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렁으로 빠져드는 '사학법 政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간 대립으로 민생법안 처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사 학법 재개정 문제를 놓고 당.청간 조차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사학법 정국'이 꼬여만 가 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김한길, 이재오 두 원내대표와 가진 청와대 조찬회동에서 사학법 재개정을 둘러싼 국회 파행사태와 관련해 "여당이 양보하면서 국정을 포괄적으로 책 임지는 행보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사학법 재개정을 받아들이라고 열린우리당측에 당부 한 것이다. 원칙을 중시하는 노 대통령의 스타일에 비춰볼 때 여권이 어렵게 이뤄낸 '개혁 성과'에 대해 융통성을 보인 것은 이례적이라 할 만 하다. 아마도 국정의 총 책임자로서 3.30 부동산대책 관련 법안이나 비정규직 법안, 동북아 역사재단법안 등 주요 법안 처리가 시급성 측면에서 순위가 떨어지는 사학법 재개정 문제 때문에 표류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우려와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양보 권유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응답은 '양보 불가'이다. 우상호 대변인 은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의 고뇌와 포용 정치를 이해하지만 한나라당의 개방형 이사제 개 정 요구는 받아들일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의 긴급 의원총회에 서 발언한 의원가운데 대부분이 노 대통령이 사학법 재개정 문제에서 여당의 대승적 양보를 권고한데 대해 반대론을 폈다고 한다. 열린우리당으로서는 개혁의지가 미흡하다는 비난을 사온 마당에 사학법을 양보하면 지지세력층마져 이탈할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있을 것이 다. 사학법 재개정에 관한 노 대통령과 여당의원들간의 입장에는 엄연히 차이가 있다. 결국 노 대통령의 양보 권고에 여당이 반대함으로써 당.청간 '불협화음'만 노출시키고 만 꼴이 됐 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간 첨예한 대치가 계속되고 있는 사학법 재개정에 대한 절충은 국민 의사에 따르는 것이 원칙이라는게 우리는 거듭된 주장이다. 여론조사는 이럴때 쓰라고 있는 것이다. 여야간 사학비리 척결과 사학재단 자율권 존중이라는 명제에는 이견이 없다고 본 다. 문제는 개방형 이사제 조항이다. 이에 대한 양당의 주장을 놓고 여론을 묻는 방식을 왜 택할수 없는지 묻고 싶다. 국민의 의사를 묻고 다수 견해에 따르는데 승패가 있을수 없다. 지금 사학법을 놓고 양당이 벌이는 힘겨루기는 국민은 안중에 없는 전형적인 정쟁의 모습이 다. 문제는 이로 인해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민생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사학법 재개정을 법안처리와 연계시키고 있는 한나라당의 책임이 더 무겁다고 본다. 지금 대한민국이 당면한 국내외적 상황은 시행에 들어가지도 않은 개정 사학법을 놓고 '다 시 고쳐야 한다', '안된다'하면서 '네탓 공방'에 골몰할 만큼 한가로운 때가 아니다. 대통령 까지 중재의사를 밝히고 나선 만큼 여야 모두 절충과 타협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주요 법 안들은 그것대로 신속하게 처리해야 할 것이다.
204100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