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대통령에 출마한 노무현 후보는 선거유세에서 "남북관계만 잘되면 다른 것은 다 깽판 쳐도 좋다"고 외친 바 있다.
그는 대통령이 된 뒤 5년 임기동안 안보 외교 경제 등 국정전반과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분야를 충분히 그리고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깽판쳤다.
그렇다면 남북관계는 잘 됐느냐? 그것마저 국가 안보와 국가적 자존심을 깽판쳐 버린 것에 불과했다. 우리 헌법의 기본정신과 국가보안법, 군의 주적개념(主敵槪念)까지 깽판쳐 버리고 비굴할 정도로 북한에 끌려 다니며 퍼주기만 했을 뿐, 얻은 것은 아무 것도 없지 않았는가?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가 다 끝나 가는 마당에도 입만 열었다하면 깽판치기요, 살펴봤다하면 깽판 칠 생각만 하는 사람 같다.
그는 "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 개편 내용이 내 철학과 소신에 충돌해 여기에 서명하고 수용할 수 있을지 책임 있는 대통령으로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청와대 대변인은 "상황진전에 따라 국회재의(國會再議) 여부를 논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함으로써 대통령이 정부조직 개편안을 거부할 수 있다는 뜻으로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 대표조차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내비친 대통령을 향해 "적절치 못하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고, 청와대측은 손 대표를 향해 "지도자로서의 자세가 의문스럽다"며 공격하는 등 靑瓦臺와 與黨이 충돌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오죽했으면 당에서, 대통령이 "적절치 못하다"고 까지 했을까? 자신의 구상과 책임아래 국정을 이끌어 가야할 새 대통령의 영역에 대해 임기가 다 끝나가는 대통령으로서 도와주지는 못 할망정 바지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지려는 것은 무슨 심보인가?
"정부조직 개편 내용이 자신의 철학과 소신에 충돌한다"고 했는데 지금 국민들은 노무현의 국정 철학과 소신에는 아무 관심도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넌덜머리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시는가? 국민 절대 다수의 압도적인 요구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의미를 아직도 모르시는가? 그것은 바로 좌파정권 10년의 깽판 끌어내기, 다시 말해서 나라 살리기였던 것이다.
"책임 있는 대통령으로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은 또 무슨 말씀인가? 책임 있는 대통령이 지난 5년 동안 국정을 그 지경으로 이끌어 왔단 말인가? 지난 5년 동안은 뭘 하시다가 이제 와서 책임을 이야기 하시는가? 전봇대 하나 못 뽑더니...
대통령이 재임 기간 동안 말씀한 모든 내용과 국정의 결과는 후세에 길이 남을 역사기록이며 역사평가의 중요한 자료이다. 따라서 대통령은 오늘을 생각하고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역사를 의식해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인들과는 다른 특별한 사명을 띈 사람이 대통령이다.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의 역사자료를 토대로 몇몇 대통령을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고 치자.
"李承晩; 대한민국을 세우고 자유 민주 국가의 기틀을 만든 대통령/, 朴正熙; 5000년 가난을 물리치고 번영하는 대한민국의 경제적 토대를 만든 대통령/, 金大中; 친북굴종의 실마리를 만들고 스스로 그 올가미를 쓰기 시작한 대통령/, 盧武鉉; 임기 내내 막말을 퍼붓고 국정전반을 깽판 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 평가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고 이의(異意)를 제기하겠는가?
역사적 사실에 대해 정치적으로는 해석과 평가를 달리하는 경우가 있을지라도 역사의 평가는 왔다 갔다 하지 않는다. ´정치적으로는 용서가 있을 수 있지만 역사적으로는 용서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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