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추가고발키로, 설훈 폭로 청와대 배후 밝혀지나?
송 검찰총장 ‘20만 달러 수수설’ 배후 관련자 수사 가능성 밝혀 송광수 신임 검찰총장이 민주당 설훈 의원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20만 달러 수수설’ 폭로과정 의혹에 대해 재 수사할 가능성을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 20만달러 수수설'의 제보자가 청와대 비서관"이라고 밝혀 파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민주당 설훈 의원이 28일 국회 본회의에 출석, 자리에 앉아 있다.
송 총장은 3일 취임식을 갖고 기자들과 만나 “취임 직전 서영제 서울지검장에게 ‘20만 달러 수수설’에 대해 의혹이 있는데 왜 수사를 하지 않느냐고 물은 일이 있다”며 “서 지검장은 ‘이 사건은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검찰이 나서서 수사하기는 힘들지만 피해자측에서 추가 고소를 해주면 (재수사 착수가) 아주 쉽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임광규 변호사의 설명에 따르면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란 쉽게 풀이해 “사건의 피해자가 처벌을 막지 않는 한, 자동으로 처벌이 가능한 죄”이다.
따라서 송 총장의 이번 발언은 명예훼손의 피해자인 이회창 전 총재 측 인사나 한나라당이, 설 의원의 폭로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김현섭 전 청와대민정비서관 등을 추가로 고소·고발하면 적극적으로 재수사가 가능함을 시사한 것이다.
이는 “민주당 설훈 의원 이외의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계획이 없다”고 밝힌 기존의 검찰 입장을 뒤집은 발언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설훈 폭로극’에 2명의 청와대 관계자 연루 경위
지난 2월 ‘20만 달러 수수설’을 폭로해 명예훼손 및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민주당 설훈 의원은 지난 27일 서울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자신이 폭로한 내용의 제보자는 전 청와대 비서관인 김현섭씨”라고 밝혀 큰 파장을 일으켰다.
설 의원은 “김현섭 전 비서관은 이 내용을 김희완 전 서울시 정무부 부시장에게서 들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김희완씨는 이를 부인하고 거꾸로 김현섭씨가 자신에게 ‘20만 달러 수수설’을 특정 언론사 기자에게 폭로하도록 권유했었다고 주장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작년 설 의원이 ‘20만 달러 수수설’을 폭로한 다음날 서울강남의 한 일식집에서 김희완씨와 김현섭씨가 만나는 자리에, 설 의원과는 인척관계인 김한정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함께 만난 사실이 확인되는 등 ‘설 의원의 폭로’에 이들의 관여여부가 의심되는 증거가 하나 둘 드러나고 있는 중이다.
김한정 전 청와대 부속실장은 80년대 후반 평민당 시절부터 김대중 전대통령의 비서로 가장 가까이서 보필해왔으며 지금도 동교동에서 비서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설 의원의 이번 ‘20만 달러 수수설 폭로’과정에 청와대 관계자 2명이 연루된 것으로 밝혀져, 당시 청와대 윗선의 배후조정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과 함께 이들의 조직적 개입여부가 의혹으로 번진 상태다.
당시 한나라당은 “이 문제는 현 정권의 정통성과 직결된 만큼 노 대통령 스스로 철저한 수사를 지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 특검을 통해서라도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바 있다.
한나라당 김현섭 김한정 고발키로 결정, 청와대 배후설에 촉각
한나라당은 법률 검토 작업을 거쳐 조만간 김현섭 전 비서관과 김한정 전 실장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박종희 대변인은 “지난해 이미 설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상태지만, 20만 달러 수수의혹 폭로 과정에 청와대가 깊숙이 관여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만큼 원점에서 다시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용수 부대변인은 오늘 논평에서 “검찰이 밝힌 것은 소극적이라는 느낌은 있지만 다행”이라며 “민주당 정권이 통째로 나선 정치공작 사건이기 때문에 범죄증거를 인멸하고 도주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검찰은 설씨 등 관련자들을 즉각 구속 수사해야 하며, 이를 사주하고 함께 실행에 옮긴 배후나 공범에 대해선 권력의 눈치를 보지말고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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