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1·7선거가 대한민국 안보·경제에 미칠 파장
미국 11·7 중간선거가 다시 그린 정치 지형의 변화는 한반도에 미칠 파장 역시 적잖을 것임을 예고한다. 미 의회는 1994년 이래 12년 만에 다시 민주당 시대를 열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에 대승을 거둠으로써 부시 행정부의 대내외 정책에 대한 견제의 강도가 심화할 것임은 물론이다.
우리는 미국의 달라지는 정치 지형이 북핵 위기로 더더욱 심각해진 한반도의 안보상황과 ‘21세기 대한민국의 전략적 선택’(노무현 대통령, 6일 국회 시정연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행로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 것인지 각별히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부시 대통령이 선거 패배 직후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부터 경질한 것은 대외정책의 변화 그 직접적인 시그널이다. 북핵 문제와 주한미군 재배치,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등 한반도 관련 각종 안보현안에 어떤 형태로든 일정한 변화가 예상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일정한 변화가 미국의 한반도 정책, 특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정책의 근본적 변화로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2004년 북한인권법 제정의 일역을 감당하고 10월 국방수권법을 발의, 대북정책조정관을 두기로 한 민주당이니만큼, 또 그에 앞서 대외정책 전반에 걸친 미 행정부와 의회의 조율에 미뤄 대북 정책의 근간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만 차기 하원의 외교라인 주축이 될 톰 랜토스 의원이 미국과 북한과의 양자 대화를 강조해왔듯이 6자회담의 틀과 양자 회담의 ‘투 트랙’이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하리라는 게 우리 시각이다.
북핵에 대한 단호한 불용 원칙을 강조한 우리는 미국의 ‘투 트랙’이 이 원칙과 멀어져서는 안된다는 당위를 거듭 강조하며. 한국의 대미 외교 역시 이 방향으로 수렴돼야 한다고 믿는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12월14일 제5차 본협상을 앞둔 FTA가 탄력을 잃게 될 개연성이다. 미 민주당은 한국과의 FTA에 부정적인 자동차 등 산별 노조가 큰 지지층이듯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보여왔다. 미 의회사상 첫 여성 하원의장이 될 낸시 팰로시 의원이 한국과의 FTA 추진을 지지하는 자당 의원들에 대해 ‘경고’해왔다는 점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결국 한미 협상의 질과 내용이 FTA의 성사 여부를 가를 것이다. 정부는 부시 행정부가 행사할 수 있는 무역촉진권한(TPA)의 시한이 내년 6월30일이고 이후 그 권한의 연장을 기대하기 쉽잖은 정치지형이기 때문에 3개월 앞서 3월말까지 협상을 마무리해야 할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점 또한 유의해야 할 것이다.
기사 게재 일자 2006/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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