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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조카 "盧일가 음해글 삭제해주세요"

노무현 대통령 조카의 하소연, "저희 가족 얘기를 삭제해 주세요".
　
지난달 31일 오전 한 여성이 시민단체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에 전화를 걸어 "자유게시판에 올라 있는 노대통령 일가를 음해한 글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부추연 관계자가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구냐"고 묻자 여인은 약간 흥분한 목소리로 "노건평씨의 딸 노○○입니다"라고 밝혔다고 한다.
　
이 여인은 전화를 건 이유에 대해 "부추연 게시판에 올라 있는 저희 가족과 관련된 사실무근의 글을 삭제해 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다"고 밝혔다. 여인은 "어제 저녁(1월30일)에 오른 '핫이슈'난의 '노무현의 딸'이라는 글 있죠? 그것은 말도 안되는 내용입니다. 그것은 전혀 사실과 달라요"라며 삭제를 거듭 요청했다.
　
이에 부추연측이 "정말 노건평씨의 딸입니까?"라고 물었다. 전화를 건 여인은 "정말이에요"라고 밝혔다. 부추연측은 믿을 수 없다는 뜻에서 "만약 노건평씨의 딸이 맞는다면 우리 사무실로 '님'의 주민등록증 사본을 팩스로 보내 주시겠습니까?"라고 요구했다. 여인은 어이없다는 듯 "신분증을 보내 달라니…" 하고는 "그 글을 삭제하지 않으면 청와대를 통해서 제재할 수밖에 없으니 그리 아세요"라며 전화를 끊었다. 부추연측은 지난달 31일 오전 이 여인과 부추연 관계자의 대화 내용을 여과없이 홈페이지에 실었다.
　
이와 관련, 부추연에 전화를 건 여인이 노건평씨의 딸을 사칭한 것인지, 진짜 딸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노씨 가족들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씨 가족들은 노대통령과 자신들의 가족관계를 음해·왜곡하는 글에 대해 상당히 속상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대통령의 조카사위이자 노건평씨의 사위인 연모씨는 "아내가 그 글을 보고 상당히 속상해했다"면서 "이런 식의 글을 올리면 되는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연씨는 아내가 전화를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면서 "민정비서실에서 알아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건평씨 아내 민모씨는 본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딸에게 '제발 조용히 좀 있으라'고 야단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딸이 시민단체에 전화를 건 것에 대한 야단인지, 다른 일 때문에 그런 것인지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민씨는 "우리는 지금까지 농사를 지으며 평범하게 살아왔다. 왜 그런 악소문으로 우리를 괴롭히느냐"며 울먹였다. 노건평씨도 "정말 해도 너무한다. 조용히 살고 있는 우리를 제발 내버려 두라"고 당부했다. 이어 "지난 대선 때도 큰 고생을 했는데, 또 그러니 정말 미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주변 사람들은 "노씨의 딸이 오죽하면 전화까지 해서 삭제를 요청했겠는가. 노씨 가족들은 이런 식의 음해·비방에 열이 날 대로 나 있다"고 전했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문제의 글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 단체는 "청와대측에서 사실 확인작업을 해주지 않는 한 삭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정통부는 이 단체에 공문까지 보내 '삭제하지 않으면 명예훼손죄로 고소당한다'고 경고했다. 정통부 관계자는 "상대방 명예를 훼손하는 글에 대해서는 삭제를 요청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고소까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3일 오전까지 이 글은 삭제되지 않고 있다. 과연 부추연이 문제의 글을 삭제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병철·이영재 [email protected]·[email protected]

기사작성 2004.02.03. 10:5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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