는 사람들이 늘어 골치가 아프다"라며 "충전 뒤 다시 핸드 드라이어를 꽂아 놓지 않는 바람에 항의하는 이용객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아미(23)씨는 최근 스마트폰 때문에 카페를 더욱 자주 가게 됐다. 전화를 자주 쓰는 편인 김씨는 "휴대전화 배터리가 닳아가면 초조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카페를 가게 된다"고 했다.

실제로 스마트폰은 기존의 휴대전화와 비교할 때 배터리 소모가 많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은 일반 휴대전화보다 화면도 더 크고 사용자가 다양한 기능을 한번에 사용하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가 빠르다"라고 말했다. 똑같은 통화를 하더라도 데이터망 이용 등 기능이 많은 스마트폰이 훨씬 배터리가 빨리 닳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