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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파장…시청자들 "한국축구 미래 암담하다"
[고뉴스 2005.09.28 13:00:21]

(고뉴스=백민재 기자) 지난 27일 방영된 MBC 'PD 수첩'의 내용에 대해 시청자들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회장님의 왕국, 대한축구협회'라는 부제의 이날 방송은 대한축구협회의 감춰진 비리와 축구협회를 둘러싼 의혹을 집중 조명했다.

제작진은 축구협회의 조중연 부회장과 가삼현 대외협력국장을 비롯, 많은 축구 관계자들의 인터뷰와 제보를 통해 축구협회를 둘러싼 의혹에 관해 다뤘다.

이날 방영된 'PD수첩'의 내용은 축구 팬들을 경악시킬 만한 내용들이었다.

'PD수첩'의 방송 내용에 따르면, 기술위원회 주도로 외국인 감독 선임 절차가 진행되기보다는, 대한축구협회 내의 핵심인사들에 의해 사실상 신임 감독이 결정되고 기술위원회는 이를 사후에 추인하는 형식이었다는 것.

제작진은 방송에서 " 정몽준 회장 체제가 13년간 이어져오면서 기술위원회를 포함한 대한축구협회 내의 많은 의사결정 기구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며, 정 회장의 의사를 사후에 추인하는 '거수기'로서의 역할만을 하고 있다"며 축구협회 운영의 비민주성을 지적했다.

'PD 수첩'은 협회에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했다는 이유로 더 이상 축구계에 발붙일 수 없게 된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방영했다.

또 대한축구협회가 아니라 '현대축구협회'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인 상황에서 축구협회 안에서 터져 나오는 불만의 목소리와 축구협회의 불투명한 재정상태를 문제삼았다.

또 제작진은 전․현직 기자들의 증언을 확보, 대한축구협회의 언론 홍보전략도 다뤘다. 이 때문에 대한축구협회나 정 회장을 비판하는 기사가 보기 힘든 점을 지적했다.

제작진은 심지어 정몽준 축구협회 회장을 비판하는 기사가 언론사 사주를 통해 기자도 모르게 삭제되는 경우도 있다고. 특히 모 일보의 경우, 정 회장의 이미지에 좋지 않은 기사를 내보냈다는 이유로 현대 기업 광고가 끊어진 사실을 보도했다.

사상초유로 대한축구협회 임원이 이번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시점. 이날 'PD수첩'을 본 시청자들은 "한마디로 충격적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방송이 나간 후 시청자들은 "PD 수첩 제작진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한 축구 팬은 "수년 전부터 축구협회 개혁의 필요성을 느껴왔는데, 이렇게 PD수첩에서 저희 축구팬들의 의견을 대신 해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라는 의견을 남겼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정몽준 회장은 축구를 더 이상 자신의 정치선전에 이용해선 안된다"는 의견이 빗발쳤다. 한 시청자는 "현재의 축구협회는 진정으로 한국 축구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이들의 단체가 아니라, 한사람을 위한 개인 사조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았다"라는 의견을 남겼다.

언론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한 시청자는 "보나마나 이미 길들여진 신문들은 '월드컵본선도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축협을 흔드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될까'라는 논조의 기사를 보낼 것"이라며 꼬집었다.

또 다른 시청자는 "언론에 재갈을 물린 축구협회가 법인화조차 거부하고 한사람의 사조직으로 있는 한 한국축구의 미래는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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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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