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지만원
Subject
이회창 전총재께 꼭 이말 좀 전해주세요
월간조선 4월호에 이회창 전총재가 크게 떴습니다. 몇개의 소제목을 소개합니다.
“내가 죄인이다. 다 내 잘못이다”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일에 몸을 던지겠다“
“비-좌파세력들이 힘을 합쳐 좌파세력의 정권재창출을 막아야 한다”
“정권이 과거사를 뒤진다”
“정권이 갈등 이용하는 것은 부도덕한 행위다”
“지난 8년 대북정책에서 허송했다”
“햇볕 정책은 파탄 났다”
“대북지원은 북 체제개방과 연계시켰어야”
“한미동맹은 한국 번영의 토대다”
'뉴라이트-한나라당 연합전선 필요"
“대선에 진 다음 친척 아우를 껴안고 대성통곡했다”
“병풍, 억울하고 분통 터트리기조차 어려웠다”
“법관으로서의 생각은 진보적이었다”
“노대통령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월간조선 4월호 87쪽부터 121쪽까지 장장 45쪽에 걸쳐 이회창 전 총재께서 한 말씀이 실렸습니다. 하지만 위의 소제목 몇 개만 보아도 이회창 전-총재의 마음 속에 무엇이 있는지, 무얼 하면서 목숨을 바치겠다는 것인지, 무얼 잘못했다는 건지, 노무현은 열심히 하는 데 무엇 때문에 좌파정권의 재집권을 막겠다는 것인지 통 알 수 없습니다.
대선에 진 다음 겨우 친척 동생 껴안고 울었다 하고, 병풍 비리 폭격을 맞고도 분통조차 터트리기 어려웠다고 할 정도로 나약한 분이 무슨 일에 목숨을 바치겠다는 것인지 도시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목숨 바치겠다 하면서 지금 당장 무엇부터 시작하겠다는 말도 없습니다. 일은 스스로 찾아내는 것입니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진단하고, 거기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일, 아무나 하나요? 쉽게 목숨을 바친다고 말씀하시는데 목숨을 내놓기 전에 그보다 더 강도가 낮은 감옥에는 갈 준비가 되어 있는지부터 묻고 싶습니다.
이회창님을 도와드리다가 감옥에 간 부하들이 있습니다. 지금도 감옥에 있을 것입니다. 저는 당시에 어째서 이회창 전총재가 “그에게는 죄가 없다. 죄는 내게 있다. 내가 시켰다” 하면서 검찰청 앞에서 자리 깔고 석고대죄 하지 않느냐, 지적한 바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이회창님은 그렇게 하지 않고 편하게 잘 지내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하신 말씀에 “내가 죄인이다. 다 내 잘못이다”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또 무슨 뜻입니까? 말로 때우는 ‘겸양의 미덕’인가요? “내가 죄인”이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찍어서 말씀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총재시절에는 햇볕정책 지지한다 해놓고 지금은 8년의 대북정책에 허송했다느니, 햇볕정책이 파탄났다느니 이런 지적을 하시는지요?
위의 소제목들을 보면 우리 같은 사람들이 5-6년 전에 했던 말들입니다. 창님은 이제야 시국 읽기에 거름마를 시작하셨는가요?
정말로 국가에 해야 할 일을 하나 하고 싶으시다면 대선무효소송을 시작하십시오.
이회창님은 평생 법관으로 살아오신 분입니다. 정의를 지키는 일을 직업으로 해 오신 분입니다. 일국의 대통령이 허위사실을 증폭시키고, 상대방 후보를 모함하여 표심을 조작해 당선된 사람이라면 국민 모두가 정의의 칼을 빼들고 싶어 할 것입니다. 일반 국민에게도 있는 공분의식, 이회창님께는 없는가요?
최근 대법원은 3대 모략사건에 대한 개별 판결에서 3대 의혹이 근거 없는 모략이라는 내용과 죄질이 나빠 중형을 선고했다는 내용과 3대 의혹이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을 판결문에 넣어주었습니다. 이것은 하늘이 '모략에 의해 대통령으로 당선된 사람'을 응징하라고 이회창님께 정의의 칼날을 내려주신 것입니다.
이렇게만 말씀하시면 되는 것입니다.
“저 이회창은 지금에 와서 대통령이 되고 싶어서가 아닙니다. 다시는 이 땅에 거짓말 하는 정치인, 남을 근거 없이 모략하는 정치인이 모략에 의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새로운 역사와 정치문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 소송을 청구하는 바입니다”
재판에서 이기고 지고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위 말씀 하나면 정치적 재판이 순간적으로 끝나는 것입니다. 모든 국민의 가슴속에 맺혔던 체증이 순간적으로 내려갈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금 이 시각에 겨우 하신다는 말씀이 '억울했다', '울었다', '분통조차 터트릴 수 없었다' 어린 세자 응석부리듯 말씀을 하시니 어안이 벙벙합니다. 이 정도의 폭과 기개로 어떻게 일국의 대통령까지 되려 하셨는지요?
제발 소송을 하십시오. 이 소송은 오직 당신만이 할 수 있습니다. 이걸 외면하면 당신이 무슨 말씀을 하시건 들어 줄 사람 없을 것입니다.
누구든 이 말씀 이회창님께 꼭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창님 사랑하시는 분들께 제발 좀 부탁합니다.
195529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