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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개표기의 비밀(1)-시민단체, 사용중지 가처분 신청
부정선거진상규명위, 기계적 결함과 관련 법규 미비로 소송제기, 오는 21일 첫심리 열려

김동우 기자 [email protected]

본사는 2002년 대선 이후 끊임없이 꼬리를 물고 있는 전자개표기의 의혹을 낱낱이 파헤쳐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기로 했다. 우선 '전자개표기 사용중지 가처분신청'을 시작으로 그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해 나가겠다. (편집자주)

▲ 지난 2002년 지방선거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전자개표기.

지난 2002년 지방선거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전자개표기에 대해 한 시민단체가 기계적 결함과 전자개표기 사용에 대한 관련 법규가 없다는 이유로 법원에 사용중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금까지 대통령선거 및 지방선거 등의 투표 개표는 수작업으로 이루어져왔지만 지난 2002년 6월 지방선거부터 신속히 결과를 알아 볼 수 있다는 장점 등으로 전자개표기가 도입됐고, 지금까지 모두 6차례가 사용됐다.

지난 2일 열렸던 열린우리당 당의장 경선에도 전자투표기가 사용됐지만 오차범위인 5%가 넘는 1172표가 무효표로 공식 확인돼 전자투표기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특히 지난해 1월엔 우리기업이 국산 전자개표기를 필리핀 정부에 납품하려다 개표 정확도, 집계결과 이중입력 방지기능, 개표 집계결과의 감시추적 상황 출력 기능 등이 충족되지 않아 ‘사용불가' 판결을 받은 바도 있다.

이 같은 문제로 인해 관련 시민단체는 전자개표기 자체의 오류와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은 물론 개표결과의 조작이 용이하다는 단점 등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전자투.개표기 사용중지를 촉구해 왔다.

이에 한 시민단체가 30일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그 동안 각종 선거에서 사용돼온 전산개표기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고 나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될 조짐이다.

만약 법원이 이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선관위가 추진하고 있는 전자투표기 도입에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원지법은 지난 10일 부정선거진상규명위원회 박문식 대표 등 5명이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부칙 5조(전산조직에 의한 개표) 등을 근거로, 시행 규칙인 공직선거관리규칙상 제반 규정이 제정될 때까지 전산개표기 사용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지난달 29일 제기한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는 신청서에서 “전산개표 시스템이 일부 무효표를 유효표로 분류 계산하는 기능적 결함이 있는 만큼 제3의 공인기관에 의해 사용적합 판정이 나올 때까지 선거사무에 사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수원지법 민사30부(길기봉 부장판사)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21일 선관위 관계자들과 신청인 양측의 변론을 들은 후 수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부정선거진상규명위원회 박문식 공동대표는 1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주적 법절차인 관련법규가 미비한 상태에서 전자개표기가 사용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자개표기는 첫째 무효표를 유효표로 인식하는 오류를 범했으며, 둘째 전자개표기를 통과하는 투표지에는 전부 일련변호가 찍혀야 함에도 이를 하나도 실행하지 않아 후에 검표시 정확성을 기할수 없었으며 셋째 전자개표기에서 가장 중요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전, 사후에 안전하게 관리하지를 못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이번 가처분 신청을 통해 문제가 되고 있는 전자개표기가 오는 4.30 재, 보궐선거에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서 "완벽하고 정확한 전자개표기를 사용해야 하며 이를 관리하는 방법도 획기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부터는 새 방식인 터치스크린 전자 투표기가 도입될 예정이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입력 : 2005년 04월 13일 16:10:06 / 수정 : 2005년 04월 15일 17: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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