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일담이지만 엊그제 대선에서 민주당이 토오옥! 하고 떨어진 것을

축구에 비유하면 대략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주전 공격수인 골게터가 골대 문전에서 골 결정력이 너무나 형편이

없었다,

이것은 지난 번 총선에서도 증명이 되었다.

즉, 자기 고향인 부산 사상구에서 마저도,

새파란 딸같은 새내기 손수조를

압도적으로도 누르지 못하고 허걱 댔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이런 경험을 하고서도 공격수가 다른 공격수에게 상호 도움을 위한

패스를 잘 하려고 하지 않고

무리하게 계속 단독 드리블만 고집하여(이정희) 공을 세우려고 했던

마음이 실패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둘째, 가장 중요한 허리에 해당하는 미드필더의 도움이 시원스럽지 못했다는 것,

타이밍을 제때에 확실하게 맞추지 못하고

코너에서 문전으로 볼을 차 주어야 하는데 패스가 빗나갔다

그리하여 정작 득점으로 연결이 되어야 할 때

연결이 되지 않고(이승만 박정희 대통령 홀대) 

또 반대편 코너로 공이 날라가 버려

시간만 끄는 헛수고를 반복해 관중들의 김을 빠지게 했다.

마침내 참다 못한 관중들이 그만 짜증이 나기 시작하여

응원 열기가 경기중반으로 갈수록 식어버렸다(안철수).

세째, 베스트 일레븐을 포함한 2군 선수들 외에도

팀을 배후에서 지휘 감독하는 기득권자들의 욕심때문이다.

예컨데 코치 진과 감독들이 안이한 생각으로 승리를 오판하여

경기 종료후에 얻어 먹을 떡고물에만 눈이 어두웠다(이해찬, 박지원).

공격수의 활약이 시원스럽지 못하다는 걸 빨리 감지하고

선수 교체를 즉각 단행하는 결단력이 있었어야 하는데 그게 부족했다.

처음 선정했던 공격수에만 올인한 나머지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그에게만 매달렸다.

속담에 떡줄 놈은 생각도 않는데 김치국부터 마신꼴이라 할까.

승리 후에 자기네 들에게 돌아올 월계관(감투, 권세, 지위)만 쓰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래서 냉정한 판단을 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관중들로부터 제발 기득권을 빨리 내려놓아야 한다는

질책을 몇번이나 받았었던가

그렇게 여러번 받았으면서도 그리하겠다 라는 대답만 해놓고 끝끝내 미적미적하였다.

결과는 경기는 원통하게도 결국 후반 45분에 가서

경기종료 10초를 남겨놓고 1:0 으로 골을 허용한채 심판의 휘슬이 울리고 말았다.

이쨋든 이번 시합은 공격수들이 DJ와 같은 강력한 카리스마도 없었고

노무현 선수와 같은 확실한 헤게모니도 쥐고 있지 못했다.

물론 상대편 축구단인 새누리팀도 그런 것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거기는 옛날 축구감독의 후광이라도 가지고 있지 않았는가.

브라질의 호나우디뉴, 펠레, 자일징요,

옛 서독의 베켄바워,

1970년대 영국의 보비무어,

네덜란드의 '요한 크라이프' 선수같은 파워와

개인기 넘치는 축구선수를 이제와 새삼스럽게 요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관중은 최소한 우리축구의 한시대를 풍미했던

60년대의 주전 공격수, 이회택,

70년대 전성기의 차범근,

80년대의 풍운아 최순호,

90년대 호프 황선홍,

2000년대 산소탱크 박지성,

그리고 요즘, 그리운드의 꽃 박주영 정도는

나와야 한다는 열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결론은 앞으로 민주 축구팀이 계속 살아 남을려면

보다 확실한 개혁과 기득권 내려놓기를 통해

뼈 아픈 자기 성찰이 따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