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시위 中
漢族*回族 충돌 水電보상미마찰 10만명 시위 정부부패규탄 5만명 시위
공산정치에 자본주의 도입으로 생존불안 심화가 주 원인
중국 곳곳에서 소수민족 차별*생존권 보장*정부 부패 등에 따른 시위가 잇따라 발생하며 유혈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중부 허난(河南)성 중머우현에서는 지난달 27일 중국인 90%를 차지하는 한족(漢族)과중국 소수민족 회족(回族)간 충돌이 대규모 유혈사태로 번져 군 당국이 계엄령을 선포한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일 목격자 등의 말을 인용, 진압경찰 18명을 포함해 최소 148명이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으나 정확한 사망자수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신문은 “지난달 27일 여섯 살 된 한족 여자 어린이가 회족이 모는 택시에 중상을 입자 한족의 가족 친척 및 마을 주민들이 보상을 요구하며 택시운전사가 사는 마을에 몰려가 항의를 하다 그 중 1명이 구타를 당하면서 유혈충돌이 촉발됐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1일까지 지속된 것으로 알려진 이번 유혈충돌에서 한족과 회족은 농기구와 몽둥이 등을 들고 싸우면서 방화와 약탈 등을 자행했으며 이 소식이 주변지역에 전해지자 다른 지역의 회족들이 지원을 위해 몰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를 진압하기 위해 투입된 군대*경찰과도 충돌하면서도 많은 희생자가 나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회족은 중국 내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이슬람을 믿는 민족으로 총 860만 명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닝샤(寧夏) 회족자치구에 거주하며 나머지는 중서부 지역 몇 개 성에 흩어져 살고 있다. 회족은 같은 무슬림(이슬람교도)이면서 중국 서북부 신장(新疆) 지역에 밀집해 있으며 독립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적이 있는 위구르족과 달리 중국사회에 비교적 잘 동화된 소수민족으로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경제가 급성장하면서 회족들의 주요 거주지역인 중서부 지역이 도시와 해안 지방에 비해 낙후되고 소외된 지역이기 때문에 불만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국 남서부 쓰촨성에서는 중국인 10만 명 이상이 지난달 말 당국의 수력발전소 건설부지 수용에 대한 보상비문제로 시위를 벌이던 중 경찰과 충돌해 여러 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홍콩 일간 태양보가 지난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번 시위는 지난달 28일 시작했으며 다음날 시위 참가자들이 시위 도중 숨진 민간인 한 명의 시신을 들고 읍사무소로 행진하던 중 경찰과 충돌하게 됐다. 당국은 즉각 경찰 1만 여명을 투입해 진압에 나섰으나 이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 여러 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고 태양보는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에는 중국 서부 충칭(重慶)시에서 한 시민이 정부의 고위 관리에게 폭행당했다는
헛소문에 격분한 5만 여명의 시민들이 시 청사 앞으로 몰려들어 경찰차를 불태우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 지역에는 양쯔강변의 ›b샤댐 건설로 저지대가 수몰되면서 강제 이주당한 주민들이 많아 평소 지방정부에 대한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그동안 관리들의 부정부패와 권력남용 등에 항의해 소규모 소요가 일어난 적은 있었으나 이처럼 대규모 폭동이 벌어진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지며 중국 시민들 가운데 공무원*정부에 대한 불신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5일자에서 최근 중국에서 시위의 빈도, 규모, 폭력 사용 등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공안당국은 구체적인 숫자를 발표하고 있지 않지만 중국 시위현황을 연구하고 있는 중국변호사, 언론인들에 따르면 시위가 이처럼 증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상민 기자 zzangsm@
공산정치에 자본주의 도입으로 생존불안 심화가 주 원인
조직규합 세력 부재로 천안문 사건처럼 대규모화할 가능성은 낮아
중국에서 최근 시위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생존 불안, 정부부패, 빈부 차,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중국인들의 분노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의 부재(不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인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먹고사는 것이 보장되었던 공산주의 사회에 자본주의 요서가 도입되며 모든 것을 자신의 힘으로 이를 해결해야하는 상황으로 바뀌자 생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던 충칭시의 경우 그동안 기업의 3/4이 부도로 47,000여명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고 또 1999년 댐건설을 이유로 강제이주 당했지만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했고 이들을 보호해 줄만한 사회보장제도가 미비해 거리로 나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를 통해 이 문제들이 해결될 것 같지 않을 것이라는 실망감 또한 중국인들이 시위를 하는 이유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일자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법원에 신청된 청원은 총 400만 건이었다.
대부분 받지 못한 임금, 보상비, 낮은 연금액 등에 대한 내용이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사람들은 직접 북경의 중앙정부에 찾아가 사정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이에 따라 중국인들은 더 이상 중국정부를 신뢰하지 않고 대규모 폭동을 통해 그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핸드폰 등으로 시위대를 조직화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하며 시위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일자에서 이런 일련의 시위는 중국이 공산당이라는 엄격한 정치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적으로 자본주의를 도입하며 나타나는 갈등이 터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런 시위들은 1989년 6월 중국민주화운동으로 평가되는 천안문 사건처럼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지는 않고 있다. 대부분의 시위들이 개별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이들을 묶을 지도부가 없기 때문. 중국 당국 역시 시위가 발생하면 몇몇 주동자를 체포하고 약간의 보상으로 시위대를 달래며 시위를 막고 있어 시위대의 조직화는 힘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상민기자 2004-11-08 오후 12: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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