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곽노현의 무상급식을 저지하기 위해서 주민투표를 하게 되었고, 서울시민 25.7%가 찬성하였으며, 여론조사에서도 무상급식 반대자가 50%를 넘는다. 하지만 오세훈은 약속대로 물러나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소위 범보수우파 시민단체들이 모여, 우파시민들의 뜻을 대변하는 시장후보를 추천하겠다고 나섰다. 그런데 결과가 황당하다. 그들이 이석연을 시장후보로 추천했기 때문이다.

이석연은 스스로 보수가 아니며 헌법주의자라고 공언했다. 우리나라에서 보수 및 진보는 우익 및 좌익과 동의어이다. 따라서 그가 보수가 아니라고 한 말은 그가 우익이 아니라는 분명한 고백이다.

그가 헌법주의자라고 말한 것을 두고 그를 우익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옳지 않다. 우리는 며칠전 헌법에 나오는 민주주의를 인민민주주의조차 포함하는 개념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을 보았다. 이석연의 헌법주의는 바로 이러한 헌법의 좌익적 해석까지를 포함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그는 분명 우익이 아니다.

수도이전이 위헌이라고 문제제기했다해서 그를 우익이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그런 주장은 노무현이 한미FTA를 추진했으므로 그가 우익이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노무현은 많은 자유시장경제적인 정책을 폈다고 한다. 하지만 전작권을 환수하고 한미연합사를 해체하는 길을 열어 안보에 구멍을 낸 단 한가지 만으로도 역적인 것이다. 이석연은 반대로 단 한가지 좋은 일을 했을 뿐이며, 그것은 그가 우익이라는 충분한 증거가 되지 못한다.

이석연은 2007년 12월 대선 후에 이명박 특검법이 제정되자 이명박의 법정대리인이 되어 그 법이 위헌이라면서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제기하고 변론을 하기도 했다. BBK 특검을 막기 위한 소송에 앞장 선 것이다.

이석연이 스스로 우익이 아니라고 고백하였으므로, 그는 범보수우파 시민사회의 추천을 거절했어야 한다. 범보수우파 시민후보를 추천하겠다고 떠들던 시민단체도 이석연을 추천해서는 안되었다. 바보가 아니라면 위선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나.

문제의 해답은 지난 2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석연 추대 기자회견장에 걸린 현수막에서 찾을 수 있다. 그동안 신문방송에서는 보수우파후보 추천이라고 떠들어댔다. 그런데 정작 그 현수막에는 보수 혹은 우파라는 단어는 한마디도 없었다. 오직 "시민사회진영"이 추천한다고 말했다. 중도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우익의 항의를 모면하기 위한 오리발이다.

그러고 보니 이석연과 그를 추천했던 시민단체들은 뉴라이트 혹은 중도주의자라는 이념적 공통성을 갖는다. 저들은 바로 뉴라이트이며 중도주의자들인 것이다. 그리고 저들의 추천인 명단에 김진홍, 인명진 등이 들어있는 것으로 보아 중도좌파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저들 뉴라이트들은 과거 좌익운동을 했으며, 전향했다고 하나, 아직 물이 덜 빠진 자들이 대부분이다. 저들이 지난 번 대선에서 뉴라이트라는 간판을 내걸고 MB를 밀면서 정통우익 애국세력들을 끌어들여, 보수우파인양 행세했다. 그런 저들이 오늘 또 이석연을 내세우며 보수우파 이름을 도용하고 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저들이 이번 가을에 창당을 한다고 한다. 이석연의 시장 출마는 창당 바람몰이이다. 아마도 저들은 저들이 만드는 정당이 보수우익 정당이라고 선전할 것이다. 그러면 국민은 또다시 속게 될 것이다. 이번 가을에 우익 애국정당이 출발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그런데 도무지 움직임이 없다. 이 땅의 우익 애국지사들은 정녕 모두 죽었는가.

첨언: 이석연은 오늘 인명진과 함께 한강(구로구 도림천)변을 거닐며 환경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아직도 자신을 우파라고 착각하고 있는 얼간이들을 비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