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이 겁나요"
[문화일보 2004.12.16 11:13:59]
(::내년 2월 졸업예정자 취업률 21%그쳐::)
내년 2월 서울 D대학 생물학과를 졸업할 예정인 김모(27·남)씨
가 올 한해동안 작성한 이력서는 무려 100통이 넘는다. 우편접수
로 20여번, 온라인으로 80여번에 걸쳐 입사원서를 제출했지만 번
번이 퇴짜를 맞았다. 졸업과 동시에 ‘백수’ 대열에 합류하는
운명을 맞게 된 김씨는 다급한 마음으로 최근 모여행사의 해외취
업 프로그램에 가입했다.
서울 K대학 신문방송학과를 내년 2월 졸업하는 윤모(24·여)씨는
최근 호주 어학연수를 준비중이다. 지난 여름 이후 원서를 넣은
기업수는 50군데가 넘지만, 면접을 본 곳은 단 한곳 뿐이었다.
윤씨는 “갖은 아이디어를 짜내 이력서를 만들어 봤지만 취업 문
턱이 높다는 것만 확인했다”며 “졸업과 동시에 인생의 낙오자
가 되는 기분”이라고 한숨을 지었다.
내년 2월 대학 졸업 예정자의 10명중 8명 가량이 취업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 여파로 기업들의 신규채용규모는 해
마다 줄어들고 있어 ‘졸업〓백수’라는 등식이 갈수록 일반화되
고 있는 셈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 신규채용규모를 올해수준으로
동결하거나 줄일 것이라는 기업이 87.1%에 달해 사회 초년생들
을 더욱 좌절시키고 있다.
16일 채용정보업체 잡링크가 내년 2월 졸업 예정자 1894명을 대
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취업에 성공한 구직자는 21.6%에 불과
했다.
지난 2월 4년제 대학을 졸업한 2271명중에는 64.5%가 취업에 성
공했지만 이중 ‘비정규직’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구직자의
비율이 37.4%에 달했다. 이들이 취업때까지 낸 입사지원서는 평
균 26.3회이며, 40회를 넘는 비율도 29.2%에 달했다.
갈수록 바늘구멍이 되고 있는 취업시장때문인지 졸업예정자들의
나이가 많아지는 ‘구직자의 노령화’ 현상은 이미 새로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스카우트(www.scout.co.kr)가 최근 자사
홈페이지에 이력서를 등록한 신입회원들의 대학 졸업연도와 나이
를 분석한 결과 올해 졸업자의 평균연령은 남성 28.1세, 여성 24
.7세로 지난 2001년에 비해 0.4~0.7세까지 높아졌다.
실제 2001년에는 남성의 62.9%가 27세에 졸업한 반면 2004년에는
21.5%만이 27세에 졸업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잡링크 한현숙 사장은 “신규채용은 줄고 수시채용이 늘어나는
현상이 늘면서 신입 구직자에 대한 ‘취업문’이 더욱 좁아지고
있다”며 “실무경험을 쌓는 등의 다각적이고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s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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