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法 여부 따지지 말자는 人權委의 ‘人權 궤변’
=문화일보 사설=
공권력과 촛불집회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의 27일 최종 결론은 헌법·법률을 준수해야 하는 국민의 의무를 간과했다는 점에서 위헌적이라는 것이 우리 판단이다. ‘촛불집회에서 경찰의 과잉·폭력 진압으로 집회 참가자의 인권이 침해당했다’는 진정이 제기된 7월11일 이후 3개월 넘게 좌고우면(左顧右眄)해온 인권위가 “불법 여부를 떠나 경찰의 인권침해가 명백하다”고 정리한 것은 국가의 존립과 기능은 국민의 국법질서 준수의무를 당연한 이념적 기초로 하고 있다는 헌법정신에 대한 심각한 배반이기 때문이다.
인권위는 ‘공권력 행사의 한계’, 곧 ‘경찰력 최소의 원칙’을 강조했다. 그것은 ‘경찰관의 직권은 그 직무수행에 필요한 최소한도 내에서 행사되어야 하며, 이를 남용해서는 안된다’는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조 2항의 반복이며, 우리 역시 공권력 일부가 그 법금을 어긴 경우 당연히 문책받아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경찰력 최소의 원칙을 무한확장해 인권위가 “집회·시위가 불법이더라도…”라는 ‘면죄부’를 발부하는 것은 스스로 법치를 부인하는 ‘인권 궤변’밖에 안된다.
인권위는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까지 저버리고 있다. 헌재는 “공공의 질서에 관한 법익 침해의 명백한 위험이 있는 집회·시위까지 집회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보호하는 것이 헌법이 아니다”(1992.1.28), 대법원 또한 “집회의 자유도 스스로 한계가 있어 무제한의 자유가 아니다”(1991.11.12)고 선언해왔다. 하지만 5월 초순 이래 석달의 촛불집회가 ‘공공의 질서’ 내지 ‘집회의 자유의 한계’와 무관하다는 식과 다를 것 없는 결정을 내린 인권위에 대해 시위대가 폴리스라인을 넘어서면 폭도로 규정돼 무차별 제압당하는 선진 각국의 경찰력을 아느냐고 질책하기에 앞서 우리는 연간 예산으로 국민 혈세 200억원을 쓸 자격이 있는지부터 묻고 싶다.
아니다. 진정을 접수한 7월11일 그날 금강산 관광객을 저격한 북한군 범행에 대해선 여태 침묵해온 인권위에 무엇을 더 묻고 말고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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