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 가장 재미없어 하는 군대 이야기를 좀 해보기로 하자!
70년대 징병열차를 타고 연무대역에 내려 수용연대를 거쳐
논산훈련소에 입대를 하고 보니....
당시 훈련소장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육군소장 정봉옥(?) 장군'이었다.
왜 이 분을 잊지 못하는가 하면,
'사병들이라도 적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우리의 적이 누군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그들의 이념인 공산주의가 뭔지? 그들이 추구하는 사상, 즉 맑시즘이란 무엇인지?'
확실히 알고나서 총을 들고 싸워야 한다며
7월의 뙤약볕 아래 연병장에 집결한 전 훈련병을 상대로 북의 사회주의에 대해서
매우 알기 쉽게 설명을 하였는 데, 이러한 정신교육에
모두가 지루해 했어도 가난한 농촌 출신이었던 내게는 참 재미가 있었고, 인상깊었으며,
이후 맑스의 저서를 뒤적이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훈련을 받은 26연대의 소대 내무반장 또한 그에 관심이 있다보니
(기간병에 대한 평가시험 때문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되지만)
틈나면 그 기간병과 소장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가 보니 알게 된 사실인데,
정 장군께서는 북한의 엘리트 사회주의 이론가였었고,
해방후 소련과 김일성 정권하에서 자기가 추구했던 사회주의에 대한 이상과
북한 정권에서의 생활이 맞지를 않아 6.25때 북한 인민군 연대장으로 참전 중
휘하 부하를 전부 데리고 귀순하였다는 전력을 알게되어
그 분의 '사회주의-맑시즘'에 대한
설명의 의의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시 사회주의 이론서는 금서로 지정되어 읽을 수 없었지만 그 분의 선견지명으로
비록 사병이라도 군인이 가져야 하는 적에 대한 바른 이해의 필요성과
싸워야 할 대상에 대한 바른 개념은
'주적'을 없애는 오늘날 생각해보면 참으로 뜻 깊은 것이었다고 여겨진다.
통일을 해도 서로를 알고, 상대가 추진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그 방향이 옳고 그른지를
불투명하게 한 체 정치권력이 애매모호한 태도로 이 사회를 이끌어 간다면
어떤 결과가 올 것인가?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하는 요즈음이다.
152391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