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가 대북 옥수수 1만톤 지원이라는 제목의 뉴스가 나와서 필자는 기분이 매우 나빴다.

그런데, 새로운 기사를 보니, “北식량 10만t 요구했지만 옥수수 1만t만 지원”, “식량난 함북에 전달하라는 조건도 내걸어”라는 새로운 기사 문구가 번쩍 띄었다.

그리고 또 보니, “북한은 당초 식량 10만 톤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이번에는 1만 톤만 지원하겠다”고 선을 그었으며, “옥수수를 지원하되 식량난이 심한 함경북도의 특정지역에 전달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조건을 통하여 “그동안 문제가 됐던 분배 투명성 확보를 위해 도착지 단서조항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물론 언론에서야 “정부의 분배 투명성 단서조항은 북한에 인도적 차원의 지원은 계속하되 한국이 보낸 물자가 다른 용도로 전용되는 것은 막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하지만, 우파 글쟁이 짓 하면서 일반인보다 약간 더 북한의 실정에 대하여 관심을 가진 필자에게는 예사로운 일이 아니었다.

첫째, 고난의 기간 동안 발생한 아사자의 대부분이 배급을 중단한 함경도 지역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함경도 지역은 평안도 지역 또는 평양 정부에 대하여 “지역감정”과 “반정부의식”이 하늘을 찌른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함경북도에 식량을 공급하였을 때, 북괴가 이를 평양으로 옮기는 데는 자칫 함경도 지역의 분리독립을 야기할 만큼 엄청난 저항을 수반할 게 뻔한데다가, 그것도 함경남도가 아닌 함경북도라면 더욱 더 수송거리의 문제 때문에 평양으로 옮기는데 곤란하므로 함경북도 주민들에게 배급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거다.

그 함경북도 주민들이 남한에서 보낸 옥수수라는 것을 안다면 어떻게 될까?

둘째, 북괴 요구량의 10분지 1만 가지고도, 북한 내부의 분배투명성과 지역감정 문제의 정곡을 찔렀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직 옥수수를 주지도 않은 상태에서 말장난만 가지고도 실컷 우리 주장을 펼친 것이다.

즉, 이젠 북괴의 요구사항을 가지고 오히려 북괴의 약점 터뜨리는 데 활용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는 거다.

북괴는 괜히 옥수수 달라고 했다가 부패한 관료의 거지근성과 내부적 분열양상만 엉뚱하게 노출시킨 셈이다.

셋째, 인도주의와 실용주의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가장 식량난이 심한 함경북도 지역 주민에게 직접 전달되어야 한다는 조건과 함경도 지역의 중앙정부에 대한 극도의 증오감 같은 북괴의 내부적 약점 까발리기를 동시에 실현한 것이다.

마치 얼마 전에 우파 네티즌이 통일수도를 “함흥”으로 하자는 주장과 일맥상통함을 느끼게 한다.

이명박 잘한다! 힘내라.

이번에 10.28 재보선 가지고 기분이 별로인가?

그건 ‘신종 플루 소동’과 ‘기아 타이거즈 한국야구 우승’이라는 저들만의 호재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고 본다.

결과에 승복하고 새로운 교훈을 얻어내라는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동부전선 월북 파동 가지고 군 경계태세에 대하여 불안한가?

맨날 근무일지에 “이상무”라는 말만 10년 써봐라, 아무 혐의점도 발견되지 않는 신변검색 1만 번 해봐라.

10년 동안 일어나지 않은 뜻밖의 일까지 매너리즘에 빠진 사람이 감당하지 못한다.

다른 격려 방안과 향후 대처방안을 강구해보라는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어쨌든, 며칠 전에 남북정상회담 소동을 김정일이 남한에 와서 하라는 식으로 김정일을 겁쟁이로 만든 점과 함경북도에 옥수수 1만 톤 주겠다며 북한의 지역감정 등 내부분열 양상을 노출시킨 이번 사례는 분명히 북괴 김정일과의 심리전에서 이긴 것으로 본다.

이명박 잘했다. 너무 너무 잘했다. 계속 북괴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