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폭로한 고승덕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돈 봉투가 살포됐다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고승덕 의원이 8일 오후 1시51분 서울 서초검찰청에 출두했다.

고 의원은 검찰청 청사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기자들에게 "있는 그대로 모는 걸 말씀드리겠다. 한국 정치가 신뢰받는 정치, 깨끗한 정치로 도약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2008~2010년 열린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인사가 3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줬으나 바로 돌려줬다고 폭로했었다. 고 의원은 당시 금품을 전달한 인사는 친이계로 최종적으로 대표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고 의원이 지목한 기간에 당 대표로 선출된 인사는 박희태 현 국회의장과 안상수 전 대표 두 명뿐이다.

발언의 파문이 커지자 한나라당은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고 의원은 그 동안 금품을 제공한 인사의 실명을 밝히라는 요구에 검찰에 출두해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에 이날 고 의원의 출두에 여권은 폭풍 전야의 긴장감을 보였다.

현행 정당법은 불법으로 돈을 주고 받은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지시하거나 권유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고 의원의 발언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여권 수뇌부의 정계 은퇴는 물론 친이계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 의원은 이날 검찰에 출두하면서 "(돈 봉투 폭로는) 특정 그룹이나 사람은 겨냥하지 않았다"며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 폭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