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은 2012년 서울시 예산을 올해보다 5.9% 늘어난 21조7973억원으로 편성했다. 박원순 시장이 강조한 복지 예산은  26%가 늘어난 5조1646억원이다. 그러나 시민들의 부담이 1인당 8만6000원 늘어나고, 오세훈 시장이 추진하던 숙원사업이 취소되어 시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복지, 일자리, 시민안전에 초점

10일 서울시가 확정한 ‘2012 희망 서울 살림살이’ 예산안은 복지, 시민안전, 일자리 3대 분야에 대한 예산이 대폭 느는 것이 특징이다. 박 시장이 강조한 복지 예산은 5조1646억원으로, 올해보다 6045억원 증가했다. 전체 예산 중 차지하는 비율도 올해 24%에서 26%로 늘어났다. 안전부문 예산은 44.3% 증가한 7395억원, 일자리 부문 예산은 14.7% 늘어난 2176억원으로 잡혔다.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건 공공임대주택 공급,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제 관련 예산 등은 1순위로 배정했다. 또 202억원을 들여 ‘전세보증금센터’를 설치해 세입자 간 입주와 퇴거하는 날이 달라 발생하는 비용을 해결하도록 했다.

청년 벤처사업가와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을 지원하는 사회투자기금(800억원)도 조성했다. 이 기금은 중소기업육성기금 300억원, 기업 등의 ‘협찬’ 500억원으로 채울 계획이다.

◆오세훈 전 시장의 토목 사업에 제동

오세훈 전 시장이 추진하던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대부분 취소 시켰다. 총 사업비 6735억원 중에 551억원이 이미 투입된 한강예술섬 사업은 나중으로 미뤄졌다. 경기도와 서울을 관통하는 서해뱃길 사업(1757억원) 도 전액 삭감하여 원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출퇴근 시간 만성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1조3300억원)과 강변북로 성산대교∼반포대교 구간 확장 사업(9880억원)도 유보됐다. 상암DMC의 IT컴플렉스(2026억원), 동대문디자인플라자(4326억원) 건립 사업은 내년으로 잡혔던 완공 시점이 2013년으로 늦춰졌다. 

건설 관계 전문가들은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공사, 강변북로 공사, 상암 IT컴플렉스 사업, 한강르네상스 사업, 서해뱃길사업 등 3조원에 달하는 건설공사가 취소되거나 유보되어 건설경기 활성화에 큰 지장을 주게되었다며 우려하고 있다.

와 서울시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업조정회의’를 꾸려 유보됐거나 시행시기 조정 대상인 이들 사업의 중단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양화대교 구조개선 공사 역시 사업조정회의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민 세금부담 지자체 중 최고

서울시의 예산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1조2123억원 증가하는 만큼 서울시민의 세금 부담이 커진다. 내년 서울시민 1명이 부담할 세금은 122만6000원으로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많다. 반면 시민 1명에게 편성된 예산은 6만4000원 늘어난 147만4000원으로 13위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핀란드나 스웨덴은 중산층이 세금의 50% 정도를 부담하고 있다. 그 사람들이 정부에 대한 신뢰가 있어 조세저항이 없다. 모든 것은 신뢰의 문제이고 실질적으로 삶의 질이 개선됐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규모 토목 예산 삭감으로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과 강변북로 확장 사업이 유보된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 특히 동북권 지역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이 유보되어 주민들이 크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