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선관위 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에 따른 정치 중립성 문제와 재외국민 투표 대책 문제가 핵심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전국민주공무원노조(민공노) 지부로 활동 중인 선관위 노조가 최근 민노총에 가입함에 따라 선관위 직원들이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날 한나라당 정갑윤 의원은 "선관위 6급 이하 일반직 1천803명 가운데 1천786명이 민노총에 가입했다"며 "이는 정치 중립 의무와 정치운동 금지를 규정한 공직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엄정한 선거관리와 정치 중립이 강조되는 선관위 노조가 민노총 조합원이 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선관위 노조가 민노총에서 당장 탈퇴하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같은 당 신지호 의원도 "선관위 노조위원장은 노조 전임자가 아닌데도 근무시간에 불법으로 노조활동을 했다"며 "선관위와 노조가 맺은 단체협약 90개 조항 중 32개 조항은 노사교섭 대상이 아니어서 노동부의 시정명령을 받았지만, 현재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2007년 7월 설립된 선관위 노조인 민주공무원노동조합 선관위 본부의 현재 노조원 수는 1786명"이라며 "이는 전체 선관위 직원 2649명의 67.4%가 가입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공무원노조 통합 및 상급단체 가입에 대한 투표결과, 이들 모두 민주노총 소속이 된 것이 문제"라며 "각종 공직선거에서 엄정중립을 지켜야 할 선관위 직원들이 정치세력화를 지향하는 민주노총에 가입함으로써 선거에 개입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장 의원은 "선관위가 노조와 맺은 단체협약에 대한 노동부 유권해석 결과를 보면 위법사항이 1건, 비교섭사항이 32건, 부당한 사항 4건, 기타 불합리한 사항이 2건"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정수성 의원은 "민노총은 정치단체이고, 선관위 공무원은 정치행위가 불가능한 만큼 선관위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선관위 노조의 엄중처벌을 강력요구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 이기선 사무총장은 "법적으로 공무원은 정치 중립의무와 정치운동 금지하고 있다"면서 "선관위 노조에 대해 엄중경고하고 법에 따라 적극 대체하겠다"고 원론적 답변을 내놓았다.

한편, 이날 여야 의원들은 2012년 19대 총선과 18대 대선부터 적용되는 재외국민선거와 관련, 선거과열에 따른 교민사회 분열, 불법선거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나라당 안경률 의원은 "재외국민선거에 많은 교민이 참여하고, 불법.탈법이 발생하지 않는 공명선거가 돼야 한다"며 참여율 제고를 위한 우편투표 도입, 재외선거인 등록신청 기간 단축, 해외 현지 공명선거추진협의체 구성 등을 제안했다.

자유선진당 이명수 의원도 "재외선거 투표율 제고를 위해 선관위, 외교통상부, 대사.영사관 홈페이지에 영어안내문을 조속히 게시해야 하고, 신분증 위.변조 식별 시스템 설치를 통해 불법선거 시비를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