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나라를 통째로 바꾸는 대운하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대선 공약 중 가장 논란이 된 것은 ‘한반도 대운하’다. 26일 뚜껑을 연 결과 한반도 대운하 TF팀장을 맡게 된 이는 장석효 전 서울시 부시장. 청계천 복원 공사를 이끌었던 기술관료 출신이다. 27일 서울 잠실의 한반도대운하연구회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강주안 기자 [email protected]

-국민들은 여전히 이 당선자가 진짜로 운하를 만들게 될지 궁금해한다. 운하를 건설할 가능성을 몇% 정도로 보나.

“100%.”

-언제까지 완공이 가능할까.

“당선자가 청계천 복원 공사를 했던 사례를 보면 임기 내에 모든 걸 끝낼 거다. 청계천 때는 나조차 처음 6개월 동안은 과연 하게 될지 회의적이었다.”

-착공 후 완공까지 얼마나 걸리나.

“공사 기간은 4년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일반 구간은 별 문제가 없다. 보와 갑문을 12개 만드는데 12개 회사에 하나씩 맡기면 2∼3년이면 된다. 문제는 한강과 낙동강의 연결구간이다. 지금 안(案)으로 나온 게 약 22㎞의 수로터널을 만드는 방법이다. 이걸 양쪽 끝에서 파들어 온다면 20년이 걸린다. 그런데 중간에 작업구 4, 5개를 만들면 4년에 할 수 있다. 여기가 시간이 제일 많이 필요하다.”

-터널까지 엘리베이터처럼 배를 들어올리는 리프트를 설치하는 걸로 아는데 그건 금방 되나.

“한강쪽(충주 리프트)에선 47m를, 낙동강쪽(문경 리프트)은 57m를 들어올리게 돼 있다. 이것은 아무리 오래 걸려도 3년이면 완성할 수 있다.”

-공사 기간이 4년인데 이 당선자 임기 내에 완공하려면 향후 1년 이내에 착공해야 가능하다. 공사 시작 시기를 언제로 예상하나.

“그런 건 말할 수 없다. 국민 동의를 얻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뒤 사업을 시작할 것이다.”

-모든 절차를 거치고 사업 계획을 확정하는 게 1년으로 가능한가.

“이 사업은 이미 착수했다고 봐야 한다. 사실상 1년반 전부터 시작된 셈이다. 당선자는 지난해 서울시장을 퇴임할 때 ‘장 부시장은 7월 1일부터 사무실 차리고 운하 검토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그에 따라 계획이 다 돼서 지난달 책자가 나왔다. 새 정부 들어서면 바로 사업에 착수할 정도로 준비가 돼 있다.”

-외국 기술 도움이 필요할 텐데.

“우리 건설 기술이 세계적 수준이라 다른 건 의존할 필요가 없고 리프트ㆍ갑문ㆍ보같이 물과 관계된 것은 우리가 배를 띄워본 적이 없으니까…. 한국 운하에 적극 참여할 의사를 밝힌 네덜란드 민관 전문가 그룹에 사업계획을 보내줘 검토하고 있다. 2월 초에 시니어급 인사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할 거다.”

-한 곳에서만 검토 중인가.

“벨기에의 세계적인 용역사에서도 제안이 있었고 네덜란드의 또 다른 곳에서도 (제안이) 있었지만 혼선을 빚을 염려가 있어 일단 다른 데와는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

-국가 예산을 쓰지 않고 민자유치로 사업을 한다고 했는데.

“지금까진 정부가 부정적이었기 때문에 민간 부분에서 의사표현을 할 수 없었다. 이제 정부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민간 부분이 바로 움직일 거다. 건설회사 사람들과 많이 얘기해 봤지만 굉장히 원하고 있다.”

-만약 이 당선자 임기 내에 완공을 못하면 사업이 표류하는 건 아닌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설사 임기에 못 끝낸다 해도 너무 좋은 사업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내용을 알기만 하면 적극 협조할 거다. 일례로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가 오면 레저가 수변(水邊) 쪽으로 간다. 주말이 되면 서울 시민들이 한강에 요트 띄우는 때가 곧 올 것이다.”

-수질 오염 우려도 있는데.

“운하를 하면 수량이 2∼3배로 는다. 생활하수와 공장 폐수 같은 오염원은 일정한데 물의 양이 늘면 그만큼 희석되니 깨끗해진다.”

-호남운하도 만드나.

“경부운하와 비슷한 시기에 착공할 거다. 그건 민자가 아닌 국가 예산으로 할 계획이다.”

-지난해 5월 대장암 수술을 받았는데 건강은 괜찮은가.

“7월부터 항암치료를 여섯 번 받았는데 좀 고통스럽더라. 그래도 그 사이사이 당선자 모시고 3박4일 현장답사도 하고 병실에서 회의도 했다. 일 안 하면 지루하다. 지금은 다 나았다.”
-기술고시 출신인데.
“대학 졸업 후 수자원공사에 들어가 소양댐에 근무했다. 1974년 기술고시에 합격해 첫 발령받은 보직이 구청 수도공사과장이었다. 청계천 사업으로 공직을 마쳤으니 내가 물과 인연이 있는 사람인 것 같다.” 648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