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 민족에게 고질적인 병이 있다.
그것들 중 하나가 바로 전근대적 사고방식인 '주군과 가신관계'라고 할 수 있다.
5000년 역사에 빛나는 우리나라지만 드라마상의 역사에는 주군과 가신관계를 형성하며 세력화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사실은 우리나라가 근대화 하기 이전에는 상식적인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왕권신수설에 바탕한 '왕과 신하'의 관계는 동양의 오랜 전통이자 관습이었다. 그런데 이런 전통과 관습은 근대화된 사회계약설 사상에서는 마땅히 폐기해야될 구시대적 악습이 된것이다.
사회계약설에는 마땅히 의회가 제정한 법이 있다. 이것은 왕들이 함부로 권력남용을 하여 국민에게 과세하지 못하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왕도 '법'에 따라 통치를 해야 하는 법치주의는 근대산업사회의 철칙이 된지 오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해방된지 이제 반세기가 지나선인지는 몰라도 아직도 이런 구태와 악습에 젖어 '주군과 가신관계'를 형성하려는 인사들을 우익이든 좌익이든 흔히 볼 수 있다.
우리나라가 갈길은 근대화된 사회, 법치주의 사회, 자유시장경제를 지향해야 할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우리들은 마치 자신이 지지하는 인사들의 반역사적 반사회적 작태에 대해선 무조건적인 충성인지 무조건적인 사랑인지 하는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
자고로 선진자유주의 국가에서는 권력자의 권리는 제한하는 것이 국민의 행복과 직결된 과제다. 특히 권력을 남용하는 자에 대한 심판은 가혹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소위 대통령이니 무슨 금배지니 하나 달고 나면 법위에 군림하는 사고가 팽배한 것은 우리 스스로가 만든 무덤과 같은 것이다. 노사모같은 집단이 노무현대통령에 대한 거의 광적인 편애를 하면 할수록 대한민국은 위기로 가는 것은 자명한 것이다.
무수한 '위원회'를 만들어 국가권력기관의 업무를 중복시키고 자신이 편애하는 인사들을 줄세우기 하는 작태는 바로 법위에 군림하려는 자들의 한심한 처사에 지나지 않는다.
우익을 자처하는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우익의 지도자들이 훌륭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이 국민의 바램을 져버리는 행동을 한다면 평소 자신이 지지하던 지도자라도 비판하는 것이 정도이다.
그런데 박빠니 명빠니 몰려다니는 한심한 작태를 보면 우리들이 과연 민주주의의 소양을 가지고 어떤 인사나 지도자를 지지하는 가 의문이 든다.
자유민주주의 사상에서는 누구도 국민을 기만하거나 국가이익을 져버린다면 비판의 화살을 받아 마땅하다. 이런 사실을 외면하고 무작정 상대방에 대한 감정적 대결과 비방만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스스로를 과거 전근대적인 시대의 '주군과 가신관계'를 스스로 인정하는 처사가 됨을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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