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좌빨들이 가장 즐겨 쓰는 몰이 용어가 “친일”이다.
실제로는 그냥 조상이 일제시대 때 요샛말로 사회적으로 좀 잘나가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가지고 “반독립” 개념의 “친일”이란 용어로 각색한 것인데, 문제는 정통우파 정부에서 강조한 독립이란 용어에 편승하여 좌익들이 “반민족적 매국”이란 개념으로 “친일”이란 용어를 “우파에게만 편파적으로 선제 적용”함으로써, 이제는 친일이란 용어가 우파를 매도하는데 있어서 군중심리적 불법폭력을 정당화시키는데 악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안 그래도 “익명성을 보장받는 군중적 불법폭력에 의한 일탈의 카타르시스”에 미혹되기 쉬운 인간의 근본속성을 아주 교묘하게 활용한 좌익의 수법을 보면, 편파적 냉전 이미지라고 각인시킨 “색깔론”이라는 표현이 듣기 싫어서 “군중적 익명성 속에서나마 우파적 정의감의 분출”을 독려하고 “군중적 당위성에 기반한 실천적 정의감”을 보장해주는 “빨갱이”라는 용어를 멀리하는 우파가 미련스러울 지경이다.
그러므로 빨갱이라는 용어의 사용은 기피하고, 친일이라는 굴레를 부담스러워하는 자세는 지극히 패배주의적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빨갱이들은 반일감정 몰이에 따른 군중적 불법폭력을 유발하기 좋은 친일모드를 즐겨 쓰는데 비하여 “친일”이라는 야유가 무서워 친중반일적 자세를 견지하는 정부의 외교자세는 더 큰 문제다.
요즈음 박근혜 대통령이 자주 해외순방을 나가면서 딴에는 “세일즈 외교”라는 이름으로 이러한 비겁성을 호도하는데, 사실 자본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안보와 비례하긴 하나 안보 그 자체는 아니라는 점이다.

생각해 보라. 세일즈 외교는 그저 세일즈일 뿐, 안보와는 별개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친일” 몰이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국제회의 석상에서 MD 공조 등 미일군사동맹을 통한 집단안보를 이루어 낸 수완가인 아베 총리를 외면하고, 실현성 없는 ‘유라시아 철도’ 같은 소리나 해대는 우리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호주에 이어 영국까지도 일본이 미국과 MD를 통한 군사적 공조의 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하고, 영국은 100여 년 전의 영일동맹 같은 일본과의 군사적 동맹을 희망할 정도인데, 도대체 이러한 때에 독도타령에다 위안부 눈물과 방사능 소동으로 국제석상에서 아베에게 망신 주는 반일과 PAC-3는 반입하되 MD 참여는 거부하는 해괴한 반미적 태도를 견지한단 말인가?
아직도 스스로 역사적 피해자라는 “사냥깜” 의식의 족쇄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가.

대미․대일 무역액보다 대중 무역액이 커졌다고 우리가 스스로 중화권(Pax-China)에 편입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안보에 있어 원거리 미국과의 Pax는 그나마 전략적 동반자 성격이 강하지만, 근거리 중국과의 Pax는 주종적 지배관계라는 속국화임을 생각하지 못하는가.
뭐 교역량이 제일 크지 않냐고? 교역량을 가지고 지나치게 중국에 얽매이지 말라.
중국에서 들어오는 것은 돈 뿐이지, 전시동원에 필요한 물자가 될 만한 것 있던가?

교역량은 적정수준 넘어봐야 들어오는 건 허깨비 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해외에서 많이 벌어들이지만, 실제로 우리 손에 쥐어지는 건 회계적 이익이라는 허깨비 밖에 없다.
그래, 삼성전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보잉사보다 훨씬 크다고 해서 미국이 삼성전자와 보잉을 바꾸자고 할까?
우리와 단교하면, 삼성전자 제품이 없어서 미국이 위태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국 내 다른 전자업체들의 번영으로 미국에 더 이익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라.
그래서, 일본과 독일이 미국에 무역개방을 요구한 적이 없다.
그들은 미국이 독일과 일본의 제품이 세련되어서 더 좋아하는 것이지 미국에 없어서 코 꿰인 것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인데, 회계적 평가로 나타낸 GNP와 국가동원력은 별개라는 거다.
그래서 국방비가 우리보다 훨씬 적은 북괴가 무서운 것이고, 냉전시절 소련보다 GNP가 훨씬 높았던 서유럽 국가들이 미국에 기대에 NATO를 결성하지 않던가 말이다.

그래, 아직도 반미정서 때문에 미국 쇠고기 광우병 타령하나?
중국에서 미국 소고기를 수입하는 바람에 요즈음 시중에선 미국 소고기 값도 많이 올랐다던데, 중국은 바보라서 미국 소고기 사먹는 것일까? 그게 아니라 우리의 광우병 폭동이 거짓말 잔치라는 뜻일 게다.
사실, 미국 소고기 광우병 폭동 때 애국우파가 가장 무서워 한 것이 무엇인 줄 아는가?
미국이 소고기와 함께 곡물도 우리에게 수출을 중단하면 어떻게 될까 하는 두려움이었다.
지금 곡물을 지속적으로 수출할 수 있는 국가는 실질적으로 미국 밖에 없기 때문에 그 싸구려 곡물을 못 들여오면 어떻게 될까 하는 게 그렇게 무섭더라는 거다.
식량자급도 못하는 농업기반을 가지고 맨날 농민 표만 따지는 인간들이 알아듣든 말든 말이다.

만일 내가 오바마라면 한국과 일본 중 어디를 동맹으로 택할까? 나 같으면 일본을 택하겠다.
비록 역사관이 삐딱하긴 하나 반러․반중 전선을 고수하는데서 미국의 안보와 궤를 같이하는데 비하여, 한국은 두 번 연속 반미-친중러 통치자를 배출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한핵무장에도 부정적인 것이다.
애치슨이 바보라서 애치슨라인에서 한국을 제외한 게 아니라 그만큼 중요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믿지 못해서가 아닐까?

요즈음 같이 빨갱이들이 걸핏하면 친중화를 유도하기 위하여 “독도-다케시마 동시표기” 같은 의연한 정책적 표현을 빌미로 친일소동 벌여서 반일을 선동하려고 할 때, 정부에서 “독도는 우리땅, 센가꾸는 일본땅”식의 표현으로 강경한 자주적 원칙과 한-일․한-미 동맹을 동시에 추구하는 실리적 모드가 아쉬울 뿐이다. <끝>

- 부추연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