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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96년 北잠수함 침투 미리 알았지만 한국에 안 알려”

미국 해군정보국(ONI)에서 문관으로 근무하다 기밀을 한국에 넘겨줬다는 혐의로 체포돼 8년째 옥살이를 하고 있는 로버트 김(한국명 김채곤·63)의 체포 이유는 당시 강릉에 좌초한 북한 잠수함의 항적을 한국 해군에 알려줬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월간 신동아가 단독으로 입수해 10월호에 공개한 김씨의 옥중서신에서 드러난 것.

김씨는 옥중서신에서 “1996년 9월 18일 강원 강릉에 좌초한 북한 잠수함의 사고 전 항로에 대해 백동일 주미 한국대사관 무관에게 전화로 대답해준 후 그달 24일 한국대사관 무관부가 주최한 국군의 날 리셉션에서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미국 해군은 원산기지에서 출발한 북한 잠수함이 강릉으로 내려왔다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북-미 관계의 화해 분위기 때문에 이를 한국측에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다. 김씨는 또 자신이 백 무관으로부터 전혀 대가를 받지 않았으며, 1차 북핵 위기 이후 위태로웠던 조국의 안위를 위해 자발적으로 행동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또 김씨는 미국 해군이 한국 해군에 팔려던 지휘통신체계인 시포아이(C4I)에 대해 그 시스템이 당시로서는 아직 완전한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신이 한국측에 보류할 것을 권유한 이후 미국 해군과 FBI가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씨는 성실한 수감생활로 15% 감형을 받았으며,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와 시민단체의 구명운동 등을 고려해 자신을 내년 1월에 석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강명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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