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오염 방지 대책이 총체적 파산 상태에 빠졌다. 지하는 물론
지상 저장탱크에서도 고농도 오염수가 해양에 유출된 사실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더군다나 일본 정부가 검토 중인 대책이 "현실적으로 모든 오염수 처리가 불가능한 만큼
'저농도 오염수'는 그냥 바다로 방류한다"는 것이어서 오히려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다.
도대체 어디서, 얼마만큼의 오염수가 유출되고 있는 것일까.


①'최후 보루'인 지상 저장탱크에 구멍

후쿠시마 원전의 원자로를 식히는 냉각수에서 매일 400t의 오염수가 발생한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원전 뒷산에 1000개 저장탱크를 만들어 현재 오염수 33만4000t을 보관하고 있다.
'최후의 보루'라는 이 저장탱크에서도 최근 300t의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난 탱크는 '볼트 조립형' 제품이다. 2주 만에 간단하게 조립할 수 있지만, 내구성이 약하여
찌그러지거나 틈새가 벌어질 수 있다. 1000개 탱크 중 350개가 이와 같이 위험한 상태다.
22일 2곳의 볼트 조립형 탱크에서 추가 유출이 확인되면서 연쇄 유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②원전 건물 지하 및 케이블 매설 터널 오염수 방치

오염수는 또 있다. 원자로 건물 지하에 7만5000t, 원자로 주변 케이블 매설용 터널에 1만5000t이
남아 있다. 터널 오염수는 사고 발생 직후 유출된 고농도 오염수다. 도쿄전력은 22일부터 터널
오염수를 지상 저장탱크로 옮기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 오염수가 지하수에 섞여 유출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③지하 저수조도 뚫려

도쿄전력은 지상 저장탱크를 만들기 전에는 지하 저수조에 2만4000t의 오염수를 보관해왔다.
여기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도쿄전력은 최근 지하 저수조의 오염수를 지상 탱크로 모두 옮겼다고
발표했다.


④하루 1000t의 지하수는 어디로

원자로 건물 주변에는 지하수가 매일 1000t 정도 유입된다. 그동안 도쿄전력은 원자로 주변에 지하
차단벽이 설치돼 있어 지하수와 오염수가 섞이지 않는다고 밝혔는데 거짓임이 밝혀졌다. 
일본 정부는 최근 "지하수 1000t 중 300t 정도가 오염돼 바다로 유출됐다"고 발표, 도쿄전력이 거짓
말 했음을 확인시켰다.


⑤오염수 정화 장치도 문제

62종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다핵종제거장치(ALPS)라는 정화장치는 시험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시운전 중 용접 부분이 부식되는 등 각종 문제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 장치가 정상 가동
돼도 오염수 처리 용량은 하루 250t에 불과하다.


⑥해양 방류로 문제 해결되나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지하수와 저농도 오염수를 정화하거나 보관할 수 없기 때문에 바다에 방류
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다나카 준이치(田中俊一) 원자력규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1일 회견에서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포함해 대책을 새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하수가 원자로 건물 주변에 스며들기 전에
퍼내서 바다에 버리자는 것이다. 그러면 방사능이 온 바다에 퍼져나간다. 
다핵종 제거장치로 정화한 오염수도 방류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염되지 않은 지하수와
오염된 지하수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흘려보낼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체르노빌 사고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주장이 맞는 주장라는 말이 퍼져나가고
있다. 일본이 돌이킬 수 없는 오염지대로 빠져들어가고 있다. "일본은 끝났다" 라는 말이 옳은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