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2011년을 맞이하기 직전인 2010년12월31일과 그 며칠 전에 정부는 세 가지 중대사안을 발표하였는데, 아무래도 그 방향이 마음에 안 들기 때문에 하는 소리다.

첫째, 운전면허 시험 개편이다.

운전면허 T자, S자 주행시험을 없앤다고 한지 얼마 됐다고, 아예 기능시험과 도로주행까지 없앤다더니 나중엔 학과시험까지 폐지하고 8시간의 교육으로 바뀐다고 하였던가?

이거이 아무리 친서민이라지만, 비용 아낀다는 구실로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운전면허 시험을 그렇게 난장판을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자동차회사의 로비가 작용한 것 아닌가 하는 오해도 생길만 하고, 지나친 포퓰리즘에 집착한 나머지 본질이 흐려지는 현상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둘째, 종합편성채널에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신문 등 4개 사업자를, 보도전문채널에는 연합뉴스가 선정됐다고 한다.

동아ㆍ조선의 종합채널편성은 환영하지만, 기존의 지상파를 없앤 상태도 아니기에 변화된 모습을 기대하지 않는다.

안 그래도 위성TV까지는 아니래도 유선TV만 틀어도 채널은 새고 샜는데, 거기에다 추가하는 꼴이다.

우리 여론의 공론화 몰이에 있어서 지상파 채널이 “인감도장”ㆍ“교과서”이라면, 기타채널은 아무리 많아봐야 “막도장”ㆍ“참고서”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종합편성채널의 지정은 지상파 채널의 왜곡실태를 개혁하는데 있어서 좌파들의 저항을 피하려고 괜히 지상파의 영향력을 희석시키려고 한 조치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고름 짜내지 않고 멀쩡한 곳에 남는 약 바르는 격이다.

셋째, “깜짝 개각”이라며 보도된 정부개각의 내용을 보면서, 전면적으로 회의적으로 보인다.

정말 안보모드를 인식한 게 맞는지, 통일의지가 있는지 의심하게 하는 이번 인사를 두고 조선일보에서 “나의 길을 간다”는 식으로 MB의 대단한 결심이라도 되는 것처럼 보도하는데, 일단 ‘김영란’, ‘정병국’, ‘박형준’이란 이름을 보고는 아예 밥맛이 뚝 떨어지고, 나머지는 기껏 교수 나부랭이 정도로 여길 정도일 뿐 별스런 관심도 안 간다.

그리고 항상 달라붙는 “첫여성”, “최연소” 같은 소리를 보면, 지금 시국상황을 제대로 인식했다기보다는 스스로 포퓰리즘의 늪으로 빠져드는 것 같아, 이젠 “우파인사들 좀 기용하라”는 요구를 하기에도 지쳤다.

따라서 얼마 전에도 얘기했지만, 이명박의 안보모드는 “위기 해결용 정책”이 아닌 “비난 모면용 이벤트”에 지나지 않았음을 좌익야당의 청문회 딴지만 의식한 이번 개각인사에서 나타났다고 보며, 이번 개각인사에서 이명박의 속성과 본질은 거의 다 읽히고 말았기에 더 이상 무슨 기대를 걸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본다.

뭐 “2011, 국운융성의 해”가 어쩌고 “일기가성”이 어쩌고 하는데, 촌놈 비행기 처음 타보는 소리 같은 그따위 안보관념에 국민들이 속아 넘어가면 안 될 것으로 본다. <끝>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