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지방선거 '거짓말 총리 사임 압박'
[한국일보 2006-10-02 18:21]
‘거짓말 스캔들’로 위기에 몰린 헝가리의 페렌츠 주르차니 총리가 1일 사회당의 지방선거 패배로 한층 거센 사임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헝가리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중도우파 야당 ‘피데스’는 지방의회 선거에서 19개주 가운데 18곳을, 23개 대도시 중 19곳을 휩쓸고, 시장선거에서도 23개 대도시 가운데 15곳을 차지하는 등 압승을 거뒀다. 지방의회 선거 전체 득표율에서도 ‘피데스’는 52.7%를 기록, 37.6%에 그친 사회당연합에 크게 앞섰다.
오르반 빅토르 ‘피데스’ 총재는 선거 결과를 “유권자들의 총리 교체 바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하며 주르차니 총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사회당이 선전한 곳은 수도 부다페스트 정도. 1990년 공산정권 붕괴 이후 계속 부다페스트 시장을 지내고 있는 뎀스키 가보르 현 시장이 5연속 당선에 성공, 간신히 체면을 세웠다.
이번 지방선거는 정권 유지를 위해 경제상황과 관련 국민을 속여온 주르차니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사회당의 패배는 곧 주르차니 총리에 대한 불신임으로 여겨지고 있다. 주르차니 총리는 선거결과에 아랑곳없이 개혁 완수를 주장하며 사임 의사가 없다고 버티고 있다.
하지만 라슬로 쇼욤 대통령까지 공개적으로 총리 퇴진 압력을 가하는 등 상황은 주르차니 총리에게 점점 불리해지고 있다. 쇼욤 대통령은 선거 직후 TV방송 연설에서 “주르차니 총리가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훼손시켰다”며 의회에 총리 해임 검토를 요구했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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