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으로 국민 우롱하는 것 같다”
한기총 내방 교육부 차관에 “개정 사학법 의도 뭐냐” 쓴소리
박양우 문화관광부 차관이 28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박종순 목사)를 방문했으나 사립학교법에 대한 기독교계와의 의견차만을 확인한 채 돌아갔다. 박 차관은 28일 오후 2시30분경 인사차 한기총을 내방, 박종순 대표회장, 최희범 총무, 정연택 사무총장 등과 면담을 가졌으나 계속된 사학법 개정 문제 지적에 이렇다 할 답변을 제시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날 한기총의 시종 주요 관심은 사학법 재개정이었다. “정부가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는 발언도 나왔다. 박종순 대표회장은 “감사원에서 사학 비리를 감사했는데, 기존 사학법으로도 사학들을 바로잡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니냐”며 “굳이 사학법을 개정하려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박 대표회장은 “7대 종단 대표들과도 만난 자리에서 사학법에 관해서는 천주교, 불교 등 타종단도 동일한 입장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국민의 여론을 수렴할 정부가 국민의 절반 이상인 종교인의 의견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양우 차관은 “개정된 사학법은 결국 사학의 투명도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기독교계도 개정 사학법에 따라 몇 개 학교가 시범적으로 정관을 개정하도록 지도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희범 총무는 “임시이사가 파송된 경인대와 고신대의 경우, 파행을 겪어야 했다”며 “이미 임시이사 파송의 문제점이 발견된 만큼 실험적인 시도 또한 용납될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또 최희범 총무는 “최근 논란이 된 서울시 교육청의 ‘종교교육 지침’ 사태를 볼 때,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대통령이 2번이나 권고한 사학법 재개정을 열린우리당이 따르지 않는 것을 보면 국민을 우롱한다는 느낌조차 든다”고 말했다.
이날 대화의 실마리 찾지 못하자 교육부 관계자들은 “오는 9월 2일 한기총이 개최하는 시청 앞 비상구국기도회에서 사학법에 관해서는 목소리를 낮춰 달라”고 요청하고 면담을 마무리 지었다.
[크리스천 투데이 김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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