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평양서 "주석님 사랑" 넋두리한 인간, 평양서 살게하라


김정일 사망 100일을 맞아 무단 방북한 노수희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이 지난 26일 김일성 생가인 평양 만경대를 찾아 머리를 조아린 뒤 방명록에 '국상(國喪) 중에도 반인륜적인 만행을 자행한 이명박 정권을 대신해 조국 인민에 정중히 사죄드립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김정일이 세웠다는 평양 개선문을 방문해 "하나하나가 과학적이고 구체적이고 체계적이고, 역사적 의미까지 모든 게 얼마나 탁월하신 철학이십니까"라고 김정일을 숭앙(崇仰)하는 말을 늘어놓았다. 노씨는 김일성종합대학 전자도서관 칠판에다는 '주석님의 혼과 인민 사랑의 결정체, 김일성대학은 민족의 산 교육장임을 영광으로 받아 안읍시다'라고 써 김일성을 향한 애모(愛慕)의 정을 쏟아 놓았다.

노씨는 통일부의 방북 승인 없이 지난 24일 평양에 도착했다. 노씨의 평양 행적은 2010년 방북했던 진보연대 상임고문 한상렬 목사의 도착적(倒錯的) 발언을 떠올리게 한다. 한씨는 천안함이 폭침된 지 3개월 후인 2010년 6월 평양에 들어가 "이명박이야말로 천안함 희생 생명들의 살인 원흉"이라고 했다. 한씨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3년 징역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북은 주석님과 장군님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에 사무쳐 하는 노씨의 모습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노씨가 창립 회원으로서 몸담고 있는 범민련은 1997년 대법원에서 이적단체로 판결을 받은 뒤에도 광우병 촛불시위, 평택미군기지 반대, 제주해군기지 반대 등 모든 반(反)대한민국 투쟁에 앞장서 왔다.

당국은 노씨도 입국 즉시 체포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하나 이번 일은 그렇게 처리할 일이 아니다. 노씨가 자기 입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조국이라고 부르는 만큼 노씨 같은 인간은 대한민국 세금을 낭비해 가며 처벌할 가치조차 없다.

어린이 10명 중 5명이 영양실조에 걸려 발달 장애를 겪는 북한에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의 은혜에 감읍(感泣)해 하는 노씨 같은 인간 부류(部類)는 재입국을 거부해 평양에서 김씨 일족(一族)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살도록 해야 한다. 가족을 동반(同伴)해서 북으로 가겠다면 그것도 허락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