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5일, 윤용, 홍정식 두 사람이 오전 9시 5분 발 도곡동행 KTX에 왈랐다. 홍 단장은 열차에 오르자마자 연방 휴대폰을 눌러댔다. 도곡동 쪽 기자들에게 시민단체가 도곡동으로 가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서다. 도곡동에 도착하자 최우원 교수와 한상구씨가 우리를 맞았다. 그리고는 최우원 교수의 차에 몸을 싣고 이가 갈리는 도곡동으로 향했다. “도곡동 어디로 가죠?”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미리 인쇄한 안내 쪽지를 준다. 꽤나 가는 사람이 많은가 보다.

약 40분 쯤 달리자 이명박을 치켜세우는 현수막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명박이가 아무리 나쁜 짓을 하고도 천연덕스런 이유가 저런 현수막 때문이구나! 이명박이 가는 곳 마나 저런 환영 일색이니 나쁜 짓을 하면 할수록 의기양양 할 수밖에... 울화통이 목젖과 창자를 오르내리더니 꿈에도 보기 싫던 도곡동에도착했다.

이 게 웬일인가? 기자들 열 댓 명이 와 있지 않은가? 그 잘난 KBS-TV도 와 있고 MBC-TV도 와 있다. 우리는 돈으로 처바른 도곡동을 디디고 웅장한 이명박 궁전에 도착했다.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왔다. “정말 나쁜 놈이네!” 내가 지른 첫 번 채 탄식이었다. 이명박 궁전은 서울경기를 통틀어 가장 좋은 저택임에 틀림없었다. 아니 대한민국을 통틀어 그 보다 나은 저택은 없으리라. 김일성 별장 다음 가는 저택임이 틀림없었다. 도곡동은 이명박 때문에 망쳤다.

도곡동은 더 이상 마을이 아니었다. 이명박 궁전이었다. 도곡동이 궁전으로 천지개벽을 하자 도곡동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부르도자에 찢기고 시멘트와 아스팔트 냄새로 찌들고 초호화판 이명박 족속들에게 점령당하고 말았다. 너무나 갈기갈기 찢겨 도곡동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도곡동입구는 이명박 측근들이 입주할 초호화 빌라로 천지개벽 중이고 이명박 궁전으로 가는 길목은 또 다른 측근들의 빌라와 경호원 빌라로 천지개벽 중이었다.

놀라운 사실은 이명박만 궁전에 살면 너무 튀니까 도곡동 전체를 호화주택으로 천지개벽을 시켜 이명박의 고독을 달래주려는 구도로 천지개벽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곳은 조촐하고 아늑한 농촌을 때려 부수는 전쟁터였다. 시골 냄새가 물씬 나는 촌마을이 궁전과 초호화판 저택의 습격으로 초토화 되고 있었다.

이명박 이가 조금이라도 지각이 있는 친구라면 이명박 측근의 저택과 경비 저택은 도곡동에서 떨어진 곳에 지어 도곡동의 원형을 유지시켰을 것이다. 이명박 궁전은 아무리 보아도 평당 300만원은 호가할 듯싶었다. 300만 원짜리 금싸라기 땅을 평당 15만원에 사들였다니 대박을 터트린 땅장사였다. 이명박 궁전의 대지와 건평은 시가로 얼마나 될까? 1,300평 x 3백만 원 = 39억 원.
궁전 안에 어떤 시설이 들어갈지 상상해 보라!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자연 경관이 이명박 궁전을 에워싸고 있어 궁전의 금전적 가치는 천문학적이 되고도 남았다.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이명박 궁전이 산을 파헤치고 지어졌다는 것이다. 그 것이 불법이건 아니건 산림훼손은 분명하다. 이명박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궁전이다.

우리 일행은 궁전 뒤에 골프장을 조성하였다는 언론 보도를 연상하며 현장에 가 보았다. 궁전 뒷산 옆으로 약 5분간 걸어가자 기가 찬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골프장 이라는 간판은 없지만 영락없는 골프장 이었다(골프 연습장이 아닌 진짜 골프장?). “나이스샷!” 경호원이 지키고 있는데 누가 이명박이 골프 치는 장면을 볼 수 있으랴?

여기가 퇴임 후 들어가겠다던 임대주택인가? 도곡동은 이명박이 얼마나 황당한 인간인가를 완벽하게 보여 주는 산 교육장이었다. 얼마나 욕심쟁이며 사리사욕에 날뛰는 지를 보여주는 산 교육장이었다.

우리는 도곡궁전에 가서 많은 것을 배웠다. 3백만 명이 굶어죽어도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김일성, 김정일과 이명박은 너무나 닮은꼴이라는 산 교육이었다. 다시는 이런 폭군 대통령을 만나면 안 되다는 좌우명을 일깨워 주는 산 교육이었다.

'이명박 궁전' 을 떠나기 전 홍정식 단장은 이명박 생가 방명록에 이렇게 썼다. “생가 조성비 490억 원 중 200억을 숭례문 복원비로 전용하라!” 한상구씨는 이렇게 썼다 “이명박은 구치소에 갈 준비나 하라!” 필자는 이렇게 썼다. “이 게 퇴임 후 들어간다던 임대주택인가?”

윤 용(尹溶)
부정부패추방빙자 사기꾼연합회(부추연) 상임대표
전 고려대학교 신방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