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또 34만명을 특별사면 한다고 한다.
지난번의 282만명을 사면한지 두 달 남짓 만이다.
정말 대통령의 사면권을 이렇게 남용해도 되는 것인가?
대법원장이 정신 있는 사람이라면 무슨 말이라도 한 마디 해야 할 것이다.
이런 법이 세상에 어디 있나?
기업인들이 해외 활동에 불편을 겪고 투자 심리에 영향이 있다고 보고
내린 결단이라는 대통령의 말은 차라리 코메디에 가깝다.
말하자면 이런 것이 이명박식 경제 살리기란 말인가?
대통령 스스로도 사면에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하니 그나마 다행이긴 하나
대규모 사면을 실시하면서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은
국민 속이기가 아니면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 밖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기업인들이 실제로 어디 교도소에 들어가 있다거나
기업활동에 어떤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도 아니다.
그럼에도 사면 없이는 불편이 따르고 투자심리가 위축된다는 이야기는
어디에서 나온 이야기인가?
해괴한 논리로 포장하여 국민들을 속이는 짓은 그만하기 바란다.
그렇지 않아도 재벌들과 관련한 최근의 재판 결과를 보면
박용성 사건 김승연 사건 정몽구 사건 이건희 사건 등등 그 어느 것 하나도
국민들이 전적으로 공감한 결과는 없었다.
선고 뒤에는 어김없이 무전유죄니 유전무죄니 하는 비판이 뒤따랐다.
그런 판에 경제인과 정치인들에 대한 대규모 특별사면은
국민들의 법 감정과는 거리가 있어도 한참을 있다는 느낌이다.
경제 살리기가 아니라 경제인 살리기라는 이야기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소통을 중요시하겠다는 대통령의 이야기는 어떻게 되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했다는 이야기도 또 한편의 코메디 같다.
이번 사면은 현 정부 출범 이전에 법을 어긴 사안을 대상으로 한 만큼
새 정부 임기 중의 부정 비리에 대해서는
공직자와 기업인을 불문하고 단호히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한다.
이제는 아주 직업을 개그맨으로 바꾸겠다는 것인지 완전히 개그 수준이다.
전 정부에서 저지른 잘못은 용서해 주고
새 정부에서 저지르는 잘못에 대해서는 용서해 주지 못하겠다니
이건 도대체가 어디에서 나온 발상인지 국무회의가 어디 개그 콘테스트장인가?
국민통합이라는 것도 그렇다.
정치인들을 사면해 줘야 국민통합이 이루어지는 것인가?
그 보다는 차라리 법을 엄격히 집행하여
정치적인 비리가 우리 사회에 기생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국민통합을 이룩하는 첩경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국민들이 생각하기에는
정치인들이 관련된 사건은 거의가 선거나 부패와 비리 사건이 많은데
정치인들이 여기에 걸려든 것은
재수가 없었거나 정치적인 탄압에 가까운 요소가 있었다고 여기고 있다.
이 이야기는 거의 대부분의 정치인에게는
선거 부정이나 부정부패 등 비리는 항용 있는 일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인이 각종 사건에 연루되어 처벌 받는다는 것은
더럽게 재수가 없어서였거나 아니면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정치인에 대한 사면이 국민통합이라는 미명하에 다반사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제는 이러한 사고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사면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러한 범죄행위를 엄벌로 다스려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고 좋은 게 좋다고 죄 지은 늠 사면이나 해 주고 해서는
정치인들의 범죄를 근절할 수 없을 것이다.
허울 좋은 국민통합을 앞세운 특별사면이 아니라
실질적인 국민통합을 위해
법의 엄정한 집행에 의한 법치주의를 실행하라는 이야기이다.
그렇지 않고 정치인들에 대한 법의 처벌이 과중하다 판단된다면
차라리 국민의 동의를 얻어 형량을 낮추는 법 개정을 시도하는 것이 옳다.
나라가 개판이 되든 어째든 국민들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것이다.
그리고 특별사면이라는 말도 그렇다.
이건 뭐 말이 특별사면이지 일반사면이나 다를 바 없다.
지난 6월의 특별사면과 숫자를 합하면 330만에 가까운 숫자인데
이 정도의 사면에 특별이란 이름을 갖다 붙이는 것은 어딘가 무리라는 생각이다.
특별사면이라고 하는 것은
대상자 하나하나를 심사하여 사면여부를 결정함을 말할 터인데
그리고 문자 그대로 특별한 경우를 상정하여 사면을 실시함을 말 할 터인데
이런 대규모 사면을 실시하면서 특별사면이라 이름 함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일반사면은 시행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상자마다의 사정이 고려되지 않고는 사면이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이런 대규모 사면에 특별이란 이름을 붙이니 어딘가 부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어쨌든 대통령 자신도
사면에 대한 사회 일각의 비판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 단행하는 사면이다.
이러한 비판적 의견들이 비판에만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더욱이 사면 대상자 선정의 기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말하자면 사면 대상자 선정의 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국가의 형벌권이 대통령의 권력남용으로 훼손된다는 비판을 받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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