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노대통령 국민에 실망 줘 괴롭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은 2일 “제가 정치에 입문시킨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요즘 너무 국민한테 실망을 주는 것 같아서 괴롭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불교방송과의 ‘신년 특별인터뷰’에서 “1988년 총선 당시 부산의 김광일 변호사를 통해 노무현 변호사를 소개받았다”며 “돈이 없다고 해서 선거자금을 주면서까지 공천했다. 이후 국회 청문회에서 활약해 스타가 되더라”고 노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김 전 대통령은 “노 대통령과 이 정권에 대해 국민 대부분이 큰 기대를 안 하는 것 같다”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국정 운영 전반에 문제가 많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한미관계가 점점 잘못돼 가는 게 매일 눈에 띈다”며 “지금 한미동맹에 문제가 있어 다른 나라들이 한국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한 “지금도 북한은 미군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두 가지가 달성되면 적화통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그런데 이 정권은 아무 것도 하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1994년 북한 김일성 주석을 만났다면 한반도의 역사가 많이 변했을 것”이라며 불발에 그친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김 전 대통령은 “그때 노쇠한 김일성 주석이 카터 美대통령을 통해 나를 만나고 싶다는 뜻을 간절히 전했다. 우리가 먼저 만나자고 요구한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당 부분을 우리 뜻대로 들어주기로 양보했다”며 “경호문제까지 매듭짓고 다 만나기로 했는데, 김일성 주석이 2주일 앞두고 사망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일어났던 IMF사태와 관련해선 “야당에 대한 책임도 반 이상 있다. 중요한 때마다 발목을 잡았다”며 “노동법, 한국은행법, 기아자동차 처리문제 등 경제문제들이 내가 하려는 대로 처리만 됐더라도 IMF는 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아직 그런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 언제든지 그런 기회가 있지 않겠느냐”고 회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상도동과 동교동 민주세력 대연합 가능성에 대해 “정치에는 여러 세력이 힘을 합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주의에 대해선 “선거를 하면 어느 지역에서 95%, 99% 몰표가 되는데,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 앞으로는 그런 일이 안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한 야당의 대응태도에 대해 “한나라당은 강력하게 자신을 갖고 뚜렷한 반대가 필요하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또한 차기 대통령의 자질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정직하고 당당하며, 적당하고 필요한 교육을 받은 사람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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