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10일 열린우리당 이철우(李哲禹) 의원의 과거 `북한 조선노동당 가입' 논란과 관련, "국회의원은 국가기밀을 다루는 엄청난 자리"라면서 "(이 의원은) 과거에 대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속았다는 것인지, 사상전환을 한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12월 10일]
2.
한국 군사 정부의 핵심 세력이 과거 좌익분자나 공산주의자였고 혹은 대규모 정부전복 기도에 참가했던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는 증거는 많다. 박정희 의장 본인은 공산주의자들이 지금까지 한국에서 감행했던 것 중에 가장 큰 규모였으며 가장 성공에 가까웠던 정부전복 기도(1947～48년 대한민국 국방경비대 침투사건)의 핵심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미 국무부 문서, 신동아 8월 2일]
3.
대통령과 국회의원, 더군다나 18년간이나 권좌를 누렸던 박정희 대통령과 이제 초선의원에 불과한 이철우 의원과 비교를 하자면 격으로 보나 역사적 위치로 보나 하늘과 땅 차이다.
공산주의 경력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철우 의원은 판결문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최하 말단 조직에 가입했던 것 밖에는 없고, 박정희 전대통령은 공산주의자들의 핵심 지도자로서 실제로 반란행위를 주도했다.
어쨌든 간에 다른 건 다 차치하고 과거에 공산주의와 관련이 있었다는 공통점 하나만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박근혜 대표는 아래와 같이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은 국가기밀을 다룰 뿐만 아니라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엄청난 자리이다. 건국 초기 공산주의 세력의 핵심지도자이면서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던 우리 아버지는 과거에 대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속았다는 것인지, 사상전환을 한 것인지 밝혔어야 한다."
박정희 전대통령이 과거 공산당 전력에 대해 반성했다든지, 후회했다든지, 사상전환을 했다든지 하는 것을 밝히거나 한 사실은 전혀 없다. 더군다나 공산주의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한나라당 의원 그 누구도 박정희 전대통령의 좌익 전력에 대해 입에 올린 자는 아무도 없다.
박정희 전대통령이나 이철우 의원이나 법에 의해 처벌을 받은 것은 똑같다. 그 뒤에 복권되어 박 전대통령은 군에 복귀한 후 나중에 대통령이 되었고, 이철우 의원은 지역운동을 하다가 국회의원이 됐다. 다를 거 하나도 없다.
굳이 따지자면 공산주의 전력과 그 위치, 실제로 했던 활동 등에 있어서 박정희 전대통령과 이철우 의원을 동격으로 놓은다면 이철우 의원이 억울해도 한참 억울하다.
오늘도 "이철우는 간첩이다~~~~"를 떠들고 다니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양심이 있다면 "박정희도 간첩이다~~~~"라고 최소한 똑같이 떠들어야 한다. 더 떠들어대지는 않더라도.
그러나 나는 대통령이 된 이후의 박정희 전대통령의 전력에 대해 문제 삼는 것은 불필요하고 무의미한 짓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이유로 이철우 전의원에 대해 좌익 전력을 문제 삼는 것 역시 불필요하고 무의미한 짓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당신들이 지지하는 한나라당과 그 당의 대표께서는 왜 이런 불필요하고 무의미한 짓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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