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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운영 배후설’ 민주당지도부…1500만원 배상판결
당시 민주당 "한나라당이 국사모 조종해 국법질서 문란" 주장 사실무근으로 밝혀져
2004-06-23 15:07:43

지난 2000년 대출보증 외압의혹 사건과 관련해 수배중이던 이운영(李運永) 전 신용보증기금 영동지점장의 배후로 지목돼 ´범인 은닉도피죄´로 고초를 겪었던 국가사랑모임(국사모) 송영인 회장이 23일 소송에서 승소, 억울한 누명을 벗게 됐다.

송 회장이 "민주당의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주장하며 당시 서영훈 민주당 대표, 김옥두 사무총장, 박병석 대변인,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 3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 대해 서울지방법원(재판장 김상균 부장판사)은 이날 피고 서영훈, 김옥두, 박병석에 대해 각 1,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찰의 강압수사 부분에 대해서는 ´기각´ 판결했다.

2000년 9월 당시 서영훈 민주당 대표는 "수사중인 범법자와 사설 공작팀을 배후 조종케하여 국법질서를 문란시킨 정치 공작사건으로 중대사태"라고 규정한 뒤 "이회창 총재가 보고받고 지시했다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고, 김옥두 사무총장도 "한나라당이 조종중인 전직 안기부원들 모임인 국사모에 대한 정보를 한나라당 대응을 봐가며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박병석 대변인도 "사직 당국은 이씨와 관련된 한나라당 배후세력과 전직 정보 기관원 출신인 정치공작자들에 대해 즉각 철저한 수사를 할 것을 촉구한다"며 관련자들에 대한 출국금지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권력형 비리사건의 본질을 흐리기 위한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고 국사모측도 이 사건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뜻을 분명히 했지만 검찰은 같은해 9월 22일 송 회장 자택 압수수색과 함께 송 회장에게 수갑을 채워 서울지검 특수부로 연행, 3박4일간 수사를 벌였다.

조사를 받는 3박 4일간 송 회장은 11끼 단식과 삭발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고, 연행 과정에서 손목에 상처를 입어 20여일간 병원치료를 받았으며 부인 김옥경씨도 입원치료를 받는 등 정신적, 신체적 고통에 시달렸다.

송 회장은 손해배상청구 소장에서 당시의 검찰 수사에 대해, 강압적이고 인격모독 수사가 이루어졌다고 주장했고, 수사내용에 대해서도 "영장 죄명인 ´범인 은닉도피´가 아닌 정치적인 연관을 둔 조작된 수사에 초점을 맞추는 등 일반적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검찰권의 횡포를 자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에 대해 송 회장은 "그동안 정치권이 근거도 없이 사건을 조작해 ´정치공세´로 악용해오던 관행을 각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며 "검찰의 부당한 수사에 대해서도 사법부가 지적해줬어야 하는데, 검찰에 부담을 느껴 기각판결을 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엄병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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