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間島 영유권 문제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중·러·일 등 주변국간의 영토분쟁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한·일간의 독도와 일·중간의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釣魚島], 일·러간의 북방 4개 섬 영유권 분쟁이 그것이다. 간도문제 역시 한·중간의 최대 현안으로 대두될 조짐이다. 게다가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연해주는 우리의 대응 여하에 따라 언제든 분쟁지역이 될 여지가 있다.

이들 중 일본은 영유권 분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일본은 독도 영유권과 동해의 ‘일본해’ 표기를 고착화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본격적으로 거론할 채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 외무성은 약 78억원의 특별예산을 편성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잦은 독도영유권 주장 발언과 러시아가 점유하고 있는 북방 4개 섬의 전격 시찰 등을 보더라도 일본의 영유권 주장은 말로만 끝날 일이 아닌 것 같다.

중국 역시 이에 못지않다. 최근 불거진 고구려사의 중국사 편입 기도는 단순히 역사왜곡 차원이 아니다. 고구려사를 중국의 변방 역사로 귀속함으로써 간도지역 점유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있다. 곧 장차 제기될 간도 반환요구를 사전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간도협약은 원천 무효”

이러한 때 국회의원 59명은 “중국에 간도 땅을 넘겨준 청·일간 간도협약은 원천 무효”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일제가 자국 영토도 아닌 조선의 간도 땅을 임의로 청나라에 넘겨준 것은 국제법상 효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극히 바른 인식이고 현명한 결단임에는 틀림없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1960년대에 체결된 중국·북한간 비밀조약 등 간도문제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무관심, 무대응으로 일관해 왔다. 이는 독도문제 처리 방침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런 이유로 국회는 지난 1983년에도 ‘백두산 영유권 확인에 관한 결의안’을 제출한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이번 결의안은 의미가 다르다. 국회는 중국정부의 고구려사 편입 시도와 맞물려 어떤 형태로든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간도의 역사는 우리 민족의 역사다. 고조선 건국의 근거지이기도 하지만 고구려, 발해가 만주 일대를 무대로 융성함을 거듭했던 중심지다. 적어도 1627년 조선과 당시 금나라 사이에 강도회맹(江都會盟)을 맺고 압록강, 두만강 주변을 완충지역으로 설정하기까지는 우리 민족의 독점적인 무대였다. 이후 이 지역을 놓고 100여 년간 청나라와 크고 작은 다툼이 있었다. 결국 양국은 1712년에 백두산 정계비(定界碑)를 세워 경계로 삼았다. 그러나 이후에도 조선과 청나라간의 분쟁은 정계비 비문 해석 차이와 간도지역 주권행사를 놓고 극도로 악화됐다.

이후 조선을 강점한 일제는 만주 철도부설권과 무순탄광 채굴권을 얻는 대가로 간도를 청나라에 양도했다. 1909년 청·일간에 체결한 ‘간도협약’에 의해서다. 일제는 대륙진출과 경제적 실익을 챙기기 위해 간도를 이용한 셈이다.

문제는 간도협약의 유효성이다. 일본이 강압적으로 을사조약을 체결하고 빼앗은 외교권으로 조선을 대신하여 간도협약을 맺은 것이 유효한가 여부다. 이에 대해 1963년 유엔 국제법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을사조약은 강압에 의한 것이므로 무효’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르면 간도협약도 당연히 무효다. 더구나 1950년 샌프란시스코 조약과 1951년 중·일강화조약에 의해 일제가 식민기간 동안 체결한 조약 등은 모두 무효화되었다. 그러나 유독 간도협약만은 무효화되지 않고 있다.

“간도 반환을 요구해야”

이번 국회 무효결의안 제출은 간도영유권 주장의 시작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국회는 반드시 결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이와 별개로 정부는 간도협약의 무효를 중국에 통지해야 한다. 외교관계 악화 등을 이유로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통상 국제조약은 체결 후 하자가 발견되었을 때 100년 이내에는 문제를 제기하고 무효화시킬 수 있다. 그 기한이 2009년까지다. 이때까지 아무런 조치 없이 미적거리다간 간도는 영원히 중국 영토로 되고 만다.

따라서 정부는 철저한 자료를 바탕으로 중국에 대해 반환을 요구해야 한다. 그런 연후 대응여부에 따라 국제사법재판소(ICJ)를 통해 해결하는 방법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정부의 의지다. 영토 문제는 ‘계속 주장하지 않으면, 결국 실효적으로 점유한 나라에 우선권이 돌아간다’는 것이 국제관례다. 이 점에 대해선 일본의 영토정책을 벤치마킹할 만하다.

조창용/칼럼니스트·객원논설위원

입력일자[200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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