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갈이된 憲裁 사학법·종부세법 위헌심판 어떻게
가장 민감한 사학법, 이르면 연내 결판
[조선일보 강훈기자, 최경운기자]
‘코드인사’ 논란 속에 과거보다 진보·개혁 성향이 더해졌다는 평을 받고 있는 ‘4기 헌법재판소’가 향후 처리해야 할 민감한 사안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벌써부터 주목되고 있다. 특히 지난 연말 제기된 사립학교법 위헌소송은 여야가 극명한 대립을 보였고, 종합부동산세도 위헌 소송을 앞두고 있어 이들 현안에 대한 결정은 ‘전효숙(全孝淑) 헌재’의 색깔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학법 위헌소송 등 쟁점 많아
헌재에 계류 중인 사건 가운데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사안은 사립학교법 위헌소송이다. 지난해 12월 말 사학법인들은 “개방형 이사제 도입 등이 사립학교의 자율성을 저해하고 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 관계자는 “헌법소원은 다른 법원 사건과 달라 신임 헌법재판관들의 심리를 위해서는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며 “빠르면 올해 안에 결정이 내려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사건은 사학법인과 야당, 시민단체들 사이에 심한 대립이 있었던 만큼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려도 진 쪽의 반발이 예상된다. 그만큼 이 사건이 ‘4기 헌재’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또 지난 6월 대한민국 대표 ‘부촌(富村)’인 강남 지역 주민 85명이 서울행정법원에 종합부동산세 부과를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과 함께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제기한 것도 주목되는 사건이다. 아직 헌재에 접수되지는 않았지만 위헌제청이 받아 들여지지 않을 경우 주민들이 직접 헌법소원을 낸다는 입장이다.
지난6월 조합장과 추진위원장들이 낸 개발이익 환수제에 대한 위헌 소송 등도 위헌 결정이 나올 경우 정부의 재건축 규제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어서 주목되는 사건이다.
◆정부 반대결정 나오기 힘들 듯
그러나 법조계 안팎에서는 신임 헌법재판관들의 성향상 정부 정책에 부담을 주는 결정이 나오기는 힘들지 않겠냐는 시각이 많다. 특히 개방형이사제 등 일부 사학법 규정 등에 대해서 ‘위헌 결정’이 나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확실한 우군(右軍) 4명만 확보하면 위헌결정은 나올 수가 없다. 새 재판부에는 전효숙 소장 지명자와 조대현(曺大鉉) 재판관, 김종대(金鍾大) 재판관 지명자 등 최소한 3명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친분이 있으며, 작년에 대법원장 몫으로 지명된 이공현(李恭炫) 재판관도 최근 중요 사건에서 전효숙·조대현 재판관과 한 목소리를 내왔다.
여기에 보수적 성향을 보여온 주선회(周善會) 재판관이 내년 3월 퇴임하면 노 대통령 몫으로 1명이 추가 보강된다. 정부가 이번 인사로 위헌결정 저지선을 사실상 확보한 것이라는 분석은 이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실제로 헌재는 2004년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소송에서 8대1로 위헌결정을 내렸지만 지난해 행정복합도시 특별법에 대해서는 7대2로 각하 결정을 했다. 여기에는 같은해 임명된 조대현, 이공현 재판관이 2004년 ‘나홀로 각하’ 의견을 냈던 전효숙 재판관에게 힘을 실어주는 등 인적 구성 변화가 큰 원인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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