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에 나간 북한의 간호사와 건설인력이 북한 당국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이들의 가족들을 통해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의 민주화시위 소식이 북한 내로 유입돼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리비아 파견 인력의 가족에게서 입수된 시위 소식은 대학가와 장마당을 통해 지방으로까지 퍼져나가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당국은 개통된 지 두 달 밖에 안된 일부지역의 휴대전화 통신을 모두 차단하고 나섰다. 또 대학기숙사까지 감시인력을 파견했다.

이와 관련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양강도의 대학생 소식통을 인용해 "아프리카와 중동의 나라들에서 연쇄적인 주민폭동이 일어나 정권이 뒤집히고 있다는 소식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중동과 아프리카 소식은 평양의 친척과 휴대전화를 가진 주민들을 통해 22일부터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리비아에 파견된 북한 인력은 200명 가량으로 현재 리비아에 그대로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이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전세기 파견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은 민주화 시위 소문이 지방으로까지 빠르게 확산되자 각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실시하던 기숙사 점검에까지 보위원과 보안원을 참가시켜 학생들의 동태를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FA의 양강도 대학생 소식통은 "각 대학마다 1명씩이던 보위지도원을 4명씩으로 늘리고 대학담당 보안원들을 새롭게 배치해 기숙사를 비롯한 대학생들의 활동을 일일이 감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함경북도 회령시의 소식통은 "장마당에 보안원과 경무관(헌병)들이 쫙 깔렸다"며 "또 휴대전화를 차단하는 것은 물론이고 통신장비 과부하를 구실로 간부들을 제외한 일반인들의 집 전화도 당분간 차단한다는 방침이어서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