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고(故)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죽음을 두고 “하늘이 내린 저주”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지난 10일 황 전 비서가 사망하고 닷새 만에 나온 북한 측의 첫 반응이다.
황장엽 전 비서의 영결식이 엄수된 14일 북한의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배신자의 운명'이란 논평을 냈다. 이 사이트는 황 전 비서를 ‘황가 놈’이라고 하면서 그의 죽음이 ‘비참한 수준’이라고 평했다.
이 글에 따르면 북측은 “유례없는 고난의 시절이 닥쳐오자 우리 당과 제도를 등지고 혈붙이(피붙이)들까지 다 버린 채 일신의 향락과 안일을 찾아 남쪽으로 뺑소니쳤던 자”라며 황 전 비서를 맹렬히 비난했다. 이어 “일점혈육도 없는 타향의 차디찬 곳에서 누구도 모르게 명줄이 끊어졌으니 이보다 비참한 최후가 어디에 있겠느냐”며 그의 죽음을 조롱했다.
또 황 전 비서가 북한의 당 창건 65주년 기념일에 세상을 떠난 것과도 연관시켰다. 이 사이트는 “세계가 지켜보는 평양에서 당 창건 65돌을 맞는 환희와 감격이 터져 오르고 선군 대오의 발구름 소리가 진감하는 시각이었다”면서 “하늘도 이날을 보라고 살려둔 운명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황 전 비서는 지난 1997년 2월 베이징에서 한국 망명을 신청한 직후부터 끊임없는 북의 살해 협박과 비난에 시달려 왔다. 당시 “배신자여 갈 테면 가라”며 위해를 암시했던 북한 김정일은 황 전 비서의 직계 가족뿐 아니라 공적(公的)·사적(私的)으로 관련을 맺었던 2000여명을 숙청했다.
숙청 이후 김정일은 “아들·딸·손자를 내버린 자를 어떻게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겠나”며 “개만도 못하다”라고 황 전 비서를 격렬히 비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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