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종착역,《사랑》

깨달음의 조건에 관하여 다섯편의 글을 썼습니다.

이제,마지막 편인 <<사랑>>에 대하여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분명히 밝히고 넘어가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내가 이런 글을 쓰고 있으니까 이 글을 읽는 분들이

『그럼, 강봄 당신은 당연히 깨달은 사람이겠네요?』

이런 생각을 하실 수 있겠습니다.

깨닫다니요,내가 무얼 깨닫습니까!

정말 깨달은 사람은 알쏭달쏭한 선문답 같은 말이나 한마디씩 툭툭 던질 뿐이지

나 같이 시시콜콜 이런 말 안 합니다.

싸구려 겸손이 아니라, 나 같은 이런 말은 덜떨어진 것들이나 하는 말입니다.

나는 다만,

『아,인생이 무엇인지 깨닫기 위해서는 이러한 조건들이 필요하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을 뿐입니다.내가 깨달은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알 수 없는 말이 "사랑" 이라는 말입니다.

우리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이 사랑이고

우리 인류의 목표가 "사랑의 완성"이라는 것까지는 알겠는데,그건 이미 확인된 사항인데,

그 "사랑"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있어야 말이죠!

어떤땐 알 것도 같습니다. "아,사랑이 이런 뜻이로구나..."

하지만,잠깐 한 눈을 팔다 돌아와보면 다 사라지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또 둔한 짱구를 열심히 굴려서 골몰하다보면

또 뭔가가 나타납니다.그러면서 이번에는 진짜로 알 것 같습니다.

"아하! 사랑이란 게 이런 것이었구나!" 하면서.

하지만 다 소용 없습니다.곧바로 무(無)로 환원 됩니다.

마치,산을 하나 넘으면 더 큰 산이 나타나고

그 산을 넘으면 또 더 큰 산이 나타나고

그렇게 더 큰 산이 끝없이 나타나는 것처럼.

그러면서 깨닫습니다.

사랑이란,죽는 날까지 낑낑대봐도 알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렇지만 소득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결론"을 알았으니까요.

사랑이 우리 인류에겐 결론이고, 목적지이고,종착역입니다.

우리가 오르고 있는 이 산의 정상이 사랑입니다.

기독교를 한마디로 하면,사랑,

불교를 한마디로 하면,자비.

유교를 한마디로 하면,인(仁).

표현이 조금씩 다를 뿐이지 내용은 같고,

그래서 이 종교들은 나름대로 다 충분히 의미는 있는 종교들인데

그 종교를 믿고 따른다는 족속들이 하도 무식하고 야비 해서

부처·공자·예수를 사이비 비스무리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니!"  신약성서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하느님이 사랑이고,사랑이 곧 하느님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사랑이 무엇인지 알면 하느님을 아는 것이 되놔서  모든것을 다 아는 것이고,

사랑이 무엇인지 도통 모르겠다고 고백만 해도 많이 아는 것이지만,

사랑이 무엇인지 안다면서 입에 거품을 물고 떠드는 인간들은

꼴통 아니면 사기꾼,둘 중 하나입니다.

사랑은 지금 우리가 알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지금 우리는 여기 이렇게 있고,

우리의 목적지인 사랑은 천 리 만 리,먼 곳에 떨어져 있습니다.

우리는 그 곳을 찿아가야 합니다

그런데,약도가 없습니다.아니,약도가 없는 것이 아니라 있긴 있습니다.

신·구약 성서,그리고 불교의 경전,

거기에다가 철학·사상·이념·역사·문학·종교에 관한 책들이 제딴에는 다

사랑으로 가는 약도라고 내 놓는 책들입니다.

그런데,그런 경전은 우선 너무 성글게,너무 선문답처럼 쓰여졌기 때문에

읽어봐도 무슨 뜻인지를 잘 알수가 없고

인간들이 쏱아내놓는 책들은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자칫 잘못하다가는 길을 잃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우리는 비록 이렇게 살다가 이렇게 죽어가지만,

우리에겐 자식들이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열심히 살면서 우리의 아이들을 한 계단 더 높이 올려 놓아야합니다.

한 계단,한 계단. 그렇게 올라가다보면,

우리의 어느 먼 후손은 기어이 거기에 가 닿을 겁니다.

사랑에.

   강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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