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물은 고요하다.

나라 전체가 들썩거리면서 엄청 소란스럽습니다.

마치 어떤 거대한 흡입력의 시커먼 소용돌이가

모든 물체를 닥치는 대로 빨아들이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지금도 밖에서는 선거구호와 선거음악 방송 소리에

귀가 따가울 지경입니다.

인터넷 온라인은 더 요란하고 더 시끄럽고

더 어지럽습니다.

미쳐서 제정신이 아닌 정당, 정치인과 한 편이 되어

욕설과 멱살잡이와 패싸움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자기 스스로 더럽히는 네티즌들로

인터넷이 넘쳐납니다.

그들의 글을보면 벌겋게 충혈된 그들의 눈동자가 떠오르고,

광기로 희번득한 그들의 얼굴 표정이 떠오릅니다.

정치인 뿐만이 아니라,

좌와 우,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서로 죽이려고 달려드는

그들도 분명 제정신은 아닙니다.반은 미쳤습니다.

하지만,

이런 건 다 표면적인 현상이고

일반 민중은 그렇지 않습니다.

나라 전체가 요란하고,시끄럽고,목소리 큰 사람들로 인해

엉망진창,뒤죽박죽인 것처럼 어지러워 보이지만

그래도 묵직한 무게감으로 중심을 잡고 있는 건 일반 민중입니다.

강물에 비유할 때 민중은 깊은 물에 해당합니다.

바람만 살짝 불어도 경박스레 날뛰는 수면위의 물하고는 달리

깊은 물은 웬만한 바람에도 동요하지 않습니다.

그대로 잠잠하고 고요합니다.

때문에 평상시엔 존재감도 없고

외부의 상황에 답답할 정도로 더디게 반응합니다.

그래서 아무도 이 깊은 물,이 민중을 제대로 대접하지 않고

무시와 천시로 일관해 온 게 5천 년 한국의 역사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5천 년만에 큰 바람이 불어,

이 깊은 물이 몸을 벌떡 일으켜 어디를 한번 덮치는 날,

이제까지 찧고 까불며 나대던 것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아직 예단할 수 없지만,

5천 년만에 처음 있는 그 일을,역사의 그 무서운 현장을,

당신과 내가 살아서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그 때가 왔고,

기어이,

그 날이 밝았습니다.

   전국민 투표거부 운동협의회.강봄.

   http://cafe.daum.net/rkdqha17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